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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이긴 음대생, 학사모 쓰다
발달장애 이긴 음대생, 학사모 쓰다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7.08.1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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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 학위수여식 참석한 김다빈 씨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대학생이 열악한 학업 조건을 극복하고 학사모를 쓰게 됐다. 18일 열린 삼육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김다빈 씨(24세)가 장애를 극복하고 음악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자폐성 장애 3급 진단을 받은 김 씨는 여섯 살 때 어린이집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됐다. 음악에 소질이 있어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콩쿠르에 나가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실력이 좋아 자연스레 음대 진학도 꿈꿨다. 하루 7~8시간씩 첼로 연습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2년 경쟁률이 4대 1이 넘었던 삼육대 음악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룬 성과다. 대학 강의 때면 자료를 무조건 읽고 또 읽고 외우는 방법으로 공부하며 시험을 치렀다. 이러한 노력 끝에 우수한 성적으로 매 학기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다. 

김 씨가 학위를 받게 되기까지 삼육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도 있었다. 삼육대는 장애인들의 학교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다빈 씨에게 배정된 수업도우미는 강의 내용이나 과제물 제출 등을 체크해주기도 하는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김 씨의 어머니 유한숙 씨(54세)는 평소 김 씨에게 믿음을 주며 힘을 북돋았다. 그는 삼육대 음악학과 교수와 장애학습지원센터의 도움도 컸다며 학교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 씨에게 음악이란 ‘내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 그자체로 삶을 행복하게 하는 근원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첼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김 씨는 하트하트재단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에서 첼로 수석을 맡고 있으며, ‘해피스쿨’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해피스쿨은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초·중·고교를 찾아 비장애인 학생에게 강연과 연주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졸업 후 김 씨는 전공을 살려 첼리스트로서 예술 활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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