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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농촌여성문화축제 여는 하정남 영산원불교대 교수
[화제의 인물] 농촌여성문화축제 여는 하정남 영산원불교대 교수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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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2 00:00:00

희망을 잃은 지 오래인 농촌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고 여성농민을 위해 에코페니스트 축제를 벌이는 하정남 영산원불교대 교수(원불교학부·사진)의 삶의 여정은 새롭기만 하다.

하 교수가 여성농민들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7년 이 대학에 여성문제연구소를 개소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연구소 개소식에 찾아온 지역 여성농민들과 여성학 공부를 시작한 하 교수는 여성농민과의 만남 속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소중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도시의 하위문화로 가득 찬 농촌의 모습, 여성농민들에게도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출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생산과 삶의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사회구성원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농촌 여성이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중요한 사회구성원임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데 행사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농촌여성문화축제는 99년부터 시작해 올해 3회를 맞이했다. 1회와 2회는 각각 양일에 걸쳐 ‘농촌여성의 당당한 웃음을 위하여’와 ‘여성·자연·생명공동체’ 등을 주제로 노래공연과 연극 등의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오는 7일 하루동안 열리는 3회 축제는 글마당으로 집중, 지난 2월말까지 공모한 작품을 시상식하고 ‘여성의 글, 생명의 글’을 주제로 워크샵을 갖는다.

여성문제를 고민하다보니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까지도 고민하게 되어 에코페미니스트가 됐다는 하 교수는 농촌과 여성농민, 농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사비용을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농촌여성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많은 난관을 겪지만 축제에 참가한 여성농민들이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닳는 모습을 보면 용기가 생긴다.

요즘에는 ‘여성의전화’를 열어 가정폭력과 성폭력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지역 청소년문제까지 고민하는 하 교수는 도시를 중심으로 생산보다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오늘의 패러다임의 흐름을 거꾸로 거스르며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so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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