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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대회, ‘사스’에 손발 묶였다
국제학술대회, ‘사스’에 손발 묶였다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3.05.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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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하반기로 미뤄…참가 예정자들도 등록 안해

올해 개최될 예정이었던 국제 학술대회들이 중국발 전염병 ‘사스’의 영향으로 잇따라 연기되거나 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학계가 울상이다.
대한소화관운동학회는 지난 3월에 열기로 했던 학술대회를 발빠르게 취소했다. 세계 16개국에서 참가하기로 했던 학자들의 입국이 불투명해졌을뿐만 아니라 국내 학자들도 참석을 꺼려한 것이다. 학회 측은 학술대회를 취소하고 먼저 입국했던 발표자들은 모두 돌려보냈다. 학술대회는 11월로 미뤘다. 4월 25일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심포지엄도 사스 때문에 취소됐다.

대한전기학회는 6월로 예정됐던 ‘IFAC 전력 계통제어 심포지엄 2003’을 9월 또는 12월경으로 연기했다. 한국신뢰성학회도 6월로 예정된 국제 워크샵을 12월경으로 연기했다. 고려대 부설 환경기술정책연구소는 19일 회의를 열어 오는 6월 열기로 한 ‘제6차 국제수질학회 고농도 질소 및 농축산폐수처리 특별 심포지엄’의 연기 여부를 결정짓는다.

아시아 태평양 감염 연구재단(ARFID)이 지난 1일부터 개최하려 했던 ‘제4회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ISAAR2003)’ 일정도 오는 7월로 서둘러 변경됐다. 세계 30개국, 1천2백여명의 참가자가 사전등록을 마쳐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의료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사스로 손발이 묶인 상태다.

한국응용곤충학회가 주관하는 제20회 국제화학생태학회와 제3회 아시아태평양 화학생태학회의 공동 국제학술대회는 오는 7월로 예정됐으나 조만간 회의를 거쳐 연기 또는 취소할 예정. 운영위원회 부경생 서울대 교수는 “3백여 명으로 예상했던 해외 참석자가 고작 40명밖에 등록하지 않아 취소될 학률이 크다”라고 전했다.

일정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사스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 참석자들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한국화학공학회 분리기술부문위원회 흡착분야와 연세대 화학공학과가 공동개최하는 제3회 아시아 태평양 흡착 과학 및 기술 학술회의는 참석자가 줄고 특히 거물급 학자들이 대거 불참을 통보했으나 예정대로 오는 25일 개최할 계획이다.

22일부터 25일까지 동신대에서 열릴 ‘IEEE 초고속 네트워크 및 멀티미디어 통신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한 이명옥 동신대 교수는 “학술대회를 강행하긴 하지만 인원은 크게 줄 것이다. 중국 학자가 오느냐고 묻는 전화도 걸려온다”라며, 사스 피해가 학계에도 번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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