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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호 새로나온 책
848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9.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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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두 우주 탐사선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77년에 발사됐다. 영원히 지구로 돌아오지 않을 두 우주 탐사선에는 지름이 약 30센티미터인 금박을 씌운 LP 레코드판, 일명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가 붙어 있다. 그 레코드판은 미래에 보이저호와 만날지 모를 미지의 외계 문명에게 보내는 지구와 인류의 메시지다. 『지구의 속삭임(Murmurs of Earth)』은 골든 레코드가 기획된 후 제작돼 우주로 보내지기까지의 이야기들을 한 편의 영화처럼 담아낸 책이다. 골든 레코드 제작에 직접 참여한 칼 세이건(총 책임자), 프랭크 도널드 드레이크(기술 감독), 앤 드루얀(창작 감독) 등이 수록될 콘텐츠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했던 뜨거운 현장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지구의 속삭임』, 칼 세이건 외 지음,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384쪽, 25,000원


 

■ 서양고대철학 2: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보에티우스까지, 상진·조대호 등 지음, 도서출판 길, 462쪽, 28,000원
2013년 1권에 이은 작업이다. 이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전체 15장 가운데 8장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서양고대철학에서 플라톤과 더불어 양대 축을 형성한 중요한 철학자이기에 그의 다양한 철학적 조류를 좀 더 세밀하게 나눠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전통이 어떻게 변형돼 가는지를 여러 철학적 조류를 살펴봄으로써 전체 서양고대철학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서양고대철학 분야의 국내 전공자들에 의해 기획되고 집필된 이 책은 1~2권 합쳐 무려 1천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그만큼 이제 우리 서양고대철학계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집필자가 각 논문을 나눠 써서 내놓은 게 아니라, 수차례의 회합과 논문발표, 토론 등을 통해 전체 윤곽과 글의 짜임새를 서로 확인하고, 수정 보완해 완성한 결과다. 


 

■ 위당 정인보 평전: 조선의 얼, 김삼웅 지음, 채륜, 423쪽, 19,000원
위당 정인보는 칼보다 강한 붓으로 민족의 혼과 얼을 지켜냈다. 그의 생은 칼로 싸우는 투사의 삶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조선의 뿌리를 지키는 일에 몰두하는 나날이었다. 민족정신을 지키는 것은 곧 나라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기에 그 일에 평생을 다했다. 하지만 현재는 전기 한 권도 없는 실정이니 그에 관한 연구와 대접은 너무 초라한 편이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위당 그의 일생과 사상을 담아내고자 펜을 들었다. 글을 통해 살아난 정인보의 삶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지만, 그 모든 것이 ‘민족의 얼’을 지키기 위한 걸음걸음이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사에서의 중요한 사건인 ‘임시정부봉대 혁명’에서 정인보가 부위원장으로 앞장섰단 사실도 만나볼 수 있어 자료적 가치도 높다. 이 책은 정인보를 바로 알고 그가 끝까지 지키려 했던 ‘조선의 얼’을 되새기게 한다.      

■ 페미니즘의 검은 오해들: 가부장제, 젠더, 그리고 공감의 역설, 김미덕 지음, 현실문화,  256쪽 18,000원
젠더정치, 정치사상, 인류학적 연구를 전공한 한 정치학자가 페미니즘의 사상·방법에 대한 체계적 사유 과정을 보임으로써, 페미니즘이 이론, 사회, 나/우리의 삶을 달리 보는 앎임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사회정의와 변혁을 위한 지식이자 실천의 장으로서 제시하는 이론적 통찰임을 강조한다. 외부에서 페미니즘에 제기하는 질문들이 왜 어떻게 전개되는지와, 이와 관련해 여성학계 내부에서 재고해야 할 쟁점들을 살피고 있다. 흔히 남성과 여성의 관계나 젠더 문제만을 다룬다고 이해되는 것과 달리 페미니즘은 사회정의와 인권 문제를 들여다보는 데 매우 유익한 논의의 장이다. 페미니즘은 인종·국가·민족·계급 등의 구분에서 기인하는 다양한 일상적·구조적 불평등의 문제를 다루며, 또 그것을 교정해 더욱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려 하기 때문이다.

■ 폴 리쾨르의 철학: 철학적 인간학·철학적 해석학·철학적 윤리학, 정기철 지음, 시와진실, 624쪽, 38,000원
리쾨르는 서양 고대 철학, 독일 관념론, 실존주의, 현상학, 해석학, 구조주의, 정신분석학, 분석철학, 기독교 신학, 유대교 철학 등 현대의 모든 사상의 흐름을 소화하면서 독특한 변증법으로 융합한 철학자다. 요즘 주목받는 ‘학제 간 융합’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렇게 리쾨르의 방대한 사상을 인간·해석·윤리라는 철학의 세 가지 핵심 주제에 맞춰 조리 있고 체계적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연구서는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다. 저자가 30년 동안 쉬지 않고 리쾨르 사상과 씨름한 결과다.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은 리쾨르 사상의 배경과 동기를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리쾨르가 어떻게 그의 철학적 사색의 출발점인 ‘악 문제’를 롤스와 아리스토텔레스와 레비나스를 거쳐 성숙한 종말론적 용서 윤리로 극복했는가를 보여주는 Ⅳ부 철학적 윤리학이 매우 흥미롭다.


 

■ 韓國 考古學 百年史: 연대기로 본 발굴의 역사 1880-1980, 지건길 지음, 열화당, 560쪽, 45,000원
한국의 대표적인 고고학자인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880년부터 1980년까지, 한국 고고학 백 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우리 고고학은 지금까지 발전해 오면서 일반 역사는 물론이고, 사상사, 예술사, 문학사 등 관계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는데, 그동안 한국 고고학사는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 고고학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으며, 또 어떠한 굴곡을 거쳐 성장했고, 또 발전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처음으로 그려진 ‘한국 고고학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10년여에 걸쳐 자료를 수집 조사하고, 문헌 기록을 연구해 오늘의 결실을 거뒀다. 한편, 분단 이후 북한의 고고학 성과에도 주목해, 지금까지 알려진 성과를 중심으로 반영함으로써 온전한 ‘한반도 고고학 백년사’가 되도록 노력했다. 이 책에는 관련 사진 37점과 발굴 도면 108점이 수록돼 있다.


 

■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홍성욱 지음, 동아시아, 448쪽, 18,000원
‘고래는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인가, 다른 물고기들을 먹어치우는 포식자인가? 양측의 주장은 모두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 ‘과학적 사실’은 존재하는 것인가. 토머스 쿤에 따르면 이런 논쟁은 ‘패러다임’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패러다임은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제창한 개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틀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쿤의 패러다임 개념을 확장·발전시킨 개념으로 ‘네트워크’를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네트워크는 현대 과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개념이며, 과학적 이슈의 흐름을 설명하는 키(key)이다. 네트워크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뻗어나가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성장하던 네트워크가 소멸되거나 다른 네트워크로 대체되기도 하고, 여러 네트워크가 하나로 응축되기도 한다. 이렇한 관점으로 볼 때, 과학이 사회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또, 과학이 자연 본연의 속성이라기보다 ‘인간’의 활동임을 직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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