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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참여 중심으로 커리큘럼 짜야 … “보고 배울 기회 제공”
학생 참여 중심으로 커리큘럼 짜야 … “보고 배울 기회 제공”
  • 민춘기 전남대 강사·독일언어문학과
  • 승인 2016.11.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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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양교육이다 9. 인성교육

한국교양교육학회·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함께하는 기획연재 ‘다시, 교양교육이다’의 아홉번째 주제는 ‘인성교육’이다. 민춘기 전남대 강사는 「대학생 인성과 시민성 함양을 위한 글로컬 프로그램 구상」을 통해 대학에서 인성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지를 제시했다. 민 강사는 “대학의 인성교육은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성찰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2015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인성교육진흥법(법률 제13004호, 2015년 1월 20일 제정)에서는 인성에 대해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인성의 핵심가치로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의 정의에서는 인간성, 성품, 도덕적 성향, 자기 존중과 존중의 확산 등이 인성의 정의에서 주로 언급되고 있다.

인성은 교육이나 학습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계발될 수 있다. 대학의 인성교육에서는 자신의 인성에 대해 혹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숙고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적이면서 참여 중심의 인성교육도 필요하다. 인성교육의 초점은 가르치기보다는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 차원의 인성교육은 자신의 욕망을 절제할 줄 알고 관계를 배워갈 특성을 살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해석해서 성찰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간이란 집단에 소속되고 집단 내에서의 역할과 책임이 있는데, 그것을 함께 배우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수가 함께하는 비교과 활동이나 공동의 프로젝트 수행 그리고 문제 해결 학습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 조직과 개인이 해야 할 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경희대는 인문학 중심의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존중과 배려 및 협동 등 인성의 다양한 덕목들을 토론과 실습 중심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학생 대상의 교양필수인 ‘시민교육’이라는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데,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통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대학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인성교육과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교양이나 전공에 별도 강좌를 개설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존의 교양이나 전공 교과에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병행하는 융복합 과목을 개발하거나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특히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도입해 초중등학교와 대학에서의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이 연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통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겠다. 더 나아가 인성, 시민성, 감성 등을 통합해 학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다움을 실현할 수 있는 인성교육과 교양교육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 인성교육이나 시민교육은 경험학습, 액션러닝, 플립드 러닝 등 새로운 교수법을 이용해 학습자 중심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체계적인 투입이 가능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에 의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이 가능할 때 교육의 질과 성과는 좋아질 것이다. 기관장의 이동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토대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수 있는 전문 경력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RC교육을 활용하거나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대학 본부의 의지가 프로그램 성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의 보직자들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일이 급선무다. 특히 인성교육이나 시민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 스스로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에서 언급되는 덕목을 갖추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교수들이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정책적으로 담당하는 인력이 있어야 하고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할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민춘기 전남대 강사·독일언어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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