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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學을 死學으로 만든 비리대학 바로잡겠다”
“私學을 死學으로 만든 비리대학 바로잡겠다”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3.05.3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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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홍렬 청주대 신임 교협 회장

비리 혐의 등으로 물러난 김준철 전 이사장의 아들 김윤배 씨가 청주대 총장으로 취임한 지 일년 반이 지났다. “네 차례의 감사를 통해 밝혀진 비리 내역이 엄청나기만한데, 청주대에서 개선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청주대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며 새로운 진용을 꾸린 청주대 교수협의회 신임 회장 손홍렬 교수(64세,사학과·사진)를 만나보았다.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청주대 근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와이프는 힘든 걸 왜 또 맡았냐고 잔소리하더군요(웃음). 지난 교협 회장 황청일 교수, 그리고 전에 교협회장을 맡은 적이 있는 저와 이해복 교수, 이렇게 셋이 공동 교협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셋 다 학교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협 활동이 앞으로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최근에는 교육부총리 면담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발족된 ‘김윤배 퇴진 및 청주대학교 비리척결 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시민 6천명의 서명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석학원 및 청주대학교의 부정과 부패’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낸 것도 작은 성과라면 성과입니다.” 

△최근 10여년간 지속된 청주대 사태의 원인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마디로 해결된 사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와 감사원이 확인한 횡령 토지가 1백95필지, 공시지가 1백35억원대에 이르지만 소멸시효를 이유로 반납하지 않은 것이 그 중 1백86필지입니다. 2001년 감사 결과 김락형 이사장과 법인 과장 등이 업무상 배임죄로 형사 고발당했지만 5백만원 벌금 외에는 ‘경고’라는 극히 미미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항소 중입니다. 김준철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횡령 재산 환수를 위해 싸운 전 교협 회장 박정규 교수는 1998년에 재임용 탈락된 뒤 아직까지 복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만, 교육자의 자리에서 횡령을 일삼은 아버지가 학위를 날조하고 논문을 표절한 아들을 대학 총장으로 앉혀놓은 것, 그리고 그것을 묵인하는 교육부, 바로 이것이 청주대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입니다.”

△김윤배 총장이 취임한 지 1년 반 정도가 지났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취임하면 다시는 삼창토건에 공사를 맡기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삼창토건이 1백52억원 규모의 학교기숙사 공사를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수주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교협 등 학내 반발로 무산됐습니다만, 삼창토건은 원래 청주대 재단 소속 수입사업체인데 언젠가 슬그머니 김씨 일가의 개인재산으로 바뀐 회사입니다. 주식의 1백%를 김씨 일가가 갖고 있고, 청주대와 산하 중고등학교 공사를 독점해왔고, 그 중 1백%가 부실공사라고 회자되는 회사죠. 김윤배 총장이 사장으로 있는 충북석유도 역시 수의계약으로 유류 공급을 독점해왔고, 98년부터 2001년까지만 5천여 만원의 유류구입으로 학교 측에 손실을 끼쳤음이 2001년 감사에서 지적됐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재까지 유류 공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윤배 총장의 논문 표절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신 학위 가짜 아니냐고 비난해도 아무 말 못하는 총장이 무슨 권위로 진짜 학위를 주겠습니까. 다른 논문들을 오려붙이다시피 한 논문으로 논문심사도 받지 않고 청주대에서 엉터리로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교육부 감사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도 인정된 사실이고, 본인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앞으로 그가 엄정한 학사관리를 부르짖을 수 있겠습니까. 김윤배 씨가 총장으로 취임한 후 의식있는 일부 학생들은 해마다 그가 수여하는 졸업장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교수들은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 이가 총장으로 대학을 좌지우지 하니 교수들이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청주대의 명예를 지키려면 당연히 학위는 취소돼야 하고 총장은 즉시 물러나야 합니다.”

△교육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3대 비리사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청주대, 계명대, 한려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국정감사를 네 번이나 받고, 감사원 감사까지 받은 대학은 한국에 청주대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전혀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교육부 탓이라고 봅니다. 이제 제발 변화해야 합니다. 비리 사학의 행태는 교육부가 더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대학들을 그대로 둔채 교육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피해는 누구에게 갑니까. 비리사학 척결, 사립학교법 개정에 나서면 교육부에 대한 교육구성원들의 신뢰는 저절로 싹틀 겁니다.”

△교협이 요구하는 사항은 무엇입니까.

“재단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만 해야지 ‘학교는 내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사건건 간섭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최소한 인사·행정권은 총장에게 있어야 합니다. 청주대의 경우로 한정시켜 말한다면,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합니다. 김윤배 총장은 물러나고, 삼창토건이나 충북석유의 개입도 중지해야 합니다. 이렇게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일단의 해결책은 관선이사 파견입니다. 청와대, 국회, 감사원, 교육부, 언론기관 등에 도움을 요청하고 힘닿는 데까지 뛰려고 합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후배 교수들이라도 정상적인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해놓지 못하고 떠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습니다. 이제 청주대 사태의 끝을 봐야겠다는 각오로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대학 사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약력 : 1939년 生. 고려대 학사. 고려대 석사, 경희대 박사. 충북교육회 이사. 청주대 교육문제연구소장. 청주문화원 이사. 현재 구암학회 부회장. 대한의사학회 이사,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장. 사교련 정책위원장. 사학국본 사교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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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추 2003-06-04 13:42:48
손홍렬교수님의 의로움에 경의를 표하면서 학원민주화투쟁이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경기도 군포시의 순복음재단의 한세대학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교육부의 방관과 협조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입니다. 총무처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 조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2002년에 받았고, 올해 IT학부 부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박사학위도 원격강의로 받을 수 있는건가요? IT학부 강의경력이 전무한 사람도 부교수로 전격채용 된다는 것이 가능한가요? 더구나 지난 한세대비리고발로 교육부의 특별감사에서 총장과 함께 중징계를 받은 사람입니다. 교육부의 비호없인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총장(김성혜)비서의 남편이고 총장은 조용기목사의 부인이거든요.
대한민국 사립대학의 민주화가 교육개혁입니다! 승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