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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독도연구소 전문가 좌담] 국제법으로 보는 독도문제의 현재와 미래
[영남대 독도연구소 전문가 좌담] 국제법으로 보는 독도문제의 현재와 미래
  • 교수신문
  • 승인 2020.03.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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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현안을 짚어보다' 기획 대담 4

근래 국내에서 논란이 되었던 독도 문제와 관련하여 영남대 '독도연구소'는 현안을 짚어보고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관련 전문가 좌담회를 《교수신문》의 지면에 마련하였다. 이 좌담회는 현안이 된 주제별로 총 6차례에 걸쳐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번이 4회째다.     


참석자: 최재목(영남대 독도연구소 소장, 사회), 박찬호(부산대 교수), 이용호(영남대 교수), 최철영(대구대 교수) 

최재목 영남대 독도연구소 소장

최재목(이하 최) : 안녕하세요. 요즘 감염증으로 인해 모두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두 참석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전원: 안녕하세요.

최: 상황은 그렇지만 오늘은 그만큼 좋은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전원: 예.

최: 오늘은 국제법 전문가 세 분을 모시고 국제법 입장에서 독도 문제가 지닌 의미와 함께 영토 문제에 대한 최근 국제법의 동향, 독도 문제의 국제법적인 해결 가능성,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한 국제법적 유의사항 등에 대해서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원: 예, 알았습니다.

최: 그러면 먼저 토론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는 생각에 간단한 질문을 하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우리 영토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용호 영남대 교수

이용호(이하 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죠.

최: 그러면 왜 하필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이라는 이 세 가지를 들고 있는 것인지요?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이: 현재 양국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최: 일본은 어떤 식으로 주장하고 있죠?

최철영 대구대 교수 

최철영(이하 철):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역사적, 국제법적이라는 것만 주장하고 있고 지리적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최: 일본은 일부러 넣지 않은 것입니까?

철: 넣지 못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세 이후 많은 사람에게 지리적 근접성이 영토 경계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을 해왔고, 그런 기준에서 보면 독도는 울릉도에 가깝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계속 확인되어 왔습니다.

최: 그렇죠. ‘울릉도 쟁계’에서도 지리적으로 우리 쪽에 가깝다는 이유로 조선의 경계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죠.

철: 그래서 일본으로서는 지리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사실은 자기 무덤을 파는 행위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최: 그러면 지리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약점을 인정한다는 건가요? 불리해서 넣지 않은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 왜 우리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까? 그 외의 ‘민족적’과 같은 어떤 표현도 사용이 가능한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이 문제는 영토 귀속과 관련한 국제법원의 기준점이나 동향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최: 결국, 국제법적인 동향과 관련이 있는 용어를 인용하여 사용한 것이라는 말씀이시네요.

이: 예, 아마 국제법 학계의 선생님들이 독도문제를 정리하면서 쟁점이 되는 용어를 골라서 표현한 것이라고 봅니다. 국제법적으로 지리적 근접성이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우면 유리한 입장이 있으니 그런 표현을 넣은 것으로 보이고요.

최: 일본은 유리한 점이 없으니까 지리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씀이네요.

박찬호 부산대 교수

박찬호(이하 박): 그렇다고 봐야 하겠죠. 그런데 지리학적인 측면에서 보는 분들은 독도의 지리적인 근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엄밀하게 보자면 영토의 소유권 문제 자체는 법적인 차원의 문제입니다.

최: 소유권 문제는 그렇죠.

박: 그런 차원에서 보면 어떤 분들은 지리적이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할 필요가 있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왜냐하면, 국제법정에서 해결된 영토분쟁 사건을 보면 지리적인 근접성으로 어느 나라에 영유권이 있다고 판결이 나온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시네요.

박: 예, 아시다시피 영국과 프랑스 간에 있었던 망키에 에크레호 사건의 경우, 대상이 되는 섬들이 프랑스 연안에 있는데, 판결은 영국 영토라고 인정해줬습니다. 그래서 지리적 근접성이라는 기준이 영유권 결정에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최: 그럼 지리적인 근접성이라는 것이 영유권에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박: 판결을 보자면 그렇다는 것이고, 국제법 이론 중에는 지리적인 근접성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철: 지리적 근접성과 관련해서는 동북아시아에 있어서 원해고도(遠海孤島)의 영유권에 대한 기준으로 가까운 나라라는 관행 같은 것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울릉도 쟁계’ 관련문서와 나카이 요자부로의 대하원에서도 지리적인 근접성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표현이 보입니다.

최: 그런 점은 일본 측에 불리한 것이겠군요. 관습법적으로는 인접해 있는 것을 자기 영토에 귀속된 것으로 보는 것이 유리한 것이고요?

철: 그런 점에서는 일본에게 불리하고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죠. 하지만 지리적인 근접성이 영토 귀속의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와 관련된 법률적인 권원이 있거나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다면 지리적인 권원과 무관하게 영토로 인정하고 있고요.

최: 그러면 우리는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일단 가까이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그러면 국제법이라는 것은 근대 국제법을 의미하는 것인데, 근대 이전의 국제관행과 여러 가지 관습법적인 요소들이 있는데 그것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요?

박: 그 당시에 영토문제를 다루었다면 그대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영토 귀속을 국제법적으로 다투어야 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12세기의 문제라면 그 시대의 법이 무엇이냐는 것을 다루게 됩니다. 이걸 시제법이라고 하는데...

최: 상황에 따라 적용하는 것이군요.

박: 하지만 독도문제는 12, 13세기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에 와서 야기된 문제라서 그 시기의 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최: 근대에 발생한 문제이므로 근대 국제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독도문제를 국제법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철: 국제법 입장에서 볼 때 기본적으로 독도문제는 영토의 귀속문제입니다. 그런데 영토의 귀속과 관련해서 국제법에서 이야기하는 권원이라는 것, 즉 영토의 획득을 위한 권원의 기준은 근대에 들어서 만들어졌고, 그 이전에는 점령 등을 통해서 언제든지 확대되는 것이었습니다.

최: 그러면 근대 이전에는 영토에 대한 국제법적인 기준이 없었다고 보는 것입니까?

철: 근대에 들어와서 정복, 선점 등의 방식으로 영토를 획득할 수 있는 권원이 정해졌는데, 독도의 경우는 그러한 권원에 적합한 주장이 한일 양쪽에 모두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이고요.

최: 현실적으로 근대 국제법에 적합한 주장을 한국과 일본이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독도문제의 국제법적인 본질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철: 그래서 한일 양국이 모두 기본적으로 고유영토론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고유영토란 것은 새로운 영토 획득 방법으로 앞에서 말씀드린 근대 국제법의 권원에는 없는 개념입니다.
최: 고유영토라는 것은 원래부터 영토였다는 것 아닌가요?

철: 그렇죠. 국제법적으로는 역사적 권원(Historical Title)이라고 하는데, 오랜 역사 자료를 통해 살아온 것을 증명해야지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독도는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양쪽 모두 독도에서 살아오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제법으로 해결되기 매우 힘든 문제입니다.

최: 일본은 고유영토론 뿐만 아니라 무주지 선점론도 주장하고 있죠?

철: 무주지 선점론이라는 주장은 많이 무너지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그 와중에도 양립 불가능한 주장인 고유영토론을 동시에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 일본은 고유영토라는 것을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는 영토”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철: 그와 동시에 무주지 선점이라는 새로운 영토로의 편입, 이 상반되는 두 가지 주장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는 모순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한일 양국이 모두 고유영토로 주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누가 점유하고 있느냐는 것이고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월등히 우월한 지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제가 일본의 시마네현과 외무성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일본 측은 과거에 독도를 잘 관리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불법으로 점거를 하고 있으며, 이것은 부당한 행위이므로 일본이 다시 찾아와야 한다. 그래서 일본은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이 거부하고 있다. 이런 식의 맥락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는 것은 거기에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일까요?

박: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의도가 어떤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독도문제의 국제법적인 해결과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분쟁이 있느냐, 없느냐가 출발점인 것 같습니다.

최: 그 문제는 한일 양국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박: 그렇죠. 일단 우리는 분쟁이 없다고 주장하고, 일본은 분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굉장히 큰 논점이고 입장 차이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분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구체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서 해결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최: 우리는 분쟁이 없다고 하지만, 일본은 있다고 하고. 이런 상황이면 이미 외부의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분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분쟁이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일본에서 자꾸 ICJ로 가자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우리는 끝까지 안가도 됩니까?

박: 아시다시피 ICJ는 기본적으로 분쟁 당사국 간에 부탁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재판소의 회부 절차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최: 예를 들어 어떤 방법들이 있습니까?

박: 어떤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양국 간에 합의를 하는 경우도 있고,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 제소하기로 합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

금 우리는 분쟁이 없으니 합의할 수 없다고 하고, 일본은 계속 제소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최: 일본 측에서 일방적으로 제소하겠다는 얘기도 있었죠.

박: 예, 일방적으로 제소하겠다고 주장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방적인 제소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최: 일방제소가 가능한 것입니까?

박: 예, 가능합니다. 분쟁당사국의 합의가 없이 제소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것은 타방 당사자가 동의할 것을 전제로 ICJ사무국에 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입니다.

최: 그러면 ICJ는 그것을 사건으로 접수해주는 것인가요?

박: 일반적인 사건의 경우는 접수한 후에 사건목록에 등재하고 관련 국가들에게 공개하여 알려줍니다. 그런데 일방제소인 경우에는 그런 절차를 밟지 않고 타방 당사자가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게 됩니다. 

최: 일단 사건으로 접수하는 것과 같은 절차는 밟지 않지만, 일방적으로 제소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말씀이시네요.

박: 개인적으로는 일본 측이 일방제소를 해줬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측의 정확한 청구취지가 무엇인지를 우리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대신에 우리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 사건 성립이 안 되니깐 전략적으로 일본이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그러면 이용호 선생님, 이와 관련해서 국제 판례에서 당사국 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소한 예가 있습니까?

이: 좀 전의 말씀대로 ICJ에서는 그런 판례가 없지만. 지난번 필리핀·중국의 경우처럼 유엔해양법재판소(ITLOS)의 강제절차 개시와 같은 예는 있죠. 따라서 강제절차가 개시될 여지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영유권과 관련해서 말입니까? 

이: 최근 중국·필리핀처럼 영유권 문제와는 상관없는 다른 문제를 심리하면서 혼합심리를 할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요?  

박: 그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인데, ICJ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이: 예, ICJ에서는 가능성이 없지만. ITLOS와 관련해서는 유엔해양법협약상 강제절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최: 그렇다면 설령 일본이 ICJ에 일방제소를 한다하더라도 우리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네요.

철: 예, 일단 우리는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도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ICJ의 재판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최: 예를 들어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철: 먼저 당사국 간의 교섭에 의한, 즉 직접협상에 의한 해결, 또 주선, 중계, 조정을 통한 해결, 그리고 중재 또는 중재 재판을 통한 해결, 마지막이 사법적인 해결입니다. 이 모두가 평화적인 해결입니다. 이중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한 합의에 의한 해결인 것이고요.

최: 당사국 간의 합의가 가장 좋은 것이란 말씀이네요.

철: 예, 그게 가장 평화적인 것이고. 우리가 주장하는 해결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본이 주장하는 평화적인 해결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독도문제의 평화적인 해결방법으로는 일본이 부당한 주장을 접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입니다. 

최: 그런데 ICJ의 재판관이 15명이고 그 중에 일본인이 있다고 하는데, 국제적인 파워 게임이란 측면에서 일본이 유리하니까 자꾸 ICJ제소를 주장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 자기 나라 국제재판관이 있으니까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그건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ICJ는 사건이 제소될 경우에 분쟁 당사국의 국적 재판관이 없으면, 임시재판관(judge ad hoc)을 1명 선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우리도 국적 재판관을 둘 수 있죠.

박: 그래서 만일 우리가 일본과 ICJ에 가게 되면 우리 국적 재판관을 1명 둘 수 있고, 그 재판관은 다른 재판관과 동일한 권한을 갖게 됩니다. 

철: 그런데 제도적으로 형식적인 균형은 맞춰지겠지만, 기존에 재판관의 일원으로서 다른 재판관들과 같이 오래 활동을 해 온 사람과 단지 임시로 그 사건과 관련해서만 새로 들어온 재판관은 재판관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실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최: 양자 간에 힘의 우열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죠?

철: 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판관 구성과 관련해서 말씀드리자면 2017년에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영토분쟁이 있었을 때, 재판관 구성과 관련해서 큰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최: 어떤 문제인가요?

철: 재판소는 중재재판소였는데, 중재재판관 중의 한 사람이 사전에 슬로베니아 측 대리변호인과 통화를 한 것이 외부에 노출되어 버렸죠. 그래서 크로아티아 측이 재판관 단이 오염되었다는 이유로 중재재판에서 합의한 사항을 모두 거부하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요.

이: ICJ에 제소하자는 일본의 주장과 국적재판관이 있다는 얘기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거고요. 그들 사이에 평소에 친분관계라든지 그런 것 때문에 유리한 요소가 있을 수는 있지만 매우 작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최: 일본 국적의 재판관이 있다는 것에 그렇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시죠.

이: 예, 그보다 일본은 한국보다 일찍 서구화하면서 국제법을 받아들였다는 그런 의식이 좀 강합니다. 그래서 독도 문제에 관해서 일본이 어떤 판단을 내릴 때 ICJ로 가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 같아요. 그것이 아마 ICJ로 가자는 결정적인 이유이지, 국적재판관이 있다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고 보입니다.

철: 예, 그 문제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지금 당장 한국이 정상적인 영토주권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독도와 독도 영역을 물리적으로 자기들이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재판 이외에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자꾸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최: 일단은 현재 우리가 우리 영토로서 관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일방적으로 제소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 응할 필요도 없고, 크게 구애받을 필요도 없다는 말씀으로 일단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철: 그렇죠. 응소자체가 우리 영토주권에 대한 자기부정이 되는 거죠.

최: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영토 문제라는 것은 대부분이 근대적인 문제이고요. 현재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영토문제는 그다지 없는 것으로 아는데, 영토 문제와 관련해서 ICJ를 포함한 국제법정에서는 어떤 의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철: 가장 최근에 나온 판례로는, 2017년의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영토분쟁이 있었습니다. 그 중재재판에서 법정은 행정경계에 대한 현실점유의 법원성 원칙(uti possidetis juris)을 적용했는데, 이 원칙을 적용하면서 중재법정은 시기와 관련 없이 독립에 따른 영토분쟁에는 논리적으로 현실점유의 법원성 원칙이 적용된다는 1986년 부르키나파소-말리 사건의 판결을 국제법의 원칙으로 재확인했습니다.

최: 현재 점유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네요.

철: 예, 그렇긴 한데, 그 과정에서 중재법정은 현실점유의 법원성 원칙의 적용에 앞서 당사국의 합의(consent)가 해결기준의 도입을 위한 더 근본적인 원칙이라는 것도 강조를 했습니다. 즉 관련 국가 간의 합의가 없으면 중재법정도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는 얘기죠.

최: 국제법정도 당사국 간의 합의가 있어야지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네요.

철: 결국 합의가 이루어져서 재판이 실행되었는데. 결국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와 관련해서는 법적 권원이 확립되어 있지 않거나, 법적 권원이 확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경의 정확한 위치가 불분명한 경우는 실효적 지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최: 결국은 법적인 권원이 애매할 경우에는 실효적으로 어느 쪽이 지배를 하고 있느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네요?

철: 예, 그래서 현실적으로 어느 쪽이 점유하고 있었는지를 입증해야 했는데, 여기에서 슬로베니아가 경찰권, 징세권, 선거관리, 그리고 또 하나 지적도를 증거로 인정받았다는 것입니다.

최: 지적도라면 국내법적인 효력만 가지는 것이 아닙니까?

철: 예, 지적도가 원래 국내적인 지적에 대한 소유권만을 위한 자료인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증거가 없으면 지적도조차도 양국 간의 경계를 확정하는 증거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독도문제와 관련해서 일본 측이 가지고 있는 태정관지령 부속 지도와 같은 것들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할 수 있죠.

최: 지적도라면 일본 측도 지금 자기들의 지적도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국제법정에서 현재의 지적도도 참고한다면, 우리가 완전하게 유리한 것만 아니지 않을까요?

박: 지적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국제법정에서 사건을 다룰 경우에 분쟁이 어느 시점에 결정되었는지에 대해서 결정적 기일(critical date)이라는 것을 정합니다. 그리고 결정적 기일 이전에 국가가 한 행위에만 증거력을 인정합니다. 그 이후에 한 행위는 증거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죠. 

최: 그럼 현대에 제작한 지적도란 건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박: 이건 만약에 우리가 국제법정에서 대응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독도와 관련된 우리의 지적도라는 것은 최근에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결정적 기일이 언제가 되느냐에 따라서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고, 가치가 아주 작아질 수도 있습니다.

최: 예, 그렇다면 샌프란시스코 조약이나 스카핀(SCAPIN)이나 이런 것도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는 겁니까?

이: 지금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가정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런 가설적인 내용으로는 아무것도 그 결과를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법정은 국경조약을 우선시했고, 그 다음에 역사적 권원, 실효적 지배의 우월성을 인정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최: 국제법정의 대응은 그렇게 이루어져 왔죠.

이: 그런데 국제법정은 항상 일관된 것이 아니라 재판소에 따라서 입장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 중국·필리핀 중재재판의 경우는 역사적 권원을 인정하지 않았고요. 따라서 재판소 별로 약간씩의 입장 차이가 존재합니다. 미래의 재판에서 무엇이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리 예측할 수 없는 거죠.

최: 일본의 경우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보자는 것이죠.

철: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일본에게 유리하다는 것은 일본으로부터 분리되는 지역에 독도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요. 일본은 이 부분을 국제법에서 얘기하는 잔존주권론과 결부시켜서 일본에 주권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시되지 않은 것은 어느 한쪽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 무결정상태로 방기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일본이 유리하다는 것은 오해에요. 

박: 일본 측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건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초안 작성 과정에서 독도가 일본에서 분리되는 지역에 포함되었다가, 종국에는 삭제되었다는 것과 미국 측이 독도가 한국의 영토가 아닌 일본의 영토라고 했다는 것을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인데요. 

최: 그렇죠. 특히 미국 측의 견해에 대해서 언급을 강력하게 하고 있죠.

박: 그런데 미국 측 견해의 경우는 그 서두에 “우리들의 정보에 따르면(according to our information)”이라는 전제조건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미국의 견해일 뿐이죠. 이것이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관련해서 당시 영연방국가들이 호주에서 회의를 하면서 한국전쟁으로 인한 한국의 공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제주도를 일본에 넘겨주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최: 제주도를 일본에요?

이: 예, 이처럼 영토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시 국제사회의 시각이 전후 질서문제와의 관련 속에서 결정된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최: 지금 샌프란시스코 조약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점은 어느 쪽에게 유리할지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것이네요.

이: 예, 우리는 현재 우리가 지배하고 있으므로 1%라도 우리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면 불리한 거고, 일본은 자기들이 점유하지 않고 있으니까 1%, 5%의 증거라도 나오면 유리한 것입니다. 바로 이 차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박: 그리고 기본적으로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당사국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의 영토가 그 조약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있습니다. 

최: 그렇죠. 조약은 체결 당사국들에게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니까요.

철: 그렇긴 하지만 법률적으로 보면 좀 다릅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경우는 한국이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조약의 효력이 직접적으로 적용이 됩니다. 

최: 당사자 아니라도 효력이 발생하는 것입니까?

철: 예, 왜냐하면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평화조약으로 소위 아시아 태평양전쟁의 책임, 그리고 그 원인과 전후의 질서를 당사자들끼리 법적으로 합의한 것이거든요. 그 합의 내용에 한국의 분리 및 독립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국제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그런 국제법적인 효과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이죠. 일본 측의 논리도 그런 맥락인 것이고요.

최: 그런 부분이 있긴 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 거죠?

철: 그렇긴 하지만 우리는 이미 1945년 8월 15일, 일왕의 항복 선언을 통해서 독립을 했으며, 우리 대한민국이 과거의 국가를 계승하는 새로운 정부를 수립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혀야죠.

최: 그럼 우린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관련한 일본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슬슬 정리할 시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만. 일본의 주장이 계속될 경우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박: 기본적으로 국제법적으로 보면 국가의 의무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입니다. 모든 분쟁이 그런 것이 아니라 분쟁으로 인해 국제평화와 안전이 위태롭게 되었을 경우에는 그것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란 것 때문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까?

박: 예, 만약에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유엔안보리가 그것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이 이것인데요. 한일 양국 간에 독도문제가 격화되어서 유엔이 개입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우리가 난처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박: 일단 일본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외교를 좀 더 기술적으로 해야 되겠죠.

최: 실리적인 외교도 하면서 사이좋은 척도 좀 하고 그런 식으로요?

박: 예,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좀 시원하게 처리하라고 하거든요. 그런 것이 정치적으로는 많이 부담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최: 가능한 한일 간의 평화가 지속되고 특별한 마찰이 없는 방향으로 주변의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적당한 균형을 이루면서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거네요.

철: 그런 방법이란 것이 사실 모두 추상적이거든요, 사이좋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사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하나하나 외교라든가, 직접적인 대응을 했는데, 그 결과 한일관계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나빠졌고 그것이 작년에 정점을 찍었단 말이에요. 

최: 그렇긴 합니다만 더 나빠질 수도 있죠.

철: 그럴 수도 있지만, 일단 그걸 통해서 한일양국이 얻은 교훈이 있을 겁니다. 이제는 다시 조용한 외교로 독도문제에 관해서는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한일 양국이 서로 상대방 국민들을 자극하는 정치인들을 잘 걸러낼 수 있는 국민적인 힘을 키워야할 것 같고요. 

최: 국민적인 힘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철: 그러기위해서는 민간차원에서 서로 이 문제를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겁내지 말고 순수하게. 그래서 아주 전문가부터 시작해서 민간차원까지 대화를 해야 합니다. 

최: 예, 먼저 민간차원의 대화채널을 만들자는 말씀이고요.

철: 두 번째로는 경상북도와 시마네현이 현재의 입장을 바꿔야 합니다. 시마네현이 2005년에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만들면서 부터 문제가 발생한 거잖아요. 그러니 시마네현부터 그런 이벤트성 행사를 없애고, 서로를 자극하는 일을 줄여나가면서 장기적인 해결을 위한 차분한 입장으로 선회해야 할 것입니다.

최: 전략적인 측면에서 일단 명목적으로는 당장 행사를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서로를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분하게 독도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는 것이죠.

박: 그리고 제가 한 말씀 더 추가하자면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도 좀 조심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독도영유권 강화, 영유권 공고화, 이런 용어들이 있는데요.

최: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이죠.

박: 제가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자꾸 사용되고 있어요. 방파제 만들고 그런다고 영유권이 강화되고, 공고화되느냐 하면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강화하고 공고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어요. 그냥 영토의 효율적인 관리 혹은 이용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 되는데...

최: 가치중립적인 그런 용어를 사용하자는 말씀이시네요.

이: 저는 지금 한일 간에 민간교류도 많아지고 있고, 또 정부가 못하는 것을 민간에서 대변해주기도 하고, 그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의 실익을 좀 더 얻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최: 예, 이제 조금 정리를 해보면, 첫째, 국제법 입장에서 독도문제란 것은 근대법적인 영토귀속 문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일 간에 그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영토주권을 행사하고, 관리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국제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둘째, 일본이 일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우리는 거기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우리 방식대로 현상 유지를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외교적으로도 차분하게 실리를 추구하면서 상호 간에 자극적인 이벤트성 행사를 자제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럼 오늘 좌담회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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