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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대상 아닌 논문 심사해 탈락”...“제출한 논문들 중복심해 0점 처리”
“심사대상 아닌 논문 심사해 탈락”...“제출한 논문들 중복심해 0점 처리”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3.07.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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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교수임용 부정의혹, 심사결과 공개 후 내홍 커져

충남대 불어불문학과(이하 불문학과) 신임교수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검찰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2월 충남대 불문학과 신임교수 임용에 지원한 백 아무개 씨는 전공적격 및 연구실적 심사에서 탈락하자 이에 불복하고 심사결과 공개를 요청했다. 이후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해 관련자료를 확인한 백씨는 심사과정에서 부정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임용관련자료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백씨의 주장은 심사위원들이 자신이 제출하지도 않은 논문을 심사해서 자신을 탈락시켰다는 것이다.

충남대와 프랑스 파리8대학 두 곳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백 씨는 지난 1월 신임교수지원을 위해 파리8대학 박사학위 논문과 불문학회지에 실은 다른 2개의 논문 등 총 세 편을 제출했다. 그러나 불문학과 학과장이자 심사위원인 김 아무개 교수가 이후 백 씨에게 “인사과에서 필요로 하니 충남대 박사논문을 가져오라”고 요구했고, 심사위원들이 학회지에 실린 두 개의 논문을 충남대 학위논문과 중복논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탈락시켰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외부 심사위원이 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충남대 박사논문과 중복’이라며 ‘0점’ 처리한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내부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 아무개 교수가 ‘박사논문과 일반논문 중복’이라는 이유로 학회지에 실린 두 개의 논문을 ‘0점’ 채점하고, 또 다른 교수가 학회지 논문 하나를 ‘0점’ 처리한 것도 충남대 학위 논문과의 중복 때문이라는 것이다. 백 씨는 “김 교수가 논문 제출기간이 끝난 후, 심사대상이 아닌 논문을 제출하라고 한 점, 그 논문을 외부 교수에게 전달해 심사하게 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교수는 “백 씨의 지원서 경력란에 충남대 박사학위가 기재됐으나 증명서가 첨부돼 있지 않아, 증명서를 완비하기 위해 충남대 박사논문을 제출하게 한 것”이라며 “충남대 박사논문을 심사케 하거나 심사한 일이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백 씨가 제출한 대로 파리8대학에서 받은 박사학위논문과 학회지에 실린 일반논문을 대상으로 심사했으며 파리8대학의 박사학위논문과 학회지에 실린 두 개의 논문이 많은 부분 중복됐다”며 ‘0점’ 채점이유를 설명했다.

외부 심사위원에게 심사대상도 아니었던 충남대 박사학위논문이 전달된 것에 대해 장동일 교무연구처장(농업과학부)은 “외부 심사위원이 박사학위 2개를 소지한 백 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충남대 박사학위 논문을 참고자료로 보내달라고 요청해 제공한 것”이라며 “심사한 게 아니라 참고자료로 활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부 심사위원이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중복 판정하지 않았더라도 김 교수와 이 교수가 중복 판정했기 때문에 충남대 교원신규채용업무시행지침에 따라 심사위원 3분의 2이상에 의해 중복 판정된 논문은 연구실적 심사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현재 백 씨가 심사과정에서 불거진 부정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함에 따라 위계공무집행 방해 사실에 대해 조사중이다. 반면, 김 교수도 백 씨를 포함, 부정의혹을 제기한 충남대 불문학과 동창회장 등 7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여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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