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242)] 공격적이고 텃세가 강하지만 호기심 많은 친근한 수다쟁이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242)] 공격적이고 텃세가 강하지만 호기심 많은 친근한 수다쟁이
  • 교수신문
  • 승인 2020.03.24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랑어치
파랑어치

알다시피 엘에이 다저스(Los Angeles Dodgers)에서 7년간 투수 생활을 했던, 좌투우타(左投右打)인 류현진 선수가 새로 캐나다토론토 블루제이스(Toronto Blue Jays)팀으로 옮겼다. 블루제이스에는 한때 삼성 라이언스로 이적한 오승환 마무리 투수가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블루 제이스 야구단의 로고가 어떤 새인지 궁금해 들여다볼 참이다. 사실 야구팀을 상징하는 로고를 조류로 하는 예는 매우 드물다. 모자나 유니폼에 새겨진 로고에는 캐나다 국기인 단풍잎(maple)이 함께 들어 있다. 그리고 몸 색깔이 파란‘블루 제이(Blue jay)’는 우리말로 ‘파랑어치’다. 

먼저 우리나라 어치(Garrulus glandarius)를 아주 간단히 본다. 어치(Eurasian jay)는 까마귓과 어치속(屬) 조류이고, 까마귓과에는 까마귀·까치·어치 따위의 영리한 새들이 있다. 어치는 흔히‘산까치’라고 불리는 한국 텃새로, 산자락이나 인가 근처에 살아 사람과 친근하고, 눈 밑·날개·꼬리는 검으며, 날개에 파란 부분이 있다.

그리고 어치는 겨울 준비로 도토리를 저장해두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올빼미 등 다른 새 울음소리, 사람 목소리도 흉내를 낸다. 그리고 까마귓과 새들은 하나같이 지능이 매우 높아서 거울에 비친 자기 그림자(鏡像,mirror image)를 알아차릴 정도이다. 닭만 해도 거울 속의 자기 그림자를 알아보지 못하기에‘새대가리’란 놀림을 당한다.

파랑어치 이야기로 돌아왔다. 파랑어치(Cyanocitta cristata)는 북아메리카 원산이고, 한국 어치와 같은 까마귓과의 새로 아메리카어치, 또는 푸른 어치라고 불린다. 파랑어치는 캐나다 남부인 앨버타에서 동부 퀘백까지, 또 미국의 동중부에서 남부 플로리다까지 분포하는 텃새이다. 

파랑어치는 몸 전체가 파란색(lavender-blue to mid-blue)이고, 가슴과 얼굴, 배는 아주 옅은 황백색(off-white)이며, 목에는 U자 모양의 검은 목도리(띠)를 둘렀다. 부리, 다리, 눈은 모두 검은색이고, 암수는 거의 똑같으나 수놈이 조금 크다. 부리에서 꼬리까지 22~30cm, 몸무게는 70~100g으로 몸길이 34cm, 무게 170g인 우리 어치보다 훨씬 작다. 그리고 파랑어치와 비슷하게 생긴, 서로 교잡 가능한 네 아종이 북미 대륙에 있다.

파랑어치는 잡식성으로 땅콩·해바라기씨·도토리·과일·곡식·잡초씨와 절지동물과 척추동물인 쥐도 잡아먹는다. 다람쥐처럼 땅속에 도토리를 묻어두는 버릇이 있고, 부리로 도토리나 땅콩 같은 딱딱한 열매(nut)를 발로 붙잡고 쪼아 깨트린다.

 3, 4월에 짝짓기하고, 3~19m 높이의 나무나 덤불에 보급자리를 튼다. 컵 모양의 둥지는 나뭇가지·풀뿌리·이끼·;종이·옷감·깃털을 쓰고, 가끔은 진흙을 섞기도 한다. 이들은 일부일처제를 철저히 지켜서 평생 함께 부부금실을 이어간다.

푸르거나 옅은 갈색인 알을 3~6개 낳고, 16~18일간 품으며, 부화한 후 17~21일간 육추(育雛, 새끼 키움)한다. 알 품기는 암컷이 하고, 품는 동안에 수컷이 먹이를 갖다 먹인다. 1년 후에 성적으로 성숙하고 수명은 16~17년이다.

머리에 더부룩하게 난 털인 도가머리(관모,冠毛,crown of feathers)가 있어서 흥분하거나 공격할 때는 도가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보통 때는 내려놓는다.

파랑어치의 깃이 파란 까닭은 푸른 색소 때문이 아니고 깃털 구조에 따른 빛의 간섭(light interference), 빛의 산란(scattering light) 탓이다. 물론 부리나 다리, 눈 등의 기본색은 멜라닌색 소(melanin pigment) 때문이다. 만일에 푸른 깃털을 모아 콩콩 찧으면 푸른 물이 안 나올뿐더러 구조가 부서지므로 푸른색이 사라지고 마니 이런 색을 구조색(構造色,structural coloration)이라 한다.  

파랑어치는 서식처가 아주 다양하여서 미국 남부 소나무숲에서부터 북부 캐나다 가문비나무숲(spruce-fir)에까지 산다. 침엽수림과 참나무나 너도밤나무가 섞인 혼합림에서 살고, 큰 공원이나 인가 근처에 나타나서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다른 까마귀과 새들처럼 호기심이 많고, 수다쟁이로 시끄러우며, 대담하게 아주 공격적이다. 또 텃세가 강해서 포식자가 나타나면 경계 소리(alarm call)를 내 질러서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린다. 하늘다람쥐나 뱀·고양이·까마귀·너구리들이 파랑어치의 알이나 새끼를 포식한다. 물론 파랑어치도 다른 새집을 공격하여 새알이나 새 새끼를 훔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