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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외부 영입 늘어…인문 사회계열 70% 이상
총장 외부 영입 늘어…인문 사회계열 70% 이상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3.10.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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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대학의 총장들

● 2003 대학의 총장들

   총장은 누가 어떻게 뽑아야 하는가. 시대가 급변함에 따라 직원, 학생들이 총장 선거에 참여를 요구하는 등 대학가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총장선출 방식만 보더라도 대학들이 관련 규정을 바꾸는 등 시대  변화에 이끌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설훈 의원이 1백76개 4년제 대학으로부터 건네받은 '총장 선출방식과 총장 재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국립대·사립대 등의 대학들이 최근 10여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장 선출의 변모 과정과 더불어 각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총장들의 연령별, 전공별, 성별 현황을 분석했다.

 인문 사회계열 총장이 전체의 70%를 넘는 데에 비해 이공계 총장은 15%에 그치는 등 인문사회계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 총장 전공별 현황 © 교수신문
국회 교육위 소속 설훈 의원(새천년민주당)이 1백76개 4년제 대학으로부터 건네받은 ‘총장 재직 현황 및 총장선출방식’을 분석한 결과, 전체 총장 가운데 교육학, 경영학, 행정학 등 사회 계열을 전공한 총장이 46.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신학, 철학 등 인문 계열 총장이 27.2%로 많았으며, 공학(10.2%), 의약학(6.8%), 이학(4.1%), 농수해양(3.4%), 예체능(2.0%) 순이었다.

총장 가운데 박사학위 소유자는 176명 가운데 147명(83.5%)이었으며, 이 가운데 해외박사는 78명(53.1%)으로 국내 박사 69명(46.9%)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학부를 기준으로 총장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백 76개 대학 총장 중 47명(27%)이 서울대 출신이었다. 그 다음으로 고려대가 13명으로 두 번째로 많고, 연세대 8명, 한양대 6명, 성균관대 6명 순이었다.

▲설립별 총장 외부 영입 현황 © 교수신문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현재 재직중인 총장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은 70명(39.8%)으로, 각 대학별로 전직 총장 중 외부 영입 총장이 62명(39.0%)이었던 것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 그 이전 전직 총장의 경우는 43명(34.1%)에 불과했었다. 이는 대학이 시장과 경영논리에 침식당함에 따라, 대학들이 학식에 뿐 아니라 대학 외부의 행정적 경험, 기업 경영 능력 등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60대가 89명(50.6%)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으며, 50대 53명(30.1%), 70대 23명(13.1%), 40대 10명(5.7%), 80대 1명(0.6%) 순이었다. 최고령 총장은 설립자인 이종욱 수원대 총장(83세)이였으며, 최연소 총장은 이사장의 아들인 채훈관 영동대 총장(42세)이었다. 특이할만한 점은 이경희 가야대 총장(79세), 김희수 건양대 총장(76세), 이경수 대불대 총장(76세), 이종필 명신대 총장(76세) 등 연령대가 매우 높을 경우 설립자이거나 설립자의 친척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한편, 성별로 볼 때, 성비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의 경우 여성 총장이 한 사람도 없었으며, 이화여대, 서울여대, 동서대 등의 사립대에서 10명(5.7%)의 총장만이 여성이었다.

국립대, 직선제 견지…임명제 손 든 사립대

한편, 전임교수 이상의 직접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던 국립대들이 최근 직원, 학생, 학부모의 참여를 허용하는 등 총장선출방식이 최근 변모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립대의 경우는 이사회에서 직접 임명하는 방식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 소속 설훈 의원(새천년민주당)이 1백76개 4년제 대학의 ‘총장선출방식’을 분석한 결과, 한국교원대를 제외한 40개의 국립대가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반면, 사립대 1백53개 대학 가운데 97개 대학(71.9%)이 여전히 이사회에서 직접 임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가운데 교수들의 직선 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대학은 경성대, 대구대, 배재대, 신라대, 영남대, 조선대, 칼빈대 등 7개 대학(5.2%)에 불과했다. 영남대 등 임시이사 파견대학이 아닌 대학은 4개대 뿐이었다. 이 가운데 배재대는 전임 총장들을 이사회에서 임명했던 것과 달리, 올해 처음 직선제를 도입해 지난 3월 정순훈 총장을 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재대가 교수, 직원, 학생, 동창들이 총장 선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임명제에서 직선제로 방향을 선회했다면, 한양대, 계명대, 동아대 등의 사립대는 교수 직선제에서 임명제로 선출방식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계명대의 경우, 신일희 총장은 1992년 교수 직선으로 선출됐다가, 정관을 바꿔 1996년, 2000년 두차례에 걸쳐 이사회 의결로 선임됐다. 한양대는 1989년 법인 직접 임명제를 교수투표로 후보를 선출한 후 이사회에서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꿨지만, 1997년에 다시 법인 직접 임명제로 바꿔 김종량 총장을 연임했다.

직선으로 총장추천위 또는 대의원을 선출한 뒤, 이들의 직접 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대학은 고려대, 광운대, 이화여대 등 8개 대학이었으며, 경희대․부산외대․아세아연합신학대․한성대 등 4개대는 이사회에서 특정인원을 후보로 결정한 후 교수단 투표를 거쳐 최다 특표한 자를 총장으로 확정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립대의 경우 전임교수의 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최근 1~3차에 이르는 투표과정에서 직원, 학생, 학부모 등의 참여를 허용하는 예가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 국립대 총장 선출이 한창일 무렵, 선거 무산으로까지 이어졌던 공무원노조 교육기관본부 직원들의 선거권 요구 등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군산대는 후보자를 선발할 당시에 직원, 학생, 동창 등이 참여했으며, 부산대, 안동대, 경상대 등은 투표에 직원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강릉대, 경북대, 서울시립대 등은 규정을 바꿔 차기 선거 때부터 직원․학생 등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사립대 가운데 직원․학생 등 전임교원 외의 인사가 총장 선임 과정에 참여하는 대학은 경남대, 광운대, 대구대, 대구외국어대, 대구한의대, 배재대, 상지대, 아주대, 조선대, 중앙승가대학원대학 한남대 등 10곳이 넘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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