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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요즘 이 책] '문명을 가능케한 교육'에 던지는 근본적 의문부호
[북적북적, 요즘 이 책] '문명을 가능케한 교육'에 던지는 근본적 의문부호
  • 허정윤
  • 승인 2019.08.23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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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미래 | 저자 구본권 | 한겨레출판사 | 페이지 252

 인간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root cause)은 무엇일까.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인류가 다른 수많은 존재들을 제치고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동물이 된 것도 바로 탁월한 적응력 덕이었을 것이다. 그 적응력의 근원은 단연 집단의 지혜를 축적하고 이를 전승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이었을 것이란 사실에 또한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신체적으로 가장 열등한 존재인 인간이 약점을 극복하고 지구상에서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21세기 들어 그런 인간의 학습 능력에 대한 근본적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간의 인지적 능력을 초월한 인공지능의 등장이 비극의 서막이다.

 18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기계화, 자동화가 가져온 육체 노동력의 대체는 급격한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고 인류 문명은 전에 없던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그 이후 2백년이 지나는 동안 인간의 인지적 노동력은 매우 대체하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인간의 인지 작용의 핵심 수단인 언어 소통을 기계에 이해시키는 문제는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구글의 알파고 충격이 시작된 후 본격적으로 두뇌 신경망 기반의 딥러닝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그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범접할 수 없을 것 같던 자연어 처리의 허들을 뛰어넘기 시작하더니 이제 자율 학습(unsupervised learning),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 데이터만 충분히 있으면 기계가 로직과 패턴을 분석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고차원적 인지업무 처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대체 불가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교사, 의사, 변호사 등 전문적인 역할까지 인공지능이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견상으로 이는 노동의 종말, 또는 직업의 파괴를 의미하지만 더 본질적 문제는 바로 교육과 학습의 미래에 불안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학습을 통해 인간 문명의 이기를 전승하고 집단의 사회화를 가능케 했던 교육의 역할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출간된 한겨레 구본권 기자의 ‘공부의 미래’는 대학에서 교육에 종사하는 교수들에게 누구보다 시의적절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하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구본권 기자는 ‘로봇시대, 인간의 일’이라는 저서를 통해 최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 속에서 누구보다 발빠르게 미래 사회에 관한 전망을 천착해 온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저술은 신뢰할만 하다. 이 책은 이런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의 교육과 학습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하고 적응해야 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습자뿐 아니라 교육자들에게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고 실용적이다.

김선진 경성대 교수
(디지털미디어학부) 

 이 책의 미덕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한 구체적인 문제와 질문들을 기초로 현실성있는 진단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어 학습, 코딩 교육, 스마트폰 등 디지털 학습도구 활용 문제 등 학부형들이 제기한 의문점들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들며 답을 하고 있다. 또한 인구 구조의 변화가 초래한 실존적 위기까지 경험하고 있는 대학들에게 과연 미래에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어떻게 재정의해야 할지, 변화하는 직업의 풍경 속에서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교육자와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할지와 같은 문제에 대한 조언은 덤으로 얻는 이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부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한정함으로써, 공부를 적극적으로 성장을 경험하는 즐거운 활동으로 이해하고 어떻게 여하히 ‘지속가능한 공부’가 되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깊이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자와 학습자들, 자녀를 갖고있는 부모들에게 꼭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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