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19 15:17 (화)
‘자녀 논문 공저’로 입시스펙 채운115건 적발
‘자녀 논문 공저’로 입시스펙 채운115건 적발
  • 허정윤
  • 승인 2019.10.18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여도 않은 자녀, 공저자로 올린 대학교수들 확인
국립대 교수 연구부정 징계시효 2년 늘려 5년으로

자녀의 입시 스펙을 마련해주기 위해 참여도 하지 않은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대학교수가 다수 적발됐다.

서울대학교 이병천 수의대 교수가 아들을 부정하게 공저자로 올린 논문을 2015학년도 강원대 수의학과 편입학에 활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교수 아들의 강원대 수의학과 입학은 취소됐으며, 검찰 수사에 의뢰하기로 한 상태다.

교육부는 향후 미성년자 저자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범부처 조사로 전환하고, 국립대 교수의 연구부정행위 징계시효는 현행에서 2년을 늘린 '5년 이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17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가 열렸다. ⓒ교육부
17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가 열렸다. ⓒ교육부

교육부는 17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미성년 공저자 논문 관련 15개 대학 특별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교수들이 미성년자를 논문 공저자로 올린 실태를 세 차례 조사한 결과다. 교수 자진신고와 대학 본부 주관으로 국내외 주요학술 데이터베이스(DB : KCI, Web of Science, SCOPUS) 및 대학 및 대학 자체 연구업적관리시스템을 활용하여 초중등학교 소속 저자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러한 논문이 있음에도 허위 보고하거나 부실한 조사, 부적절한 연구검증 사례가 확인되면 관련자 징계 등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교육부는 지난 5월부터 미성년 공저자 논문 및 부실학회 실태조사 관련 조사가 미진했던 15개 대학을 특별감사한 바 있다. 이 중 전북대는 지난 7월 9일 발표해 이번 발표에서는 제외됐다. 전북대는 해당 교수의 직위해제를 심의 중에 있다.

이로써 총 14개 대학 총 115건의 미성년 논문이 추가 확인됐다. 더불어 감사대상이 아닌 대학에도 4차(5월~9월) 추가 조사를 해 30개 대학으로부터 130건의 미성년 논문을 추가로 제출받았다.

해당 14개 대학은 ▲강릉원주대 ▲경북대 ▲경상대 ▲국민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대 ▲강원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전남대 ▲중앙대 ▲한국교원대다.

교육부는 서울대에서 연구부정으로 판정된 논문이 대학 편입학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원대에 대한 감사도 함께 실시했다.

특별감사 대상 대학 가운데 7곳에서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를 논문 공저자로 기재한 사실이 확인돼 '연구부정' 판정을 받았다. 특별감사 대상 대학 가운데 지금까지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이 있는 대학은 7개교로 확인됐고 11명의 교수가 쓴 논문 15개가 적발됐다.

부산대 A교수와 경상대 B교수는 대학에서 연구윤리 검증 결과 연구부정이 아니라고 판정했으나, 교육부 검토 결과 검증 절차 등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연구비 지원부처인 농림부와 농진청에 재검증을 요청, ‘연구부정’으로 판정됐다.

성균관대 C교수의 경우, 2011년도 당시 중1이던 자녀를 자신의 프로시딩(학술 연구 논문 모음집)에 허위로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자녀는 해당 자녀는 2015학년도에 국내대학에 수능 정시로 입학해 대학입시에 논문을 활용하지는 않았으나 C교수는 대학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다.

15건 외에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나머지 미성년 공저자 논문도 연구부정 행위인 '부당한 저자 표시'에 해당하는지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고, 검증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할 계획이다.

중1~고3 학생을 논문저자로 부당 기재한 교수 11명은 국가연구사업 참여제한 1년, 주의, 견책 등 경징계부터, 직위해제, 해임에 이르기까지 각 학교의 다양한 조치를 받거나 받을 예정이다.

연구부정 판정 논문 관련 교원 징계 및 대입 활용 여부 조사 현황 ⓒ교육부
연구부정 판정 논문 관련 교원 징계 및 대입 활용 여부 조사 현황 ⓒ교육부

다만, 교육부는 백브리핑에서 연구부정이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징계시효를 넘어서 처벌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부정을 검증하는 데 있어서 징계시효 3년이 짧아 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논문은 특수 관계 아래에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부정행위가 있다고 해도 찾기 어렵고, 증명하는 과정도 더디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연구시효와 징계 수위 연장 관련 법령 개정을 염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향후 미성년 공저자 논문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따라 대학 등이 관리하는 연구업적관리시스템의 연구물에 대한 저자 정보를 올해 말까지 정비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모든 대학에 부실학회·학술지에 대한 사전·사후 점검 체크리스트 도입을 의무화하고, 학회 참석을 위한 국외 출장 시 출장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내실화하도록 요청해 연구자들의 부실 학술활동을 사전 예방·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교수 자녀의 논문 공저자 등재와 대학입시 활용은,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활용해서 자녀의 스펙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더 나아가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채, 공저자로 등재된 것은 명백한 ‘연구부정’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교육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끝까지 검증하고 각 대학과 연구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 기자 verite@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