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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책 : 유인원과의 산책
함께 읽고 싶은 책 : 유인원과의 산책
  • 조옥라 서강대
  • 승인 2003.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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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 지음, 김홍옥 옮김, 다빈치 刊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유인원과의 산책’이다. 이 책은 인류의 기원에 관한 고전적 연구를 이끌어온 루이스 리키의 제자인 제인 구달, 다이안 포시, 그리고 비루테 골디카스의 학문세계와 삶을 다뤘다. 인류학개론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이 인류학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책방에서 참고문헌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집에 와 책을 보다가 세 명의 여성인류학자들이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라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연구를 해가는 모습에 반해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 버렸다.  

이 책이 나에게 갖는 매력은 이들 여성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라는 각기 다른 영장류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연구하면서 여성연구자들의 특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세 여성은 자신들이 연구하는 동물을 ‘연구대상’으로 간주하기 보단 그들의 삶 속에 자신들을 적응시키면서 관찰하고 그들과 감정적 유대감을 유지해 나간다. 

각기 다른 종의 영장류이므로 이들을 연구하는 방식 또한 다르다. 연구대상을 자신과 분리해 객관적으로 인과론적인 설명을 하는 대신, 연구대상과 가까이 함으로써 이해와 설명력을 높이며, 나아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설정하기에 이른다. 세 학자들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시련과 성취과정을 읽어가면서 생물학자인 매완 호가 말한 ‘사랑으로 과학하기’라는, 즉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함께 번영할 수 있는 학문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조옥라 / 서강대, 문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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