▲김옥랑 교수 © |
논문 주제는 ‘한국 문화공간으로서의 동숭아트센터의 역할과 의미에 관한 연구’다. 자신의 직장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점이 흥미롭다. 과연 연구자로서의 객관적 거리확보가 가능했을까.
“가장 급한 것이 ‘동숭’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초자료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사회과학적인 통계분석의 자세를 취했죠.”
그것의 큰 맥은 ‘문화수용자들의 반응’을 분석하는 것인데, 총 6백명을 대상으로 ‘동숭’에 대한 인지도, 이용 행태, 용도, 정도를 조사했다. 나아가 이를 ‘이용과 충족이론’을 적용해 분석한다. 박물관에 대한 이런 식의 접근은 있었지만, 하나의 예술공간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인식과 수용을 들여다보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특히 대상자 6백명 모두에 대해 1대1 심층면접을 실시해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논문 속표지 © |
“동숭의 자부심과 수용자들의 인식은 전혀 달랐습니다. ‘전통’과 ‘예술성’을 우위에 뒀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방식의 운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죠. 주객이 바뀐다고나 할까요. 대중과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김 교수가 동숭 고유의 역할이었던 ‘전통의 현대화’를 제쳐두는 건 아니다. 여전히 그에게 그것은 최대 화두다. 1980년대 초 꼭두극 작업이나 옥랑문화재단에서 이끌어왔던 사업들의 맥도 이어나갈 생각이다.
나이 육십을 바라보는 시점에서야 학위를 받게 됐지만,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은 삼십대 못지않다. “대학에서 예술과 문화 경영, 이론, 정책을 가르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학교법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전통의 재창조’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이념, 커리큘럼, 교육지도가 일치하는 학교를 세우고자 합니다”라며 포부를 밝힌다. 사실 그는 영상학교를 세우려다 실패한 경험도 갖고 있어 그런 꿈이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아직은 접지 않았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