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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보행 환경 개선’ 연구하는 최효승 교수
화제의 인물:'보행 환경 개선’ 연구하는 최효승 교수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3.0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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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나 육교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불편함을 ‘보행자 권리 침해’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온 교수가 있다.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 정책위원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및 청주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청주대 최효승 교수(59세,건축공학부·사진)가 바로 ‘보행권 지킴이’.
평소 “보행은 ‘교통’이 아니라 ‘생활’”이라고 주장하는 최 교수는 가장 아쉬운 것으로 사람들의 인식 부족을 꼽는다. 갓길에 예쁘게 심겨진 꽃이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 보기엔 좋아 보일지 몰라도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목숨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보행자 중심 마인드가 아직 태부족이라는 것. 어린이나 노약자, 신체부자유자들에게 2층 건물 높이의 지하도를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지 않고서는 길을 건널 수 없게 만들어놓은 것도 마찬가지다.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횡단보도라고 주장하는 최 교수는 “긴자, 시부야, 우에노 등 동경의 주요 4거리는 ‘대각선 건널목’을 설치해 사람을 고려하는 행정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라며 다행히 최근 서울도 이같은 노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덕수궁 돌담길이 일방통행으로 바뀌고 광화문에 두 개의 횡단보도가 부활했으며, 명보극장 앞을 비롯해 한국외대 정문, 여의도, 예술의 전당, 분당 등에 ‘대각선 건널목’이 설치되는 등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의 보행 환경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지난 9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조사한 청주의 보행환경실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청주백화점 앞 버스승강장에는 상점에서 내놓은 화분들이 쌓여 있고, 보도 함몰·훼손은 다반사에 지하도와 일방통행로 설치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보행환경에 대한 인식이 지방에서 상대적으로 더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최 교수가 갈 길은 멀다. “언제부턴가 자동차 소통에만 정신을 쏟아 사람의 공간을 다 빼앗기고도 그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최 교수는 다가오는 계미년에도 통학로 개선과 차 없는 거리 확대 등 사람이 주인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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