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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총장 직선제 논의⋯ 구성원 합의가 관건
불붙는 총장 직선제 논의⋯ 구성원 합의가 관건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11.26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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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충남대 교수들, 총장 직선제 촉구
지난 16일 충남대 교수회는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함께 교육부를 방문해 총장 사퇴, 직선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사진제공=충남대 교수회

총장 직선제 도입이 대학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직선제 도입은 지난해 8월 김상곤 前 교육부 장관이 국립대 총장 선출 자율화를 선언하면서 불이 붙었다. 이후 총장 교체 시기, 교수회 차원의 공동 대응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립대의 경우 전북대, 충북대, 제주대, 군산대, 경북대 등이 이미 총장 직선제 전환을 완료했다. 사립대 중에서는 이화여대, 성신여대, 상지대가 직선제로 전환했고 동국대, 덕성여대 등도 직선제 전환을 추진 중이다. 동국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8일 ‘총장직선제와 대학의 민주적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2차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외부 구성원을 초청해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간선제 폐해, 이사회 권한 지나치게 커져

대학 교수들이 이처럼 직선제 전환을 열망하는 것은 간선제의 폐해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의장 김민수, 이하 서울대민교협)는 지난 13일 서울대 총장 후보 3인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질의 내용 중 첫째는 총장 선출 방식의 폐단이다. 서울대는 지난 2011년 법인화 이후 총장 선출 방식이 간선제와 직선제가 혼합된 형태로 바뀌었다.

총장 간선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이사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막강하다는 점이다. 서울대민교협은 서울대 총장 선출제도가 총추위와 이사회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후보자 검증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진행될 예정이었던 총장 선거 당시 강대희 총장 후보(서울대·환경의학)는 성추문과 표절 논란으로 사퇴했다. 최근 후보자 간 토론에서도 일부 후보들의 사외이사 겸직 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후보자 검증이 철저했는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총장 선출에 이사회의 영향이 크다 보니 재단이나 대표이사가 대학 구성원들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도 생긴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회장은 지난 5월 <교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99년 이후 이사장이 밀어주는 후보가 총장이 되는 인사가 계속됐다”며 “2002년 이사장이 바뀐 뒤로는 이사회가 교수회를 적대시하고 무시했다”고 밝혔다. 

총장이 재단, 이사회의 영향력 아래 놓이면서 방만한 학교 운영이 조장되기도 한다. 지난 7월 교육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하대 법인 정석인하학원은 부속병원 커피점을 조양호 이사장의 딸인 조현민 씨에게 저가로 임대해 임대료 1천9백만원, 보증금 3천9백만원 가량의 손실을 보는 등 대학 회계에 피해를 끼쳤다. 교육부는 부적정 회계 운영 관련해 이사장, 前 총장 2명, 등에게 징계 조치를 내렸다. 

서울대민교협 역시 공개질의서에서 “법인화 이후 총장간선제 등으로 자율성은 더욱 훼손되고 재정의 불안정성은 악화됐다”며 “총장간선제는 각종 폐단을 증폭시키면서 민의를 왜곡했고 예산의 불안정성은 교육과 연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직원 직선제 vs 상향식 직선제

그러나 총장 직선제 도입 역시 쉽지만은 않다. 선출 방식과 투표권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총장 직선제 방식은 투표에 참여하는 구성원 비율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교직원 직선제’다. 교수와 직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상향식 직선제’다. 얼마 전 총장 직선제를 도입한 이화여대와 성신여대는 모두 상향식 직선제를 채택했다. 기존 교직원 직선제와 달리 상향식 직선제는 교직원뿐 아니라 학생, 동문, 비정규직 교수 등도 총장 선출에 투표할 수 있다. 비율은 교수가 70~80%, 직원 8~13%, 학생 1~22%, 동문 2~5% 등으로 다양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 인사에 투표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직선제 도입, 구성원 간 갈등에 난항

두 방식 중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를 놓고 대학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충남대(총장 오덕성) 역시 총장 직선제 도입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충남대 교수회는 지난 6월부터 오덕성 충남대 총장에게 총장 직선제로의 학칙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오덕성 총장은 심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교수회의 요구에 불응해왔다. 

이에 충남대 교수회(회장 박종성)는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오덕성 총장 사퇴결의안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찬성 467명(67.88%), 반대 211명(30.67%), 무효 1명(0.14%), 기권 9명(1.31%)으로 사퇴안이 가결됐으며, 투표율은 77.83%을 기록했다. 교수회는 "이번 투표는 교육공무원법 제24조 3항 2호에 따라 5개월이 넘도록 총장직선제 학칙개정을 진행하지 않은 총장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자 진행됐다"며 "총장직선제는 대학의 자율과 민주주의의 요체이자 시대정신, 충남대 절대 다수 교수의 염원"이라고 밝혔다. 교육공무원법 제24조 3항 2호는 대학의 장 후보자를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오덕성 총장과 대학본부 측은 대학평의회 심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 총장은 “법적 자문 결과 학칙개정은 대학평의회 심의를 거치지 않으면 무효”라며 “다음달 안으로 대학평의회를 구성하고 학칙개정안을 심의해 연내 직선제 도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충남대 총장 선출 방식 논란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초 개정된 평의회 관련 법이나 교육공무원법 모두 효력이 있는 실정법이라 교육부 차원에서 무엇을 하기가 어렵다”며 “대학 내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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