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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ISO 인증 문화적 이해 부족하다"
"대학들, ISO 인증 문화적 이해 부족하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3.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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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순곤 SGS인증원 품질 인증실장

지난 1999년부터 대학의 ISO 9000(품질경영시스템) 인증 심사업무를 맡고 있는 박순곤 SGS인증원 인증실장. 지금까지 8개 대학의 인증 심사를 맡으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으로  ISO 인증에 대한 문화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주저없이 꼽았다. ISO 인증은 '업무 표준화'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목표의식을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학도 지난 1999년부터 ISO 9000 인증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교육분야 인증심사를 시작하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대학에서 첫 인증심사업무를 시작했을 때 대학측과 입장이 달랐다. 심사원은 당연히 교육전체의 관점에서 접근했지만 대학측은 행정, 시설관리부분으로 제한시켰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기 보다는 교직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조직적 단결이 미흡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BK21 평가를 받으면서 '행정혁신 부분'에 가산점을 높이고, 대학평가에 대비하는 측면도 많았다고 본다."

△ 20여개 대학에서 ISO 인증을 받았다. 실제로 인증 신청을 의뢰하는 대학이 늘고 있나.
"확산되는 추세는 아니다. 대학이 어렵다고 이야기는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대학의 위기를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학의 위기를 절실하게 느낀다면 신청하는 대학도 늘지 않겠나"

△ ISO 9000 인증 심사시 가장 중심적으로 파악하는 내용이 무엇인가.
"각 사업·조직별 목표가 무엇인지, 목표가 뚜렷한가, 목표에 따른 성과측정 방법은 올바른지 등을 중심으로 본다. '목표의식'을 가장 중요시 한다. 대학운영의 원칙이 대학의 목표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가, 개선노력이 제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파악한다."

△ 인증 심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사항과 시정조치 내용은 무엇인가.
"목표에 대한 평가가 없다. 예를 들어 과목 개설의 경우 개설 과목에 대한 유효성 평가가 미흡하다. 강의평가 등을 실시할때도 과목 개설의 취지, 목표에 대한 평가는 소홀하다. 접수된 학생들의 불만사항에 대한 처리가 지연되는 점, 장학금 지급 절차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학과장에 의해 결정되는 등 규정이 형식적인 경우 등이다. 목표의식이 부족한 점이 가장 아쉽다."

△ ISO 인증을 획득하면서 나타나는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행정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목표를 세우고 달성 방안을 수립하고 평가작업을 통해 또다시 목표를 세울 수 있는 방법과 틀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전에 피동적 입장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주인의식이 강해졌다. 업무를 대하는 의식의 변화가 가장 성과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대학이 효율성과 생산성의 가치가 중시되는 기업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학은 대학나름의 목표와 역할이 있다. 이 사회가 왜 대학을 필요로 하는가를 생각해 보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기업, 정부 등 대학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이 고객이라고 볼 때 대학 설립 취지를 어떻게 달성하고 있는지를 고객에게 어떻게 신뢰를 줄 것인가. ISO 9000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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