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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출판동향 : 생각의나무, '고대문명 시리즈' 1차분(1∼5) 완간
국내출판동향 : 생각의나무, '고대문명 시리즈' 1차분(1∼5) 완간
  • 교수신문 기자
  • 승인 2003.1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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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원색화보로 고대문명 한눈에

"옛날 교과서나 백과사전에 실린 동식물이나 고대 유물 사진들은 해상도가 너무 낮고 빛깔 자체도 희미해서 실제로 현장에 가서 보면 속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라고 국내 도감출판을 이끌고 있는 형난옥 현암사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최근까지 우리 출판에서 도감이나 화보집은 가장 낙후된 분야였다. 최근 들어 시공사, 보리, 사계절 등에서 세밀화나 사실적 사진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도서출판 생각의나무에서 펴낸 '고대문명 시리즈' 1차분 다섯권은 이런 노력 중에서도 단연 발군의 결과물을 담고 있다. 그리스·로마편 2권은 지난 7월에 나왔고, 나머지 3권이 이번에 추가됐다. 일반단행본 두배 크기에 시원한 원색화보를 페이지마다 배치해 보는 즐거움을 극단으로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마치 박물관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유물에 금간 것과 묻어 있는 흙의 알갱이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유럽 박물관 기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다시 여행가방을 풀어헤치는 걸 고민해볼 만하다. 이탈리아 화이트스타 출판사의 시리즈를 번역했다는 한계는 있지만, 고급 화보집의 새로운 경지를 연출했다는 평가는 가능할 것 같다.

그 다음은 내용적 구성에서 살필 수 있는 특징이다. 이 시리즈는 고고학 분야에서 이름난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해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고대 중국, 고대 인도, 앙코르의 문명을 정치, 생활, 예술, 문화 등 테마별로 나눠 내용 파악을 훨씬 용이하게 했다.

'고대 인도 : 문명의 기원에서 13세기까지'는 인도대륙이 불가사의한 문명을 찬란하게 꽃피웠던 기원전 3세기부터 이슬람교도가 승자로 등장해 인도 전역을 지배하기 시작했던 서기 13세기까지의, 풍부하고 섬세한 인도 문화의 유산들을 등장시켰다. 마지막엔 산스크리트어에 대한 용어해설도 실려있어 내용이해를 도왔다.

크메르문명에서 파르바티 여신의 아들 가네시. 인생의 장애물을 없애고 번영을 가져다 주는 신으로 숭배됐다. 이 유물은 17세기 경의 것으로 손에 무를 들고 있다. ©
9∼13세기경 인도차이나 반도에 등장했던, 크메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제국 앙코르 와트를 보여주는 네 번째 권 크메르 왕국의 역사적 기본 사실을 서술하고, 인도의 영향을 받은 궁전 건축에서 시작해 벼를 가꾸는 일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크메르 문화의 다양한 면을 탐구한다. 궁극적으로 '앙코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중개자이고 물의 군주이며 종족의 운명을 짊어진 통치자의 강력한 존재에 지배받던 사람들의 일상을 묘사한다.
이 책엔 부록으로 캄보디아와 이웃 국가들의 수많은 고고학적 여행 코스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마지막 권 '고대 중국'은 신석기 시대(BC 8500∼1700년)로부터 夏(BC 21세기∼16세기)와 商(BC 16세기∼11세기), 周(BC 11세기∼221년)의 3개 왕조를 거친 뒤, 짧은 운명의 秦 왕조를 거쳐 영광의 절정에 이른 漢과 唐 왕조의 제국 시대에 이르는 고대 중국 문명과 문화의 찬란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책은 종교적 믿음에서부터 정치까지, 윤리에서 가족까지, 오락에서 전쟁까지, 사회조직과 일상생활의 다양한 면모를 분석한다. 특히 미술, 그리고 옥과 금속으로 만든 공예품, 도기, 칠기, 그림에 중점을 뒀다. 중국 귀족들의 장엄한 무덤은 신비로울 따름이다. 진시황의 대영묘, 그리고 열렬한 종교적 영혼을 과시하며 웅장하기 이를 데 없는 석굴사원 등 다양한 고고학의 유적지도 소개된다.

9만5천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이 되지만, 자료가치는 충분한 듯하다. '고대 이집트', '고대 이스라엘',  '마야문명', '잉카제국' 등 2차분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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