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방법으로 보편적인 것을 말하자"
"보편적 방법으로 보편적인 것을 말하자"
  • 양도웅
  • 승인 2018.11.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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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어로 철학서 출간한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

지난 12일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최근 미국과 영국 소재 출판사 EDWIN MELLEN에서 『The Objectivity of Historical Knowledge』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전공인 비판적 합리주의를 근거로 반실재론, 상대주의, 주관주의 역사 이론 등을 비판했다. 특히 그는 머리말에서 “모든 역사적 상대주의를 반박하려 했다”고 밝혔다.

책의 추천사를 쓴 제프리 스톡스 호주 멜버른대 교수는 “이 책에서 이 교수는 세계화 시대에 따른 역사적 인식의 확장은 우리에게 인류 보편사적 관점을 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이 교수의 이러한 접근 방법은, 결국, 인류 보편사가 다양한 지방(지역)사들을 포괄하면서 더욱 객관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영어로 직접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국제학술대회에서 외국 학자들과만나 서로 가깝게 교류하다 보면 많은 경우, 자신의 저서를 서로 교환하기 마련이다. 받기만 하고 줄 것이 없을 때 다소 부끄럽기도 했다. 물론 이런 사소한 동기보다는 세계화시대 우리 학문도 세계무대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싸이나 방탄소년단(BTS) 같은 성공이 꼭 예술분야에 국한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

▲ 하지만 영어로 책을 출간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영어권 출파사이다 보니, 비영어권 학자들에게는 까다롭게 느껴졌다. 세계적 출판사의 경우, 비교적 Review가 엄격하다. 원어민 학자의 최종 교열과 저명한 학자의 서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책의 추천사를 쓴 제프리 스톡스 교수도 이 과정에서 알게 됐다.”

▲ 이번 작업이나 작업의 취지가 후학들에게 어떤 모범이 될 것 같다.
“BTS, 삼성 스마트폰처럼 학문 분야에서 세계무대로 진출한 경우는 우리 역사에서 극히 드물다. 신라시대 원효, 조선시대 퇴계와 다산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학문 분야에선 우리가 철저히 수입국이었다는 걸 말한다. 하지만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게 있어야 한다. 즉, 세계와 대화하지 않고 발전할 순 없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선, 안에서 대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그런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적인 걸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보편적 방법론과 보편적 주제로 세계무대에서 게임 한번 해보자는 게 내 의견이다. 분명 어느 때는 한국적인 것을 말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학문 분야는 지나치게 주체성에 매몰돼 있다. 물론, 주체성이 필요한 때가 분명 있다. 하지만 주체성에만 매달리면,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BTS가 인기 있는 이유도 모든 세계인에게 보편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 그럼 구조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의 시야를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 한국사도 세계사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일례로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분을 없애야 한다. 너무 일찍부터 칸막이를 치니, 학생들이 종합적인 안목을 기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우리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서는 주변 강대국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일본어가 필수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할 수 있다.”

현재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이한구 교수의 신간.
현재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이한구 교수의 신간.

글·사진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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