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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연,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이름 바꾼다
정문연,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이름 바꾼다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3.06.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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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개정 논의 활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하 정문연)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문패를 바꿔 달 준비를 하는 동시에, 내부 혁신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몰리고 있다.

박병련 정문연 기획처장은 지난달 말 명칭변경을 위한 교수간담회가 열려 내부의견을 수렴했고, 내부 조정을 거쳐 가까운 시일 내에 명칭변경 및 개선 방향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영진의 의지가 분명할 뿐 아니라, 현 명칭의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는 몇몇 의견을 제외하면 구성원 대부분이 개칭과 내부 혁신에 합의하고 있어 이들의 개혁안은 조만간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처장은 "개정 시기, 차후 인력관리 등은 관련 정부 부처와의 조정이 필요한 부분들은 구체적인 사항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공개하기 어렵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개칭논의에 대해 정윤재 정문연 국제협력처장은 "한국학연구를 하는 연구기관으로서 그 역할에 맞는 명칭을 요구하는 여론이 내부에서부터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처장은 "그동안 정문연이 과거의 몇몇 과오 때문에 대외적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학연구의 세계적인 센터를 지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곳곳의 한국학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한국학 연구를 대폭 강화해, 한국학 연구와 보급에 있어 세계적인 거점 연구소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더불어 순수 연구기관으로의 정체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정문연의 명칭 변경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1997년 국회 국정감사 때 명칭개정 문제가 거론됐다. 한국학을 연구하는 기관의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명칭이 '더 아카데미 오브 코리안 스터디스'라는 영어 명칭과 일치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정문연에서는 교수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중앙연구원'으로 명칭개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명칭의 역사성과 그간 연구업적을 고려했을 때 변경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논의가 중단됐다.

정문연은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설립된 이후 유신정권의 국가지배 철학을 만들고 유포했다는 인식이 있는 터라, 이들의 의지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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