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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사고 팔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교육은 사고 팔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3.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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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루이 베베르 프랑스 교원노동조합 교육연구소장


“상인들은 늘 교육이란 성전의 문 앞에 캠프를 차렸다.” 루이 베베르 프랑스 교원노동조합 교육연구소장이 지난 6일 ‘WTO 교육개방 반대 투쟁이 국제 연대를 위한 국제교육포럼’에서 ‘교육의 상업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 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거래 과세 연합(ATTAC)’의 창립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루이 베베르 소장은 ‘WTO 교육개방 반대 운동’이 ‘반 세계화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아탁’은 “국제적 금융거래에 일정액의 세금을 부과해 그 세금으로 제 3세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등의 슬로건을 제시하며 1998년 이후 반세계화 운동을 주도해온 단체다. 

△ 교육개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루이 베베르. /
“프랑스 교원노동조합과 ‘아탁’에서 ‘WTO 교육개방’은 주요하게 다뤄지는 현안 중의 하나다. 교육 개방은 사적 이윤추구 논리가 침투해서는 안 되는 공교육 제도를 흔들고 있다.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을 펼쳐왔던 ‘아탁’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자본주의의 침해’ 가운데 하나로 ‘WTO 교육개방’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의 신자유주의적 흐름은 지구촌, 환경, 사회를 파괴하는 세계화다.”

△ GATS(서비스무역일반협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GATS는 모든 서비스를 지속적이고 구조적으로 상업화하고 서비스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정책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체제이다. 공공서비스를 시장질서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 에너지, 의료, 교통 등 공공서비스의 개방이 이뤄지면, 자본의 논리에 따라 빈부간의 불평등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 한국의 교육 시장이 개방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내국민 대우가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국립학교와 사립학교 모두에게 지원금을 줬지만, 개방되면 사립학교에 지원금을 주기 위해서 외국기업에도 똑같이 지원을 해야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정부의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사립학교가 80~90%를 차지하는 한국적 상황에서 본다면, 이는 공교육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 ‘WTO 교육개방’에 대해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은 사고 팔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이 GATS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프랑스 교원노동조합과 같은 교육시민단체들이 교육의 국제교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시장화·상품화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은 교류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WTO 체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 개방은 마치 사기업이 수익성에 따라 상품을 공급하는 것처럼 교육을 제공하는 등 길을 잘못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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