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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은 ‘해피엔딩’일까? 
우리의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은 ‘해피엔딩’일까? 
  • 양도웅
  • 승인 2018.09.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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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한국항공우주학회 공동 ‘국제 심포지엄’ 개최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대한민국의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회장 김조원)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주요 항공기업 순위에서 한국은 고용과 매출액 기준으로 현재 30위권이다. 또한, 세계 항공우주 주요 국가순위에서는 15위다. 항공우주 분야에서 유독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이유는 선진국들이 다른 국가로의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기 때문이다. 손톱만 한 부품 하나부터 전체 설계까지, 그리고 발사까지 자체 개발하는 방법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는 분야가 항공우주 분야인 셈이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한국항공우주학회(회장 김유단, 서울대)와 공동으로, 전남 고흥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10월 말로 예정된 시험발사체(본발사체 이름: 누리) 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발사체 개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사체는 인공위성과 우주유인선 개발의 모체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러시아, 프랑스 등 해외 발사체 전문가와 함께, 국내 발사체 분야 전문가, 산업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심포지엄은 해외 발사체 전문가의 자국 발사체 개발 현황 발표, 한국발사체 개발 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실패가 성공 낳는’ 우주개발 역사

먼저, 유리 아르주마냔 러시아 S7 Space 고문과 바흐발로프 S7 Space Project-Technic CTO가 러시아 발사체 개발과정을 소개했다. S7 Space는 러시아 항공기업 S7 Group의 자회사로 2016년 설립됐다. 발사체 ‘Zenit’를 이용해 러시아 최초의 상업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유리 아르주마냔 고문은 “러시아도 발사체 개발 초기에 엔진 연소 안정화, 가벼우면서도 강도를 보장하는 구조 및 소재확보, 분리 제어 등 같은 기술적 난제들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수많은 실패 과정을 통해 신뢰성 높은 발사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의 피에르이브 티시에 CTO가 현재 운용 중인 유럽의 상용 발사체인 ‘아리안’의 개발과정과 앞으로의 개발 방향을 발표했다. 아리안 스페이스는 유럽 12개국이 출자해 1980년 설립한 로켓 발사 전문회사로, 현재 전 세계 상업 발사체 시장의 50% 점유 중이다. 피에르이브 띠시에는 “아리안 개발 과정에서 항법 소프트웨어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검증 및 개량을 통해 ‘아리안5’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현재는 민간 우주발사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사 비용이 ‘아리안5’의 절반인 ‘아리안6’를 2020년 발사 목표로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시험발사체가 기립한 모습. 본 발사는 3년 후다. 사진 제공=과기정통부 

至難한 자체 개발의 역사

해외 사례 발표에 이어, 설우석 항공우주연구소 발사체신뢰성안전품질보증단장이 ‘누리호’ 시험발사체 개발현황을 소개했다. 설 단장은 “해외 선진국의 기술 이전 없이 자체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약 90회 이상의 지상시험을 통해 기술적 문제점 등을 극복했고, 이제는 성능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시험발사를 통해 엔진 비행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전문가 토론에서는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의 성공조건과 앞으로의 개발 방향이 논의됐다. 토론 참석자들은 “발사체 개발에서 중요한 점이 직접 제작을 담당하는 산업체의 기술경쟁력 확보”라며, “적어도 매년 1회 이상의 발사를 통해 산업체가 안정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민간기업 주도의 발사체 개발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에게 올해 10월 발사예정인 시험발사체의 비행모델이 공개 소개됐다. 시험발사체는 무게 52.1톤, 총길이 25.8m, 최대지름 2.6m인 1단형 발사체로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는 본발사체인 누리호에 사용되는 엔진과 동일한 75톤 액체엔진으로 이뤄지며 △비행성능 및 구조 △전자, 제어 등 서브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할 예정이다. 시험발사 성공 시 누리호 제작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주최한 노태성 인하대 교수(항공우주공학과)는 “독자 개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가 시험발사를 통해 엔진 비행성능을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첫 발사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지만 ‘시험’은 결과가 아닌 과정인 만큼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종 성공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발사체 개발을 위해 그동안 밤낮없이 노력해주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산업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목표인 2021년 본 발사까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도웅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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