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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균 교수의 저서에서 읽어내는 토착사회학
김진균 교수의 저서에서 읽어내는 토착사회학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3.0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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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연속인터뷰-그가 남긴 자리
 

“다시 한번 우리 학문의 주체성을 세우는 일, 그 기초를 닦는 일을 생각하자. 문제해결의 힘을 ‘외세’에서 찾지 말고 안에서 모든 질곡을 지고 사는 사람들의 힘을 살려내는 데서 찾아가야 할 것이 아닌가? 이것은 ‘개항’ 이후 적실하게 가르쳐주고 있는 역사적 교훈이다. 다시 돌아가서 생산과정과 통신과정이 급속히 국경의 주권을 넘어서서 넘나드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의 두뇌를 길러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조건과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두뇌를 길러내자. 한번 세뇌되면 그것을 씻어내기란 어려운 것이다.” (142쪽)

“사회학은 미래도 내다보는 영역을 구축하였다. 미래사회학이 우리나라에 이름을 나타낸 지도 꽤 오래 되었다. 분단된 한국사회에서는 그 미래가 당연히 ‘통일’로 가야 될 것 아닌가! 앞에서 검토한 모든 대안적 시각(이론)의 유용성도 -적용이 아니라- 결국 우리가 ‘통일’로 가는 데 맞추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학의 역사성은 여기서 회복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분단시대, 일제의 침략시기 그리고 그 이전 조선왕조 사회조차도 새로운 차원에서 연구될 수 있고 학문과 역사의 연속성이 구축될 것이다. 분단과 통일은 우리 사회의 특수한 문제로서 여기에 대한 적절한 고찰 없이는 우리 사회학은 주체적으로 관찰할 수 없다. 한국 사회학의 과제는 우리를 이 한스러운 구조적 상태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통일된 사회, 즉 자유·평등·사랑이 점차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사회로 변화시켜가는 데 이바지하는 지식과 실천적 방법을 제공하는 일이다. 불신이 없는, 소외된 계층이 없는, 빈부의 격차가 없는 통일된 사회를 이룩하는 것은 민족적 통일사회로 향한 점진적 실천이기 때문이다.”(197~198쪽)

“사실 사회과학의 학문적 풍토에 대한 반성은 비록 산발적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자주 있었다. 특히 1980년대 초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비교적 구체적인 반성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러한 반성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우리의 학문공동체는 대체로 제도적 분과학문에 따라 이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자본주의사회의 일반적인 전문화경향에 따라 자폐적인 성질을 띤 것으로 한국사회의 총체적 파악과 학문적 실천이라는 대명제에 역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새로운 학문공동체는 그 존재의 설득력에 관한 사실인식에 출발하여 분단의 극복과 보편적 진리의 실현에 그 공동체가 갖는 의미에 관한 물음으로까지 전개돼야 하는 것이다.” (214쪽)
- ‘한국의 사회현실과 학문의 과제’(문화과학사, 1997) 中에서

김진균 교수의 저작(단행본)

 
 
‘한국의 사회현실과 학문의 과제’(문화과학사 刊)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 권력’(공저)(문화과학사 刊)
‘군신과 현대사회 : 현대군사화의 논리와 군수산업에 관한 연구’(공저)(문화과학사 刊)
‘사회과학과 민족현실 1’(한길사 刊), ‘사회과학과 민족현실 2’(한길사 刊)
‘비판과 변동의 사회학’ (한울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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