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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이럴줄 알았다
인문학, 이럴줄 알았다
  • 허진우
  • 승인 2019.04.25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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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구조조정으로 자연과학 공학계열로 재편
인문사회계열, 10년 새 208개 학과-정원 2만여명 줄어

한국 인문사회 위기는 현장에서 쉽게 확인된다. 국내 박사가 홀대받고, 시간강사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대학사회 환경 변화 및 인식 부재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수치로도 확인 가능하다. 교육부가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학의 이공계열 편중은 심각하다.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인문계열 기초학문학과는 통폐합되고, 자연과학 공학계열 위주로 재편돼 왔다. 2007년 이후 10년 동안 4년제 대학 인문학 학과수는 1467개에서 1259개로 208개가 줄어들었다. 반면 자연과학은 840개에서 940개로 100개 학과가, 공학은 1736개에서 1745개로 9개 학과가 각각 늘어났다.
입학정원도 마찬가지다. 인문사회계열 정원은 13만6027명에서 11만4809명으로 2만1218명 감소했다. 반면 이공계열은 12만8680명에서 14만9766명으로 2만1086명 증가했다.
대학 당국도 자연과학계역과 공학계열에 힘을 실어줬다. 자연과학계열과 공학계열에 비해 인문사회계열에 시간강사를 대거 기용한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조사(2018년)에 따르면 전체 시간강사 중 인문사회계열은 3만795명으로 44.1%에 달한다. 반면 자연과학계열은 1만440명으로 15%, 공학계열은 8081명으로 11.6%에 불과하다. 시간강사 10명 중 4명은 인문사회 계열 시간강사라는 의미다.
국내 박사의 홀대도 눈에 띈다. 특히 사회과학의 경우 영어권 출신 해외 박사 선호로 지역 편중이 심각하다. 대학 경제학과 전임교원 1599명 중 해외박사는 1162명이나 된다. 10명 중 7명 이상 유학파라는 의미다. 더구나 미국 대학 출신 박사는 840명으로 10명 중 5명이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이다.
정부도 할 말은 없다. 정부의 인문사회계열 지원은 미력했다. 2019년 예산 기준 인문사회분야 연구지원(교육부)은 정부 R&D예산의 1.5%에 불과하다. 영국은 정부 연구위원회 예산의 9.4%를, 미국은 국립과학재단 및 국립인문기금 연구지원 예산의 6.8%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비전임 연구자에 대한 관심도 낮았다. 지원 신청 자격을 대학 또는 연구소 소속으로 한정하거나 추천서를 필요로 했다. 반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비전임 연구자 지원을 지속했다. 프랑스는 비전임연구자를 국가가 국립학술연구센터 소속으로 고용한 뒤 대학 또는 연구소에 파견하고 있다. 독일은 독일연구협회가 박사 학위 취득 연구자 중 교수가 되고자하는 자를 선발해 최장 5년의 ‘하빌리타치온(교수자격취득제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인식이 변하고 있다. 다수의 국민이 인문학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조사한 ‘인문정신문화 실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68.4%가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인문학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3개 부처가 이례적으로 손을 잡고 인문사회 지원 정책을 펼치는 배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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