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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에 열정 쏟는 여건 만들어야죠”
"학문에 열정 쏟는 여건 만들어야죠”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3.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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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영어영문학회 제26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영옥 교수

▲이영옥 교수 /
“우리의 목적은 ‘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것이었죠.” 1954년 설립된 한국영어영문학회는  1958년 이후 매년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1962년부터는 각 지방의 ‘지회’ 설치에 나서 지방 연구활동을 독려하는데 앞장섰다. 26대 회장으로 취임해 바쁜 일정을 보내는 이영옥 성균관대 교수(58,영어영문학과)에게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영어영문학회는 국어국문학회와 함께 전후 한국 어문학의 양대 산맥 역할을 해왔습니다.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데, 임기 중 학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예정이십니까.

“대단한 명예입니다. 한국영어영문학회는 2천여명의 회원과 1955년 창간 이후 한번의 거름 없이 나오는 학회지를 가진 학회입니다. 창립 50주년을 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학회 정보화를 추진해 국내외적으로 학문의 교류가 신속, 수월해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 일찍부터 지방 분회의 학술활동을 체계적으로 실행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영어영문학회가 가진 남다른 특색이라면 연간 2회 개최하는 학술발표회를 봄에는 서울 소재의 대학에서, 가을에는 지방 소재의 대학에서 개최하는 전통을 형성했다는 점입니다. 1999년부터는 연1회 2박3일의 연찬회를 지방에서 크게 개최하고 있습니다. 참석하는 회원 수가 3백여명을 훨씬 넘고, 약 1백50편의 논문이 발표되니 꽤 큰 규모죠. 학회 정관에도 다른 학회들보다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각 지회의 지회장들을 비상임 부회장으로 모시는 제도죠. 거기에 각 지역에서 두루 학회 운영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지방의 교수님들을 상임이사로 모시고 있습니다.”

△ 영어영문학자들을 한번쯤 고민케 했을 ‘이 땅에서 영어영문학하기’의 문제와 관련, 학회가 지난 50년간 쌓아온 정체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문학을 전공하는 교육자이자 학자로서의 갈등은 가지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영어영문학의 연구내용을 소개하고 인문학적 바탕에서 연구하는데 충실했습니다만, 이제 외국인 학자로서 영문학의 본령에 도전하는 학자도 늘고 있고, 나름대로 축적된 학문적 역량도 큽니다. 또 한국어문학과의 관계에서 영어영문학의 역할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외국의 언어와 문화를 아는 것이 곧 자국의 언어와 문화, 정체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인식의 계기가 된다는 것은 중요한 점입니다.”

△ 여성학자로서 모학회 학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학계의 여성학자들을 위해 어떤 제도와 인식들이 시급하다고 보시는지요.

“대학이나 학회 운영상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성이 소외돼온 경향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죠. 특히 한국영어영문학회는 수도권과 지역, 소속학교, 각자의 구체적인 전공, 남녀회원 비율 등을 배려하며 합리적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영미문학을 전공하다보니 서구의 평등주의적인 측면을 많이 접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재정구조를 탄탄히 하고 회원들의 저조한 참여를 높일 해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한국영어영문학회의 재정상태는 인문사회분야의 학회로서는 건실한 편입니다. 회원들의 참여율도 그렇지만, 회비 납부율도 높습니다. 1978년에 학회 사무실을 구입했던 것도 다행이었죠.(웃음) 그러나 앞으로 회비 대비 재정의존도를 더욱 낮출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교수사회와 영어영문학계의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계승할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들을 다음 학자들에게 더 많이 물려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학회가 회원분들의 교육과 연구에 도움을 주고 마음 편히 학문에 매진할 수 있는 배경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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