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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치르는 ‘분리형 수능’, 현행 대입 3요소 유지 카드 될까
두 번 치르는 ‘분리형 수능’, 현행 대입 3요소 유지 카드 될까
  • 이해나 기자
  • 승인 2018.03.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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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평가학회 학술세미나 「2022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과 쟁점」

고교가 대학입시 준비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6일 서울교대(총장 김경성)에서 열린 한국교육평가학회(회장 지은림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 주최 「2022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과 쟁점」 학술세미나에서는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재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는 “고교 교육이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려면 수능 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등 수능 절대평가제에 동의하는 교육단체도 많다. 

그러나 지난해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 책임연구자였던 이규민 연세대 교수(교육학부)는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고교 교육이 입시 위주에서 벗어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능 절대평가제 대신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혼합된 수능Ⅰ·Ⅱ로 나눠 치르는 일명 ‘분리형 수능’ 대안을 제시했다. 
 

수능Ⅰ은 공통 과목 절대평가, 수능Ⅱ는 선택 과목 상대평가

분리형 수능은 수능Ⅰ과 수능Ⅱ를 분리해 치르는 방안이다. 수능Ⅰ은 국어·수학·영어·한국사·통합사회·통합과학 등 6개 공통교과를 다루며, 수시 전형 전에 실시해 절대평가로 결과를 제공한다. 수능Ⅱ는 사회·과학·직업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 과목 가운데 학생이 선택한 과목에 응시하는 방안이다. 수능Ⅱ에는 논술 과목이 도입되거나 선택 과목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이 도입된다. 수시 전형 결과 발표 후 정시 전형 전에 치러지며, 상대평가가 이뤄져 수능 정시 전형에 결과를 제공한다.

이 교수는 분리형 수능 제안 배경에 대해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절충안이 필요하다”며 “2022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인한 2025학년도 수능 개편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유연한 수능 체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분리형 수능이 도입된다면 대입 절차는 수능Ⅰ 시행→수능Ⅰ 결과 발표(절대평가)→수시 전형 응시→수시 결과 발표→수능Ⅱ 시행→수능Ⅱ 결과 발표(상대평가)→정시 전형 응시→정시 결과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수시 합격 여부가 수능Ⅱ 전에 발표된다면 수시 합격생은 수능Ⅱ에 응시할 필요가 없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학 입학 정원 중 수시 전형 인원의 비중은 80%, 정시 전형 인원 비중은 20% 수준이다.

민경석 세종대 교수(교육학과)는 분리형 수능을 현실적 개편 방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수능Ⅰ·Ⅱ의 분리 시행은 수험생에게 부담이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수능Ⅱ 시행 전 수능Ⅰ에 기반한 수시 전형 발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학생이 수능Ⅰ·Ⅱ에 응시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능 절대평가제는 곧 정시 전형 폐지”

이 교수는 대학입시의 주요 전형 요소를 △고교 산출 전형요소(학생부 교과·비교과) △국가 산출 전형요소(수능) △대학 산출 전형요소(논술·면접) 세 가지로 명명했다. 그는 이어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 찬반 의견 대립은 수능의 영향력을 축소하느냐 유지·확대하느냐 하는 의견 대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봤다. 수능 전 영역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현행 정시 전형의 유지는 어려워진다는 것. 즉 수능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정시로 구성된 현행 대입제도의 한 축이 무너질 수도 있는 전면적 변화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고교 특정 시기에 학생부를 관리하지 못한 학생에게도 재도전 기회가 필요하고, 학생부 종합 전형의 신뢰도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현행 정시 전형을 유지해야 할 필요와 요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수능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이 도입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시험에서 평가받는 것이 일치돼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면서도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상대평가하면 채점자나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능을 두 번 치름에 따라 수험생의 학습 부담이 상당히 커지겠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전 교과 9등급 절대평가 도입과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서열화된 점수를 제공해 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운영해야 한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정명채 前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지원실장은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수능 개편안 계획 수립은 불가능하다”면서도 “학생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교육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최고가 아닌 최선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현재까지 네 차례 개최된 대입정책포럼에서 제안된 안을 종합하는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8월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해나 기자 rhn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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