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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로가 되는 엔터테인먼트의 심리-놀이와 즐김의 심리학
삶의 위로가 되는 엔터테인먼트의 심리-놀이와 즐김의 심리학
  • 나은영
  • 승인 2019.04.25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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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심리학'(나은영 나은경 지음, 컬처룩, 2019.02)

인간의 삶에서 놀이도 일만큼 중요하며, 느낌도 생각만큼 중요하다. 《엔터테인먼트 심리학》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왜 엔터테인먼트를 찾는지, 그런 엔터테인먼트는 장르별로 어떠한 심리적 위안을 주는지를 산업적 측면이 아닌 인간의 심리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우리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는 인간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 어떤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이든 그것을 담아 전달하는 미디어의 형태와 무관하게 그 내용에는 인간의 삶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결국 사람의 스토리와 재능에서 나오며, 이것이 최신 미디어 기술과 결합해 즐김의 문화를 형성해 간다.
1장에서는 놀이와 즐김의 심리학인 엔터테인먼트 심리학을 관심 경제와 연관 지어 소개하였다. 수없이 쏟아지는 미디어 정보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끄는 콘텐츠만이 가치 있게 다가오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이 관심 경제의 원천이 된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것은 시각, 청각, 촉각 등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서이므로, 이와 연계하여 미디어 발전의 역사를 짚어 보았다.
이어지는 본문은 모두 4부로 나누어, 1부 ‘엔터테인먼트와 내러티브 세계’에서는 영화, 드라마, 웹툰의 세계를 내러티브 구성 및 심리적 수용의 관점에서 정리하였다. 예컨대,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 온 이야기 2000여 편의 디지털 텍스트를 분석해 6가지의 정서 포물선을 이끌어낸 연구를 활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붙드는 내러티브의 구성적 특성을 추론하였다. 어떤 이야기든 주인공에게 발생하는 사건들이 유발하는 정서의 높낮이가 시간에 따라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반복하며 배치될 때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최근에 특히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웹툰은 짧은 틈새 시간을 이용해 동시대 삶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와 제시 방식으로 점점 더 그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2부 ‘엔터테인먼트와 정서 경험’에서는 공연예술과 퍼포먼스, 대중음악, 세부 감정(코미디와 유머, 비극, 공포물), 및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심리를 분석하였다. 특정 상황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그동안 살아 온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면서 인간은 자신의 삶을 떠올리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예를 들면, 스포츠 경기에서 자기가 응원하던 팀이 승리하면 반사 영광 누리기, 패배하면 반사 실패 차단하기 등의 심리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경쟁 상황에서 라이벌의 실패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반대로 라이벌의 성공에 묘한 불쾌감을 느끼는 글룩슈메르츠의 심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엔터테인먼트심리학의 확장 가능성  출처=나은영·나은경(2019), 33쪽
엔터테인먼트심리학의 확장 가능성 출처=나은영·나은경(2019), 33쪽

3부 ‘엔터테인먼트와 리얼리티/현실인식’에서는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먹방, 쿡방 등을 포함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가상현실과 VR 게임 등에 포함되는 심리적 요소들을 소개하였다. 특히 가상현실 기술이 재활치료를 비롯한 VR 헬스와 힐링 미디어 아트 및 장애체험, 만삭체험, 환경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4부 ‘엔터테인먼트와 디지털 네트워크’에서는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융합, 소셜 미디어와 인간 네트워크의 다양한 현상들에 내재해 있는 심리작용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명암을 들여다보았다. 세상의 정보들을 컴퓨터 알고리즘이 미리 걸러 보여주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터 버블 효과, 같은 방에서 울리는 동일한 메아리만 듣기 때문에 동질적 의견에 둘러싸이게 되는 에코 체임버 효과 등은 미디어의 발전으로 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접하며 의미를 공유할 확률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우려한다.
끝으로, 13장에서는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큰 틀에서 요약한 다음, 사람의 감정이 어떠한 방식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지에 관해 ‘감정 굴곡의 기준선 모델’을 제안하였다. 사람마다, 시대마다 즐거움을 느끼는 기준선이 다르기에 동일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반응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밋밋한 감정의 흐름보다는 감정의 높낮이를 경험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더 즐긴다. 음악이든 픽션의 스토리이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든, 사람들은 새로우면서도 낯설지 않고, 익숙하면서도 구태의연하지 않은 콘텐츠에 열광한다. 너무 앞서 나가도 만족을 기대하기 어렵고, 신선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조금씩 앞서 나가면서 충격에까지 이르지는 않는 놀라움을 선사할 때 사람들은 관심과 주의집중을 기울이며 즐거워한다.

인간의 관심과 주목이 중요해지다 보니 이를 옳지 않은 방향으로 이끌어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맑은 정신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관심과 주목을 오도해 사적인 이득을 보려는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참된 즐거움과 위안을 얻기 위해서는 각 장르별 미디어 콘텐츠가 수용되는 심리적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본다. 소음이 잘 걸러진 맑은 소리를 취함으로써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얻고, 더 나아가 더욱 발전적이고 화합적인 미래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 미국 예일대에서 사회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방송학회 부회장,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미디어심리학》, 《인간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번역서로는 《정신, 자아, 사회》 등이 있다. 한국언론학회와 한국방송학회의 학술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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