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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대량해고는 대학의 자학행위…학문생태계 붕괴 막아야”
“강사 대량해고는 대학의 자학행위…학문생태계 붕괴 막아야”
  • 교수신문
  • 승인 2019.03.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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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도흠 한양대 교수/강사 공대위 공동대표

교수들은 업적쌓기 골몰
학생들조차 스펙쌓기에만
진리탐구지성의 보루로서
대학 본연의 제자리 찾아야

강사법 관련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교수신문은 강사법 관련 구조조정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로 정부의 강사법 관련 대책 수립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이도흠 한양대 교수(국어국문학과)와 인터뷰를 싣는다. "강사들은 물론이고, 지금 가르치고 있는 대학원생들도 상당수가 직업과 학문의 길이 봉쇄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이 교수는 "10억, 20억원 때문에 학문 후속세대들이 불안에 떨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강사공대위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도흠 교수는 강사들의 대량해고가 학문 생태계를 붕괴시키는 '자학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 대학은 시장과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지성의 전당이 아니라 이에 완전히 포섭되어 돈을 섬기는 신전으로 변핶다"며 "대학본부는 이윤만을 좇으며 재정지원, 학교 발전기금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교수들도 프로젝트 수주와 업적쌓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제 대학은 진리탐구의 도량과 비판적 지성의 보루, 학문공동체로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며 "강사와 교수들이 모두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권력과 명예와 돈을 떠나 진리를 탐구하고,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과 연구와 합리적 비판을 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사공대위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도흠 교수는 강사들의 대량해고가 학문 생태계를 붕괴시키는 '자학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 대학은 시장과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지성의 전당이 아니라 이에 완전히 포섭되어 돈을 섬기는 신전으로 변핶다"며 "대학본부는 이윤만을 좇으며 재정지원, 학교 발전기금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교수들도 프로젝트 수주와 업적쌓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제 대학은 진리탐구의 도량과 비판적 지성의 보루, 학문공동체로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며 "강사와 교수들이 모두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권력과 명예와 돈을 떠나 진리를 탐구하고,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과 연구와 합리적 비판을 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Q. 교수님께서 강사공대위의 공동대표를 맡고 계신데, 60을 넘긴 정교수로서 자신의 일도 아닌데 왜, 어떻게 이 일을 떠맡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답: 직접적으로는 저 자신의 일이 아니지만, 제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본질을 구현하는 집단의 것이기에 저의 문제이자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강사 일에까지 나서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교수들이 누리는 여러 특혜와 특권은 강사들에 대한 부당한 착취에 기반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작년 연말에 후배나 제자들이 대량으로 실직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절박감도 있었지만, 학문생태계가 붕괴되고 더 나아가 진리탐구의 도량이나 비판적 지성의 보루로서 대학이 완전히 붕괴되고 철저히 기업연수원으로 전락할 것이기에 지식인으로서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Q: 지금 사립대학들이 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요?

답: 우선 강사들의 대량해고는 단순히 강사를 거리로 내모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 스스로 ‘대학원생→강사→교수’로 이어져 있는 ‘학문생태계’를 붕괴시키는 자학행위입니다. 사립대학들은 개설과목과 졸업필수 이수학점 줄이기, 전임교수의 강의시수 늘리기, 폐강 기준 완화, 대형 강의와 온라인 강의 늘리기 등 각종 꼼수를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강좌들이 국가의 동량을 육성하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필요하여 개설한 것인데 이를 수백 강좌나 감축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대학교육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또 전임교원들도 강의만이 아니라 강의 준비, 연구, 행정, 학생지도와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주당 9시간 수업을 해온 것인데, 이를 늘리는 것은 전임 교원들의 노동을 강화하고 이들이 올바로 강의 준비를 하고 학문 탐구를 수행하는 데 심각한 장애로 작용합니다. 대학들이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이런 꼼수를 총동원하는 것은 비용절감에 더하여 강사를 마음대로 배정하고 해고하는 강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강사법을 무력화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봅니다. 한 마디로 이런 것들이 절반이라도 시행되면 한국 고등교육은 붕괴되고 대학은 철저히 기업연수원으로 전락합니다.  

Q. 개강을 앞둔 대학들이 강의 평가 최하기준을 상향 조정해 전임교원과 차별하거나, 임의로 폐강시키고, 강사법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는 등 조용한 해고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대학은 이를 사실무근이라 일축하거나 사회 수요에 맞춘 개편의 일환이라고 말하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 고려대가 공문유출로 여론에서 두들겨 맞자 대학들이 음지에서 몰래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해서는 안 되는 짓거리를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교육부 안에 강사관련 대책위를 구성하고 여기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그런 행위를 한 것이 사실이면 강력하게 제재를 하여야 합니다. 

Q. 지난 1월 대교협 정기총회(유은혜 교육부 장관과의 대화 순서)에서 대학 총장단 측이 대학평가지표에 반영되는 전임교원확보율과 강사법의 강사수업시수 보장이 상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쪽을 높이면 다른 쪽 지표가 떨어져 어느 쪽에 맞춰 학교를 운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던데.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 이는 교원의 비중과 수업의 비중이란 전혀 다른 범주를 동일화한 범주의 오류입니다.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가 OECD 평균이 15명인데 비교적 상황이 좋은 서울지역 44개 대학이 평균 31명으로 두 배가 넘기에 당연히 전임교원확보율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높이면, 당연히 전체 교원 수에서 강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집니다. 하지만, 증가된 전임교원이 더 많은 강의를 담당하게 되므로 강의의 절대 숫자는 줄어들지만, 강사의 절대 수도 그만큼 감축되었기에 강사 1인당 차지하는 강좌 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습니다. 개정 강사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강사의 교수시간은 매주 6시간 ‘이하’를 원칙으로 하되 학교의 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매주 9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칙으로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고요.


“7만 5천의 고급 연구자이자 국가의 동량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을 방조한다면,
이는 정부가 고등교육을 포기한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Q. 강사법 이야기가 나오면 사립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부담을 호소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부족한 재원 확보는 대학의 고통 분담과 교육부의 추가 예산 배정 외엔 방법이 없는 걸까요?

답: 10년 동안의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당장 감당하더라도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해야 하기도 합니다. 교육부가 추가 예산을 100% 배정하고 대학혁신지원 사업과 같은 방식으로 지원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더 나아가 이 참에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하여 고등교육예산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증액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립대를 공영화하여야 하고, 사학법도 개정하여 지배구조를 혁신하고 대학의 민주화를 달성해야 합니다.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이사회에 교수와 직원, 학생대표들이 과반수 정도 참여하고, 교협이나 교평, 학생회가 심의만이 아니라 의결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말하여, 사립대학의 재정은 절반이 등록금이고 나머지 절반은 국가 지원금, 곧 국민의 혈세입니다. 재단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평균 4%대인데, 재단이 거의 100%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합리성이 운영의 최고 지표여야 할 대학이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지에 대해 잘 드러내는 지표라 봅니다. 재정을 위기로 강사를 대량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변명하는데, 사립대학이 쌓아놓은 적립금만 8조 원이 넘습니다. 반면에 상지대와 평택대는 다른 사립대학에 비하여 재정을 비롯한 여건이 나을 것이 없음에도 강사의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어요. 두 대학의 공통점이 민주적인 절차를 통하여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대학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미 교육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기업 논리가 지배하는 사립대학에 이걸 기대할 수 없으니, 교육부가 나서서 전액 재정지원을 하고, 대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여러 지원 사업과 대학평가에 강사 관련 지표를 3대 지표로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Q. 대학에서 상대적 약자인 강사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강사법은 대학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강사법 관련 논의나 여론형성에서 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이 주축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한데요. 이후 강사, 대학원생 등 대학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학문후속세대의 학내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후배 강사가 저한테 “우리의 문제인데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더 처참했는데 대변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여러 모로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모순과 부조리에 저항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하고, 혼자서는 어려우니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연대하고 조직을 구성하여 투쟁을 하여야 합니다. 촛불의 정신대로 모든 갑질에 대한 모든 을들의 연대투쟁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각 대학별로 대책위나 협의체를 구성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사학법도 개정하여 대학의 민주화를 달성하여 이들이 올바른 목소리를 낸 데 대하여 어떤 제재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 정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Q. 개강 후 대학가 상황이 어떠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순탄하게 흘러갈까요.

답: 일단 1학기는 아직 시행령도 나오기 전이고 여론도 좋지 않아 대다수의 대학들이 강의와 강사를 소폭으로 감축한 채 배정하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8월에 강사법이 시행되기에 3-4월은 물밑에서 작업을 하고, 정부의 재정지원과 평가가 끝난 6월부터는 다시 대량해고와 2학기와 2020년을 대비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리라 봅니다.

Q. 8월 강사법 시행 전까지 강사공대위의 활동 계획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실 예정인지요.

답: 정부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사립대학의 야만을 저지하는 싸움도 해야 하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으리라 봅니다.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수조 원과 10여 년의 세월을 들여 길러낸 7만 5천의 고급 연구자이자 국가의 동량들을 겨우 몇 백 억 원에 거리로 내몰고 진리탐구를 위하여 개설한 강의를 대폭 감축하고 엉터리로 운영하는 것을 방조한다면, 이는 정부가 고등교육을 포기한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정부가 100% 추가 재정 지원,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교육부 내 강사법관련 대책위 설립, 사립대학에 대한 실태 및 감사 실시, 국가학문위원회 설치, 연구재단 혁신 통한 연구안정망 확보, 사립대공영화 등의 대안을 추진하라고 압박할 것입니다.

Q. 강사공대위가 목표로 하는 대학의 궁극적인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답: 지금 대학은 시장과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지성의 전당이 아니라 이에 완전히 포섭되어 돈을 섬기는 신전으로 변하였습니다. 대학본부는 이윤만을 좇으며 재정지원, 학교 발전기금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교수들도 프로젝트 수주와 업적쌓기에 골몰하고, 학생들은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취업공부와 스펙쌓기에만 투여하고 있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도리나 본원적 진리를 가르치는 강의는 거의 폐강됩니다. 이제 대학은 진리탐구의 도량과 비판적 지성의 보루, 학문공동체로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합니다. 강사와 교수들이 모두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권력과 명예와 돈을 떠나 진리를 탐구하고,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과 연구와 합리적 비판을 행하고, 거기서 합의하고 도출한 진리로 학문공동체는 물론 사회와 국가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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