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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학술DB구독중단 사태는 대학과 당국이 빚은 합작품
국공립대 학술DB구독중단 사태는 대학과 당국이 빚은 합작품
  • 기획취재팀
  • 승인 2019.03.12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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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도서관 계약거부 파장
- 학생 1인 구독비 年3000원 아끼려 250만편 논문에 자물쇠 채우는 셈
- 도서관 세계경쟁력마저 처참
- 백년대계 차원 교육당국 지원 절실
▲ 국공립대 학술DB 구독중단 사태는 대학도서관 역량강화 무관심한 대학본부와 교육당국이 빚은 합자가품이라는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국공립대 학술DB 구독중단 사태는 대학도서관 역량강화 무관심한 대학본부와 교육당국이 빚은 합자가품이라는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년간 구독을 중단하면, 대학원생들은 자비로 논문을 사서 읽어야 하나요? 등록금은 어디로 사용되는 것인지… 안타깝네요” 부산대와 전남대를 비롯, 총 9곳의 국공립대 대학도서관이 학술논문DB A사의 구독계약을 거부함에 따라 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국공립 대학 도서관들은 A사의 과도한 인상을 이유로 들어 구독계약 거부를 지속하고 있지만, 평균 인상금액은 300만원으로 실제 9개 국공립대 평균등록금(400만원, 2018년 기준)에 한참 밑도는 것으로 드러나 학생을 볼모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해당대학과 대학도서관 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의 현실은 처참한 수준이다. 사서수, 1인당 도서관 예산, 도서관 자료구입비 모두 격차가 매우 크다. ‘통계로 보는 세계대학평가 순위와 대학도서관의 경쟁력(2016,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따르면 미국의 대학 도서관의 사서수와는 4.5배, 학생 1인당 예산은 4.8배, 1인당 자료구입비는 4.4배의 격차가 난다.

교육부가 지난 1월에 내놓은 ‘제2차 대학도서관 종합계획’ 역시 국내 대학 전체의 자료구입비는 2400억원으로 전세계 학술시장의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가 규모에 비해 대학도서관에 투여되는 자원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현실 진단과는 달리, 전국 대학의 총예산대비 도서관 자료구입 비중은 감소추세로 돌아선 지 오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펴낸 ‘2018년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2012년 1%에 불과했던 대학의 총예산 대비 대학도서관의 자료 구입비는 감소하는 추세이며 2017년은 0.8%까지로 줄어든 상태다. 도서관 전문가들은 도서관 예산을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대학본부의 무지와 이를 관리 감독하는 교육당국의 무관심이 빚어낸 사태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진국이 대학 도서관에 재정을 투자하는 이유는 연구활동에서 도서관이 차지하는 역할이 실제로 막중하기 때문이다.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 종합계획(2019년, 교육부)’에 대학도서관에 1달러를 투자할 경우, 중복연구방지 및 연구효과 상승 등 5.6달러의 연구비 창출효과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연구자들 역시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2018년 한국연구재단이 연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학도서관 서비스 의견조사”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대학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핵심역할로 학술자료 제공을 꼽았다.

국공립대 9곳의 구독거부 사태도 본질은 같다. 구독거부에 동참하고 있는 대학본부에 대책을 촉구한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예산 편성할 때 논문 구독료 인상분을 고려해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학이 얼마나 도서관 자료구입비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대학본부의 가벼운 인식은 대학도서관에 대한 교육당국의 오랜 무관심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 1월 교육부가 대학도서관을 진단하면서 내놓은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 종합계획’ 역시 현재 대학도서관의 위상강화에는 한참 부족한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계획에 나타난 유일한 도서관 재정확충대책인 “학술연구지원사업(인문, 이공) 추진 시 간접비에서 10% 이상 자료구입에 지원 권고” 정도로는 대학도서관 예산이 확충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구독거부에 동참하는 국공립대 사서 A씨는 “정부가 나서서 대학도서관 예산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대학도서관의 경쟁력은 붕괴하고 말 것”이라며, “등록금에도 못 미치는 300만원을 지원하지 못해서 구독거부를 결정하고 논문을 어떻게 볼 수 있냐며 아우성 하는 학생들에게 이해를 바란다는 댓글을 달고 있는 것이 너무 자괴감이 든다”고 입장을 토로했다. 

앞서 전국 10개 국공립대학은 지난 2월 1일부터 DBpia 구독을 잠정 중단했다. 이들은 “최근 대학의 구조조정 작업과 등록금 동결, 입학정원 감소 등으로 대학재정은 악화한 반면 전자자료 구독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전자자료 구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술DB 구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대응하고 매년 인상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컨소시엄과 DBpia와의 가격협상이 결렬돼 올해 학술DB 구독 계약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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