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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최종 평가기준 아닌 1차 평가기준으로 바꾸자”
“학종, 최종 평가기준 아닌 1차 평가기준으로 바꾸자”
  • 김범진
  • 승인 2019.10.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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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조건 아닌 필요조건으로 전환하면
학종 취지 살리고 공정성도 담보 가능
박남기 광주교대 전임총장
박남기 광주교대 전임총장

‘조국장관 딸 사태’의 파장으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11월까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최종 대입 당락을 결정지어 온 학생부 종합평가를 1차 평가기준으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존 학종의 긍정적 취지는 살리면서도 공정성 담보가 가능하게 된다는 논지다.

박남기 광주교대 전임 총장은 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학종이 학생의 기본 소양과 자질, 태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학종을 현행처럼 학생을 최종 합격시키는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행 학종 제도는 대부분 학교에서 수능성적을 1차 기준으로 삼고 학종을 최종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어 부모가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그는 이를 반대로 뒤집어 학종을 1차, 즉 최소 평가기준으로 삼자는 것이다. 이로써 최종 당락은 수능 성적순 등에 의해 결정되게 한다면, 학종의 기존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현행 방식보다 공정성을 담보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요지다.

정부는 지난 26일 대입제도 투명성, 공정성 강화 방안을 11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높고, 신입생 가운데 특목고와 자사고 비중이 높은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학부모 능력, 인맥과 같은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학생부 비교과 영역(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과 자기소개서 등을 과감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측에서는 비판적 시각을 내놨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5년간 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 부정 적발 현황」에 따르면 부정적발로 불합격 처리되거나 입학이 취소된 경우는 9건에 불과했다”며 “교육부는 학종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공정성 강화방안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고 적발조차 되지 않는 것을 보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현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부정을 적발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수시 입학전형 자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평했다.

그러나 박 전임 총장은 이번 발표가 결국 ‘기존 학종을 불가능하게 한 것’이라는 시각을 전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나 학종은 대학이 평가 내용을 비공개할 때만 뿌리내릴 수 있다. 만약 공개를 해야 한다면 대학들은 평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감사에 들어가겠다’는 이번 교육부 발표는 더 이상 그런 식의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는 말과도 일치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앞선 2007년 입학사정관제(현행 학생부종합전형) 도입 당시에도 “제도 성립의 전제조건인 대학의 자율과 비공개를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도 수긍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제도는 뿌리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박 전임 총장은 교사들이 성적 외의 신뢰성 있고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근거자료를 가지고 학생에 관한 상세한 기술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현재는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충분한 기록이 어려운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도 덧붙이며 국가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대대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니 관련 예산과 인력도 줄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 입장에 대해 “과거의 질 낮은 교육을 기준으로 학생 수가 줄었으니 예산도 깎고 인력도 줄인다면 영원히 질 낮은 교육을 하겠다는 말과 마찬가지고,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한 것도 빌 공(空)약이 돼 버린다”고 했다. 이어 “이미 교육수요는 고급화되었고, 교육 패러다임도 바뀌었는데 과거형 교육을 염두에 두면서 학생 수가 줄었으니 예산과 인력을 줄인다는 논리는 정말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교육 문제는 최근 영유아 숫자가 대폭 줄었음에도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린 것과 마찬가지로 봐야한다”며, “국가사회의 필요에 의해 이제는 한 아이까지 책임지고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교육복지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범진 기자 j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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