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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는 주삿바늘 개발한 이해신 KAIST 교수, 10월 ‘이달의 과학기술인 상’ 수상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는 주삿바늘 개발한 이해신 KAIST 교수, 10월 ‘이달의 과학기술인 상’ 수상
  • 양도웅
  • 승인 2018.10.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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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신 교수

인체에 주삿바늘을 찔렀을 때 출혈을 일으키지 않는 주삿바늘을 개발한 이해신 KAIST 교수(화학과)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0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출혈 주삿바늘은 세계 최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 교수가 세계 최초로 ‘무출혈 주삿바늘’을 개발해 에이즈, 에볼라, 간염 바이러스 등 환자 혈액에 따른 2차 감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며 10월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주사기는 세계 의료기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료도구로 혈관, 피하(皮下), 근육 등에 치료용 약물을 주입하거나 혈액 채취, 생검(세포·조직을 검사 위해 추출하는 방법) 등을 하는 데 사용된다. 대부분의 의료현장에서,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는 도구가 주사기다.

주사기 사용 후에는 주사기 사용 자리를 압박해 지혈해야 한다. 하지만 혈우병(작은 상처에도 쉽게 출혈이 발생하고,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유전병), 당뇨, 암 등을 앓는 지혈 기능성이 약한 환자와 아스피린처럼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혈소판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을 장기 복용한 환자 등은 정상적으로 지혈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가 개발한 무출혈 주삿바늘은 표면을 지혈 기능성 재료로 코팅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간단한 개념이다. 하지만 주삿바늘을 코팅하는 재료가 피부와 혈관조직을 뚫고 체내로 주입될 때 작용하는 마찰력을 견뎌 표면에 단단히 고정돼 있어야 해, 현실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또한 주사 후에는 혈관 내벽이나 피부에 붙어 주사 부위를 막아야 하며 인체에도 무해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아예 새로운 소재를 찾아야 하는 것. 

이 교수는 천연 고분자 소재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파도가 치는 해안가 바위에도 단단히 붙어 있는 홍합은 발끝에 섬유다발인 족사 구조의 카테콜아민 성분을 갖고 있다. 이 교수는 갑각류의 단단한 껍질에서 추출되는 키토산 골격에 카테콜을 함유한 키토산-카테콜 신소재를 이용해 주사 과정의 마찰력을 견디고 혈액과 즉각적 접착막을 형성하는 무출혈 주삿바늘 코팅용 생체 접착제를 개발했다.  

다음은 한국연구재단이 이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의 몇 대목을 발췌한 내용.

찔러도 피 안나는 주삿바늘의 지혈 메커니즘은 혈액응고인자와 무관해 혈우병 동물 모델에서도 효과적인 지혈 기능성을 나타냈다. 일반 주삿바늘을 사용한 경우, 혈우병 쥐 모델에서 매우 많은 출혈이 일어나고, 대략 7분 후에는 쥐가 희생되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해신 교수가 개발한 주삿바늘을 사용하면, 출혈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에도 100%의 생존율을 보였다. 자료 제공=한국연구재단

▲최근 찔러도 피가 안 나는 주삿바늘을 개발했다. 주삿바늘은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만큼 학계는 물론 국민의 관심도 높을 텐데, 연구의 의의를 소개해달라.
"이번 연구의 의의는 세 가지다. 첫째로 당뇨병, 혈우병 환자, 아스피린 복용자와 같은 분들은 주사나 링거를 맞을 경우 피가 잘 멎지 않는다. 일반인에게는 간단한 치료과정이 이러한 분들에게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피가 나지 않는 주사기는 매우 유용하다. 둘째로 환자 본인이 아는 것과 무관하게, 피에 병원성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가 있다. 간염바이러스가 있는 환자가 내원해 정맥 또는 동맥주사를 맞는 경우 환자의 바이러스로 인해 의료진의 2차 감염이 우려된다. 셋째로 암 환자의 생체검사(biopsy) 후 출혈에 따른 전이와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평소 연구실을 운영하는 기본방침이나 철학이 궁금하다. 
"항상 우리 연구팀에게 연구는 머리로 하는 것이지 좋은 장비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좋은 장비가 연구실이나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 연구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본인의 실험에 대해 항상 더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다. 생각을 깊이, 끊기지 않고, 집중력 있게 해야 좋은 실험디자인과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연구자로서의 롤모델이 있는지?
"완벽한 사람이 없기에 특별히 어떤 특정인을 귀감으로 삼지 않는다. 또한 거창한 좌우명이나 연구철학은 없고 그저 ‘놀면서, 즐기면서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내가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다. 이러한 재능을 잘 이용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려 한다."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연구성과는 무엇인가?
"피가 나지 않는 주사기 이외에도 진행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물들이 임상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최근 발표한 정맥주사 약물을 심장으로 보내는 방법 역시 그 일환이다. 이런 연구를 통해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연결하는 중개의학(translational medicine) 분야에서 선도적 연구를 수행하고, 이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아직 기회는 없었지만, 나와 우리 연구팀의 연구 결과물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 결과물들도 병원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도록 의료 허가와 관련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는 일을 하고 싶다."

▲ 마지막이다. 과학자로 살아야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더불어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과학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과학은 어디에나 있다. 요즘 TV를 보면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요리도 과학이다. 달걀을 가열하면 왜 점도 높은 용액이 탄성체로 바뀌는지? 두부를 얼렸다 녹이면 왜 더 탄력이 있고 기공이 많은 두부가 되는지? 양파의 어떤 성분이 단맛을 내는지? 당근은 왜 빨갛게 보이는지? 다양한 와인과 차의 떫은맛의 기원은 무엇인지? 사과는 왜 깎아 놓으면 갈변을 하는지? 바나나를 공기 중에 방치하면 왜 검은 바나나가 되는지? 쌀을 오래 끓이면 왜 죽이 되는지? 콜라겐은 무엇이고 콜라겐을 섭취하면 왜 피부가 좋아지는지? 이러한 모든 질문은 과학과 관련 있다. 학생들이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접근하면 좋겠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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