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도서유통사업 시작... 해외 대학출판부들과 번역 교류 모색"
"공동 도서유통사업 시작... 해외 대학출판부들과 번역 교류 모색"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7.11.27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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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출판부 변화 모색하는 장종수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교는 한국방송통신대다. ‘농학과 교수’로 프린트가 된 명함을 내미는 장종수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은 주말 수업 때문에 지방에 내려갔다가 인터뷰 당일 아침에 학교로 올라왔다. 가까스로 만날 수 있었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학교 특성 때문에 토요일, 일요일에도 꼬박 지방에서 면대면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장 이사장은 올 3월 방송대출판문화원장을 얼떨결에 떠맡게 됐다. 이사장교이기 때문에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직도 당연직으로 짊어져야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집안 살림도 파악하지 못했는데, 전국의 60여개가 넘는 한국대학출판협회를 맡아야 한다니, 기가 막혔다. 김정규 사무국장이 옆에 있어서 용기를 냈다. 회피하기보다 (매출)규모가 큰 방송대출판문화원을 믿고 한 번 해보자 결심했다.” 장종수 이사장에게 대학출판부의 가능성, 발전 방향 등을 물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대출판문화원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김정규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사무국장이 함께 자리했다.


글·사진 최익현 편집국장
정리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지난 3월부터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직을 맡으셨다. 67개 회원교가 참여한 한국대학출판협회는 비록 규모면에서는 일반 출판사들의 모임에는 견줄 수 없지만, ‘대학’을 교두보로 삼은 전문 출판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협회 이사장직을 맡게 된 소감은?

“기가 막혔다. 솔직히 말하면 답답한 게 우리학교 출판문화원 자체도 파악 못한 상황에서 3월에 발령받자마자, 집안 살림도 파악 못했는데 회원교가 60여개가 넘는 협회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니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아마 전임원장들도 다 그게 부담스러워서 맡지 않으셨을 것 같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김정규 팀장(협회 사무국장)이 있으니 믿고 같이 가보자 해서 덜컥 맡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맡아야 할 일이었다. 하지 않겠다고 회피하는 것보다 다른 대학도 힘들텐데, 어찌 보면 우리 출판문화원이 규모가 크니, 한 번 해보자 결심했다. 얼떨떨하다.”

 

△ 출판이 위기라는 말들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지금, 이사장께서 생각하는 대학출판부의 가능성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실제로 대학출판물을 접한 건 대학 다니면서였다. 타 대학 출판물로 처음 접한 게 이화여대출판부에서 나온 책이었다. 우리 집에 1930년대 이대출판부에서 간행한 한글목판본 영인 전집이 있었는데, 이런 게 있네 하고 놀란 걸로 기억한다. 대학출판부 하면 학교마다 독특한 장점들이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 영인본 기억이 떠오르면서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다시 인식하게 됐다. 과거의 풍성했떤 기억들을 반추하면서 미래를 살펴나가면, 새로운 모색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아 한번 해보자. 이게 제일 솔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 이사장께선 ‘축산학’을 전공한 과학자다. 도전과 실험, 검증에 익숙하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안에 접근할 것 같은데. 

“그렇다. 나는 전공이 축산이다. 축산 하면서 실험들 하다보니까 특히 대동물로 실험하고 미생물로 실험하는데, 과감하지 않으면 다친다. 소나 닭을 잡아야 하는 순간 확 잡지 않으면 잡힌다. ‘이솝우화’에도 나오지만 억새풀을 꽉 잡으면 안 다치는데 살짝 잡으면 다치듯이 실험하는 사람들은 똑같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투자할지 말지를 과감하게 판단해야 한다. 3월에 출판문화원에 왔는데, 과거의 원장님들과 조금 다른 게 조금 무모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웃음). 확확 덤벼드는 게 있을 거다. 출판문화원 팀원들의 의견 들어가면서 함께 나아가고 있다.”

△ 최근 출간된 <대학출판>(한국대학출판협회보) 제 60호에 ‘취임 인사를 대신하여’라는 글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글인데, “공동으로 뭉쳐서 큰 덩어리를 이루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면서, ‘도서유통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어떤 사업인가.

“일단 ‘도서유통사업’이 그런 공동 추진물인 건 맞다. 일단은 전자책 유통이다. 펀딩 받아서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 전체 공정의 30퍼센트 정도 왔다고 볼 수 있다. 각 대학 출판부에서 전자책 만드는 거 보면 매우 다양하다. 워낙 색깔들이 짙다. 예를 들면 한국외대 같은 경우 어문학 계열이 확 눈에 띄게 발달돼 있고, 연세대의 경우도 어문학 계열, 국어학 쪽, 계명대의 경우 지역특성에 관련된 향토학이랄까 이렇게 각 대학별로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걸 협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유통하자는 거다. 각 대학별로 독자를 만나는 것보다 함께 같이 독자에게로 가보자는 거다. 종이책도 회원교들과 계약체결한 상태다. 실제로 판매를 시작했다. 도서유통사업의 주체는 협회가 된다. 협회 차원에서 마케팅을 하는 거다. 지금은 이사장교가 주축이 되지만, 향후 전문적인 ‘협회 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상당히 기대되는 작업이다. 도서유통사업 하나로만은 부족하지 않나. 대학출판부 편집자들 내공이 많은데, 추가적인 아이디어도 있을 것 같다.

“글쎄 이거 하나도 지금 시작단계기 때문에……. 30퍼센트라 하지만 100프로 안 되면 시작한 게 아니다. 물론 아이디어가 있긴 하다. 각 대학출판부별로 자활하기 위해 뭔가 모색하자는 것이다. 마케팅이 부족한 곳이 있는가 하면, 실력과 내용은 있는데 재원이 부족한 곳도 있고. 지난 11월 대학출판부 연수회에서 이런 논의를 꽤 심도 있게 했다. 출판이 본질이긴 하지만, 좋은 책을 내기위해 매출을 확대하는 부가사업 아이디어가 있었다. 실제로 고려대나 연세대, 이화여대 같은 곳에서는 출판 외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정보도 공유하면서, 양질의 출판을 위한 다각적인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있다. 협회 살림이 좀 풍족해지면, 회원교 출판부를 적극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 대학출판부가 활성화되려면 역시 인원, 예산, 전문성 등이 충족돼야 한다. 대학 외부 즉 일반 출판사들의 모임인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선 ‘출판기금’을 조성하려고 한다. 발전의 마중물인인데, (사)한국대학출판협회도 기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협회에 기금은 없다. 대학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니 한정된 살림인데, 따로 기금을 조성한다는 건 어렵다. 다만, 어떡하면 기금 같은 걸 늘릴 수 있을지, 하다못해 상품을 만든다던지, 유통을 같이 하면서 마진을 좀 뗀다든가 고민하고 있다. 다른 판매루트보다 각 대학 출판부들이 좀 더 이익 남기면서 협회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기금까지는 아니더라도 협회 살림이 풍성해져서, 대학출판부 정례 세미나때 회원교 편집자들이 경비 걱정 없이 올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지 않을까. 또 기금에 대해서 걱정되는 게 있다. 외부로부터 기금을 받게 된다면, 마치 국가에서 세금으로 연구비 받아서 연구과제 연구하듯, 거기에 뭔가를 내놔야만 하는 형식적인 방식으로 운용되는 건 아닐까 하는 점이다. ‘기금을 위한 사업’으로 흐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 <교수신문>이 진행한 2015년 10월 대학출판부 의식조사에서 편집자들은 대학출판부가 경쟁력 있으며, 자신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문제는 인원, 예산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지혜가 필요한 사안이다. 한정된 대학 예산으로 운영되는 대학출판부는 분명 한계가 있다. 기계적 증원, 증액은 어려우리라고 본다. 이런 건 어떨까. 각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대학출판부가 제공하는 방안이다. 한국외대의 경우를 보자. 전자책이 학생들과의 교감 위에 놓여 있다. 강의가 책과 연계돼 아이패드로 주고받는 형식이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반드시 추가적인 전문 인원과 예산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책과 연계되는 복합적인 시스템을 학교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학교 당국을 설득하는 방법이다. 우리도 지금 다른 시스템을 만들려고 오는 12월부터 R&D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 대학교육은 책이 아닌 책의 형태로 가고 있지 않나. 이런 흐름들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물려나가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대학을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 저자 문제도 대학출판부가 해결해야 할 것 같다. 국내 저자들은 교재는 대학출판부에서, 알곡은 모아서 일반 출판사에서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카데미의 좋은 저자를 데려오는 노력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잘 나가는’ 저자들이 대학출판부를 경시하는 것인지.

“아무래도 이 문제는 일반화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저자들의 선택에 대해 뭐라 할 수는 없다. 다만, 대학출판부에서 책을 내면 일반 출판사에 비해 판매가 저조할 것이라는 선입견 같은 게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지금 우리 협회에서는, 우리가 만드는 책들을 다른 나라에도 팔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다. 번역서를 만들어서 일본 대학출판협회를 통해 일본에 내놓고, 한국은 일본 책을 가져다 내놓고, 이렇게 아시아권, 미국, 유럽까지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 출판사의 책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고. 그렇지만 국가간 대학출판부가 네트워킹된 (사)한국대학출판협회라면, 좀더 다른 모색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 11월 한일 대학출판부 세미나에서 서로의 책을 번역할 때 로열티를 최대한 낮추고 경제적인 거 보전해주자고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종의 ‘동아시아 번역공동체’를 지향하는 거다. 한중일 대학출판부에서 서로 좋은 책들 상호 번역해서 출간하면 발전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일본 호세이대에서 제주 4·3건 관련한 책을 많이 냈던데, 필자가 한국인, 일본인 등 다양하다. 국제적 필진들을 모아서 기획물을 내놓는 것도 좋다고 본다.”

△ 임기 2년은 금방 지나갈 거 같다. <교수신문> 900호는 ‘대학출판부의 도전’을 다시 특집으로 잡았다. 대학출판부의 성과를 보여주고, 일반 학술출판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대학출판부가 이런 책을 만들고 있다는 거 보여주고자 한다. 협회 이사장으로서, 대학출판부에 종사하는 편집자들, 그리고 아카데미의 교수,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한국의 대학출판부라는 조직은 천차만별이다. 천차만별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는 그래도 규모가 있는 편인데도 30명이 안 된다. 다른 곳은 한두 명이다. 다들 고군분투하는 걸로 안다. 독자가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의 독자인 대학생은 미래에도 대학출판부가 만든 책을 읽을 수 있는 미래의 독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출판부는 현재와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비록 힘들더라도 말이다. 독자들의 미래, 한국의 미래 학문에 투자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다들 열심히 하고 계시다는 걸 잘 안다. 함께 미래를 만들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교수님들에게는 이런 말씀 드리고 싶다. 돈 될 것은 일반 출판사에서 내고, 돈 안 되는 책은 대학출판부에서 내고 계신데, 이제는 협회 차원에서 도움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대학출판부를 적극 활용해 주십사고 말이다. 좋은 책이라면, 외국의 대학출판협회와 연계해서 번역서를 내 해외 곳곳에 각국의 언어로 소개할 계획이다. 각자 소속하신 대학의 출판부에 좋은 원고를 지금보다 좀더 많이 투고해주시면 좋겠다. 또, 교수들은 어느 순간, 때가 되면 학교 보직을 맡게 되는데, 그때 대학출판부에 좀더 지원해서 대학출판부가 대학문화의 최전선,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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