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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전문가가 꼽은 도전과제 PBL⋯ 교수 역할에 질문 던지다
전 세계 전문가가 꼽은 도전과제 PBL⋯ 교수 역할에 질문 던지다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08.27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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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수법, 비결은? ② PBL
김민희 대구대 교수의 PBL 강의 수업 모습. 문제를 설정하기 위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 제공=김민희 대구대 교수

팀별로 모인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더니 차례로 각자가 정한 문제를 발표한다. 교수는 완성도를 보고 다음 단계로 이행할지 여부를 묻는다. 답을 찾는 것도 교수가 아닌 학생들의 몫이다. 

PBL(Problem-based learning)의 대두로 강의실 풍경이 변하고 있다. PBL은 학생이 교육의 주체가 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방식이다. PBL에서 교수는 학생들이 문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에 가깝다. 다소 낯선 교육방식이지만 교육학 전문가들은 미래 교육의 청사진을 그리면서 PBL을 빼놓지 않는다.

실제로 해외 대학들은 PBL이 가져올 교육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뉴미디어컨소시움(NMC)는 매년 전 세계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교육의 미래에 관한 호라이즌 보고서(Horizon Report)를 발간한다. 지난 15일에는 2018년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 보고서에서 71명의 교육 전문가들은 미래 교육의 중요한 6가지 도전 과제 중 하나로 PBL을 꼽았다. NMC는 “PBL 교육이 교수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경성대, 감성교육으로 특화된 PBL

최근 PBL 교육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대학은 경성대(총장 송수건)다. 최근 대학혁신지원사업(PILOT) 대상교로 선정된 경성대는 PBL 교육 중심의 교육혁신계획으로 주목받았다. 경성대는 “어떤 전공으로 입학하든 본격적인 PBL 중심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에는 경성대도 PBL의 효과에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해 열정학기제라는 이름으로 PBL을 도입한 뒤 괄목할만한 성과를 경험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실천적인 학습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열정학기제를 통해 로봇 팔을 만들어 보겠다는 공대 학생들부터 앱을 개발하고 반찬가게를 창업하겠다는 학생들, 약학 학술지에 연구논문을 게재하겠다는 학생까지 생겨났다. 이들은 공모전 입상, 앱 개발, 논문게재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성과를 바탕으로 경성대는 PBL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두 가지 전략을 세웠다. ‘감성교육 강화’와 ‘실생활 문제 끌어오기’가 그것이다. 김명록 경성대 기획조정처 부처장(경제금융물류학부)는 “PBL은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타인과 나의 감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술적 체험을 통한 협력적 감성을 경험하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생활의 문제를 수업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 경성대는 K-Star company라는 가상기업을 설립하고 기업에서 파견된 초빙교수들이 직접 직무 관련 문제를 제시하는 수업을 진행한다. 경성대는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동기와 창의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양대 ERICA 캠퍼스, 산학연계로 PBL 성과

PBL에 강점을 보이는 교수학습센터로는 한양대 EIRICA 캠퍼스 IC-PBL 센터(센터장 박기수, 이하 PBL센터)가 있다. 박기수 PBL센터장은 “일방적으로 지식만 가르치는 교육은 끝이 났다”고 선언한다. 그는 “수많은 지식을 조합하고 그것을 적용시키는 능력인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PBL센터의 운영에는 그러한 박 센터장의 철학이 녹아있다. 한양대 에리카의 PBL수업들은 기업에서 제안한 문제들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PBL센터에서는 이를 ‘시나리오’라고 부른다. 교수가 시나리오를 가져오면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기업이 다시 평가한다. 아디다스, 디즈니, 토니모리 등의 기업들이 PBL센터를 통해 시나리오를 의뢰해왔다. 자연스레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산업현장에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하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PBL 초보 교수를 위한 비법은?

PBL교육의 성과와 가능성은 매력적이지만 실제 수업에 적용하는 데 두려움을 가진 교수들도 있다. PBL센터는 이런 교수들을 위해 140여개의 PBL수업 운영 사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시나리오부터 학생들에 대한 평가와 솔루션까지 수업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IC-PBL 팁이라는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박기수 센터장은 “PBL은 원칙적으로 강의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며 “꼭 어떤 틀이 있어야 하는 교수들은 처음에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대학 교육이 변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면 시도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센터로 개별적으로 문의를 주면 프로그램 참관 등 도움을 주겠다”고도 덧붙였다.

김민희 대구대 교수가 PBL 교육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희 대구대 교수(교직부)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민희 교수는 지난해 12월 전국대학 PBL콘테스트에서 BEST 수업운영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교수법에 정답은 없다”며 “내가 알고 있는가를 어떻게 전달하는가보다 학습자가 어떻게 그 지식을 알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문제를 찾는 과정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팀별로 문제를 도출하고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수업의 핵심이다. 그러다보니 문제 자체가 수차례 바뀌거나 8주차 수업까지 문제를 선정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일단 문제가 선정되면 교수는 팀 구성부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 교수는 PBL의 성공 여부는 교수자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설명한다. 단, 여기서 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나 갈등조정자에 가깝다.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거나 팀 안에서 각자가 분명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수의 역할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학교 차원의 도움도 필요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PBL 수업의 적정 수강생은 30명 정도다.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전용 강의실이 마련되면 더욱 좋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전문가에 의한 피드백을 강조했다. 대안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가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면 수업의 성과는 극대화된다. 이를 위해 대학 내 다른 교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PBL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김 교수는 “교수들이 스스로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PBL 특강에 참여해서 방법론도 배우고 사례를 상호 공유하는 시스템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교수학습센터 역시 교수님들 요구에 맞춰 적시에 교수법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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