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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2001년 지역문화의 해 ; 지역대학의 역할
[특집기획] 2001년 지역문화의 해 ; 지역대학의 역할
  • 교수신문
  • 승인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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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21 16:06:53
이정덕 / 전북대·문화인류학

문화의 개념이 하도 복잡하기 때문에 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는 사람마다 뉘앙스가 다르다. 따라서 지역문화도 말하는 사람마다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지역문화를 그 지방의 특색이 살아 있는 문화라는 정도로만 규정하고자 한다.
지역문화가 무엇이든 2001년이 지역문화의 해로 지정돼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지역문화가 계속 약화돼 ‘지역문화의 해’로 지정해 보호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부끄럽다. 그것도 ‘지역예술의 해’로 하려다 예술이 너무 한정된 개념이라, 보다 그럴듯한 개념인 문화를 끌어들여 ‘지역문화의 해’가 됐다고 하지 않던가. 지역문화가 천덕꾸러기가 된 기분이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가 ‘서울공화국’이기 때문이다.

지역문화 외면하는 지역대학
서울에 포위돼 버린 현실에서 지역문화를 살리고 문화자치를 실현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지역문화의 약화에는 대학도 심각한 역할을 해왔다. 지역대학 자체가 또는 지역대학 교수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 몸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대학에 그 지역에 대한 사회, 역사, 문화에 대한 과목들을 개설하지 않았다. 한국에 관한 것도 전국적인 것, 또는 서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지방의 사회, 역사, 문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그 지역대학의 교수가 되기 힘든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대학이 지역문화의 연구, 생산, 활성화거점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제까지 지역대학이 지역문화와 관련해 해온 일이라고는 대체로 과거의 잔존물인 민속, 지방역사, 문화유산에 대한 발굴과 연구에 집중됐다. 물론 문학과 예술의 창착에 많은 역할을 해 왔지만 지역적 특색을 살리는 경우는 많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지역문화연구는 매우 한정된 수의 교수들이 대체로 지역관청의 프로젝트를 통해 해 온 것들이다. 각 지역대학마다 몇 명씩은 지역문화연구에 헌신하는 교수들이 있어 이들의 열정이 지방대학이 지역문화에 기여하는 역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수십 배에 달하는 지역사람들이 각각의 도시나 군에서 자신의 문화를 수집하고, 발굴하고, 연구하는 데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민간인들이다. 이들이 향토문화를 즐기든, 민학을 하든, 문화답사를 하든, 또는 문화운동이나 지역문화살리기를 하든, 교수들의 전문적인 식견에 목말라 하고 있다.

지역문화에 대한 지역대학의 이러한 한심한 역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참으로 멀다. 지역대학들이 자신의 지방문화, 역사, 사회를 연구한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교수로 뽑아 자기지역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사회, 문화에 대한 과목들을 적극적으로 개설해야 한다. 안동대와 목포대가 이러한 역할을 그래도 잘 하는 편이지만 다른 대학들은 민속, 고고, 역사분야를 제외하면 이제 겨우 지역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더욱 시급한 것은 각 대학에 존재하고 있는 지역문화연구소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미 대부분의 대학이 지역문화연구소를 가지고 있지만 전임연구원도 없이 달랑 소장과 간판만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역문화연구소가 단순히 보직을 나누어주기 위한 연구소로 그치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연구소장들이 지역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임명돼야 연구소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내 지역연구소 활성화 해야
이러한 변신은 돈이 투자돼야 잘 이루어질 수 있다. 돈없이 몇몇 지역대학의 교수나 연구소만 노력해서 될 일도 아니다. 학술진흥재단 등의 연구비, 지역대학의 연구비, 지방의 행정관청, 지역기업들의 메세나가 지역문화의 연구와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기금을 배분해야 한다. 전남의 전석홍 전지사는 이러한 연구를 후원해 전남을 문화유산답사 1번지로 만들었다.
지역문화에 대한 교수나 연구소들의 활동이 이제 지역민속, 역사 등의 단순한 연구작업을 넘어서고 있다. 지역문화의 활성화, 지역문화행정의 점검과 효율화, 지역문화 향유증진, 지역문화의 산업화 등 실용적인 측면도 연구되고 실천돼야 한다. 물론 지방대학의 역할이 이러한 방향으로 이미 진전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기여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역문화의 산업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지역문화의 이러한 역할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어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진 교수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역대학의 이러한 변신이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이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때만이, 지역대학이 지역의 특색이 살아있는, 그래서 지역민에게 자부심과 즐거움을 주는 지역문화 활성화의 거점으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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