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5-23 00:49 (목)
"2019년은 비건의 해" … 주류문화로 부상한 채식주의
"2019년은 비건의 해" … 주류문화로 부상한 채식주의
  • 전세화 기자
  • 승인 2019.02.14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앞 다퉈 채식 메뉴 선보이는 외식업체
- 유럽에서 채식 패스트푸드 대세
- 국내 채식인구 10년 새 10배 증가

‘비건’(vegan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은 최근 세계 식문화 흐름을 주도하는 키워드다. 지난 몇 년간 미국 구글사이트에서‘비건’이라는 단어의 검색량은 과거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구글은 직원식당 메뉴를 채식위주로 바꿨다. 바이 클로에(By Chloe)나 베지그릴(Veggie Grill) 같은 채식 중심 체인점의 성장도 괄목할만하다. 유럽에서의 비건 열기는 한층 더 뜨겁다. 맥도널드가 채식 버거를 고정 메뉴로 내놓는가 하면, 피자헛은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식물 치즈를 사용하고 있다. 채식 메뉴가 육류를 제치고 패스트푸드 점의 대세를 차지하는 채식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유럽지역에서 지난해‘비거니즘’에 대한 트윗은 2천만 건에 달해 2018년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올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세계경제대전망 2019’(The World in 2019)에서 올해는‘비건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주요 언론사와 각 분야 전문가들은 채식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생활양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채식 버거에서 채식 디저트까지, 채식 기반 메뉴 고기 제치고 인기 상승 중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의식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채식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채식인연맹(IVU)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 8천만명(2017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인구의 40% 가량이 채식주의자로 추정되는 인도의 비건 숫자는 빠진 통계인데다 최근의 채식 붐을 감안하면 현재 채식주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물성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세계 비건인은 채식인의 30%선인 5천400만 명 정도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비건인구는 2015년 0.4%에서 지난해 300% 증가한 1.2%로 나타났다. 국내 채식인구도 크게 늘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3%인 100~150만명이 채식 인구로 나타났다. 2008년 15만명에서 10년 만에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완전한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명으로 추정된다. 채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은 2010년 150여곳에서 2018년 기준 전국 350여곳으로 늘어나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따라 식물 기반 메뉴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히 채식 혁명이라 불릴만하다. 맥도널드와 영국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비롯해 채식 버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성 햄과 베이컨을 만드는 벤처기업을 매수한 네슬레는 올해 봄 시즌에 맞춰 채식버거를내놓는다.

‘화이트 캐슬’(White Castle)과‘비욘드버거’(Beyond Burger)에서 채식 버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자 이들 업체에 식물성 재료로 만든 고기를 납품하는‘비욘드 미트’(Beyond Meat), ‘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돈리팜스’(Don Lee Farms)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채식 열풍의 영향으로 피자도 변신하고 있다. 피자헛이 식물성 치즈를 사용한데 이어 으깬 컬리플라워나 단호박 리조또, 주키니(애호박) 크러스트를 얹은 피자 등이 등장했다. 두유, 아몬드, 코코넛, 오트 같은 우유 대체식품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벤앤제리와 하겐다즈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출시했고, 두유나 오트 밀크, 그리고 기타 곡물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게 됐다. 던킨이나 크리스피 크림에서 아직까지 비건 도넛을 출시하진 않았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선 비건 도넛 역시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식품업계 연구기업‘푸데이블랩’(Foodable Labs)에따르면지난해미국레스토랑 중 51%가 채식 메뉴를 새롭게 선보였다. 예년에 비해 31%나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채식메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비건 푸드 가운데 채식 콩고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콩고기 등 비건 식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채식 열풍의 주역 ‘인스타그램’

소수의 취향에 머물러 있었던 채식문화가 주류로 급부상한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과 환경, 동물권에 대한 의식이 향상돼 윤리적 소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의 막강한 영향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푸데이블 랩은 조사결과 지난해 식물성 기반 메뉴의 가파른 증가는 소셜미디어 푸드 블로거의 영향력이 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소셜미디어에서‘비건 푸드’의 태그 및 사진공유 횟수가 전년 대비 79%나 늘어났다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중에서도 비주얼 중심의 인스타그램이 채식 열풍을 이끈다고 말한다. 컬러풀하고 친환경적인 식물 기반의 음식사진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시 태크 기능도 채식문화를 널리 전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검색이 용이해지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쉽다는 점에서다. 뿐만 아니라, 채소나 과일로 조각을 하는 등 독특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이 채식을 주류문화로 만들어가는 데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세화 기자 sojulover@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