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살리겠다는 교육부, 전문대는 “못 믿겠다”  
전문대 살리겠다는 교육부, 전문대는 “못 믿겠다”  
  • 이해나
  • 승인 2018.08.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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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 발표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 공청회에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교육부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 공청회에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교육부

옥스퍼드대는 지난 2013년에 이미 20년 후 현재 일자리의 47%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되리라 예측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이하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올 1월 교육부·고용노동부 등 정부 7개 부처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8개 민간단체가 민관합동추진단을 구성했고, 지난달 마스터플랜 초안이 나왔다. 부산과 광주에 이어 수도권 공청회가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모든 전문대가 선도형 전문대 돼야”

“미래에도 여러분의 직업이 안녕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최보영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은 도발적 질문으로 발제의 포문을 열었다. 최 과장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불확실성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예상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해 직업교육·훈련 대상이 변경될 것 등을 마스터플랜의 수립 배경으로 꼽았다. 

마스터플랜은 중등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방대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전 생애에 걸친 직업교육·훈련에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한 것이 이번 마스터플랜의 골자다. 이 가운데 고등교육 영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선도형 전문대학 육성’이다. 폴리텍대와 전문대가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해 왔지만,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제안된 것. 특히 전문대는 공공직업훈련기관인 폴리텍대와 달리 사학 의존도가 98%로 높고, 재정 여건이 열악하지만 국가 지원이 부족했다. 마스터플랜은 앞으로 국가가 나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초역량교육과 전문기술교육을 강화한 선도형 전문대학을 육성·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정표 한양여대 기획처장은 그러나 “마스터플랜에서 선도형 전문대학의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는다”며 “사실 정부가 말하는 선도형 전문대학은 모든 전문대의 지향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대는 법령상 고등직업교육기관이므로, 선도형 전문대학만 별도로 육성·지원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전문대가 직업교육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학벌사회 조장한다”

김진모 서울대 교수(식물생산과학부)는 정부에 전문대의 역할과 기능 재정의를 요구했다. 정부는 학령기 학생 위주로 전문대에 진학시키려는 정책 기조가 있는데, 특성화고에서 전문대로 진학시키는 패러다임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선취업 후학습을 강조하고, 전문대를 이·전직과 재취업 특화기관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터플랜에는 선도형 전문대학을 육성하는 한편 4년제 국립대 전체에 후학습자 전담과정 개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정표 기획처장은 “직업교육에서 전문대와 일반대 간 교육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라며 “국립대 후학습자 전담과정 개설은 정부가 학벌사회를 조장해 전문대를 없애려는 시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2001년 대비 일반대 학생 수는 5천명이 늘어났고, 대학 수는 12%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대 학생 수는 11만4천명이 감소하고, 기관 수는 12.4%가 줄어들었다.

윤택준 유한대 교수(식품영양학과) 역시 학벌사회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급진적 대안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현재 한국 대학은 연구중심대학, 교육중심대학, 전문직업인양성대 등으로 계급화돼 있다”며 “평생직업교육·훈련이 정말 중요하다면 일부 특수대를 제외하고 4년제 대학을 전문대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희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삼육보건대·의료정보과)은 “2023년까지 전문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조절한다면 직업교육 질적 제고가 가능하다”며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최보영 과장은 “투자 로드맵이 나와 있지 않다는 지적이 옳다”며 “액션플랜에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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