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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구독료 인상에 속 앓는 대학도서관
논문 구독료 인상에 속 앓는 대학도서관
  • 최성희
  • 승인 2018.02.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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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구독료 문제, 해법은?

학술논문의 구독료 인상을 놓고 대학도서관과 학술DB업체(이하 업체)들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장호성, 이하 대교협)와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회장 우찬제, 이하 대도연) 컨소시엄 전자정보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공동위원장 박금분·강권익)는 공동구매 구독료 협상이 결렬된 3개 업체(Science Direct, ()누리미디어, 한국학술정보())와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의견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비대위는 전체 구독총액의 1/5이상을 차지하는 Science Direct(Elsevier)와의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2018년에 인상률 이외의 조건에 대해 연구·검토해 2019년 반영하는 것을 전제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 국내 주요 업체인 누리미디어(DBpia)9.6%, 또 다른 업체 한국학술정보(Kiss)4년제 대학 기준 7.04~8.05%의 인상률을 올해 협상에서 제시했고, 비대위와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비대위는 이들 두 업체와의 구독 계약을 개별기관에 맡겼다.

대학도서관과 업체들의 힘겨루기는 매년 반복됐다. 그도 그러할 것이 전자자료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08565억 원’161563억 원). 학술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해 대학도서관의 자료구입비 대비 전자자료(Web DB, 전자책, 전자저널) 구입 비율은 65.5%.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전자자료의 구독료도 꾸준히 올랐다.

과도한 구독료 인상을 억제하고 양질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컨소시엄 참여 대학도서관들 중 일부는 지난 달 이들 업체들을 상대로 구독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비대위 위원을 지낸 서울지역 A사립대 도서관 관계자는 우리 대학도서관은 지난 달 1일부터 10여 일간 해당 업체에 대한 보이콧을 진행했으나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민원이 심해 결국 업체들이 제기한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다행히 환율이 낮아진 덕에 올해에는 구독 종수를 줄이지 않을 수 있었다. 인상률이 현실적인 선에서 조정됐으면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B사립대 도서관 관계자는 정작 연구논문의 저자들도 자신들의 저작물의 판권이 어디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업체들이 Open Access자료와 중도에 출판이 중단되는 정기간행물에 대한 금액까지 패키지상품으로 대학도서관에 판매해 이윤을 보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더했다. 논문을 쓴 연구자도 자신의 논문을 보기 위해 구독료를 내는 상황도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연구물 유통구조의 패러다임이 변해 업체들이 논문을 보는 불특정 다수에게 콘텐츠에 대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 구조다”고 진단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는 학술논문은 지식인들이 생산한 지적생산물로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다. 연구자들도 이용지수를 위해 점차 Open Access로 저작권을 풀고 있는 상황이며 점차적으로 공공기관이 이를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학회 관계자도 학회의 열악한 운영사정에는 현재의 유통 시스템이 일정부분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연구자와 시민들은 연구 자료에 대한 접근권이 차단돼 개인의 연구 활동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말했다.

 

억울함 토로하는 학술DB업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술DB업체가 매년 구독료 인상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리미디어 관계자가 제시한 가격인상에 대한 근거는 콘텐츠의 양적·질적 증가 콘텐츠의 높은 효용성 검색 및 원문 이용을 높이기 위한 신규서비스 구축 연구환경 지원 및 연구성과 홍보 고객지원과 이용교육 진행 등이다. 그는 대학의 고통을 분담해야한다는 면에서 업체가 제시한 인상률이 높다는 평을 받을 수 있지만, 1850억 원 정도의 해외 전자자료 구독 총액에 비해서 DBpia의 구독 총액은 50억 원대로 크지 않은 편이라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종이출판사들이 발간 도서를 늘리듯, 우리 업체는 서비스하는 학술지를 매년 늘려가고 있으며, 학회에 저작권료와 학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업체에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나 데이터마이닝, 개인맞춤형 서비스 등 제반 비용에도 투자하고 있다. 전체 구독 예산의 7% 정도에 불과한 국내 전자자료의 가치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창원 대도연 사무총장은 대학등록금은 10년간 동결됐고, 대학도서관 예산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저널의 가격이 일방적으로 상승하면 대학도서관들은 견디지 못할 것이라면서 합리적으로 투명한 가격책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 라이선스 지원이 필요하다고 교육당국이 중재에 나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성희 기자 is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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