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흔한 질병이지만 그만큼 완치가 어려운 당뇨병은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 에너지원인 포도당과 관련된 질병이다. 혈당치(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 신체 각 기관의 손상과 기능 부전을 일으키는 당뇨병은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췌장에서 전혀 분비되지 않는 당뇨병이 1형인데,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해 치료한다. 반면 인슐린 분비 기능이 일부 남아 있지만, 여러 원인으로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점차 미약해져(인슐린 저항성이 강해져) 발병하는 당뇨병이 2형이다. 주로 비만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1형 당뇨병에 비해 치료 방법이 더 복잡하다.
발병하는 당뇨병 가운데 70% 이상이 2형 당뇨병이며, 우리나라 성인 7명 가운데 1명이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2형 당뇨병에 대한 근본적 치료법이 요구되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이인규·전재한 경북대 교수(의학과)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켜 포도당 생성을 제어해 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기술을 지난 1일 당뇨병 분야 최고 권위지인 《Diabetes》에 게재했다.
최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부전으로 인슐린 분비가 약해지는 것이 당뇨병의 근본 원인으로 제시됐으나, 현재 개발된 약제 가운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부전을 개선할 수 있는 당뇨병 약제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당뇨병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악화시키는 미토콘드리아 효소 키나아제4(PDK4)가 간에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어 PDK4가 증가하면 혈당치를 올리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신호 경로가 강화돼 당 생성이 병적으로 증가하며, 유전자 조절 혹은 약제 투여로 PDK4를 저해하니 글루카곤 신호 경로가 약화돼 당 생성이 억제되는 걸 추가로 확인했다.
이인규 교수는 "현재 많은 연구자가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통해 비만 및 당뇨를 치료하는 약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간이나 신장에서 일어나는 포도당 신생 합성 경로를 차단하는 것 또한 고혈당을 낮추는 방법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연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이 연구는 당뇨병의 근본 원인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해를 예방하면서 동시에 당뇨병 환자의 간에서 과도하게 증가하는 포도당을 억제하는 신규 분자 대상을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PDK4 억제제 개발을 통한 신규 당뇨병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