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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 敍事전략, 다문화 애니메이션 창작에 유용”
“古典 敍事전략, 다문화 애니메이션 창작에 유용”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6.08.30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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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동아시아비교문화국제회의, 어떤 논의 오갔나?
▲ 제13회 동아시아비교문화국제회의를 마친 한중일 삼국 학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아시아’라는 역내 문화를 상호 비교 관점에서 접근하는 동아시아비교문화국제회의는 올해로 출범 20년을 맞았다. 20주년을 맞아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중앙대에서 제13회 동아시아비교문화국제회의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동아세아와 다문화’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이번 국제회의는 동북아시아에 확산되고 있는 ‘多文化’에 무게를 실었다. 어떤 논의들이 오갔을까.
전체 발표는 5분과로 나눠 진행됐다. 발표된 논문은 모두 31편. 물론 이들 논문들이 모두 ‘다문화’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제1분과는 문학, 제2분과는 종교·문학·민속, 제3분과는 다문화, 제4분과는 산문 기타, 제5분과는 역사 기타 논의로 이어졌으니, 특히 제3분과가 주제인 ‘다문화’를 심화했음을 알 수 있다.


기조강연을 첫날 배치하지 않고 발표 일정 중에 잡은 것도 독특했다. 7일 교토시리츠게이쥬츠대학(京都市立藝術大學) 나카니시 스스무(中西進) 학장은 「융합(Fusion): 한국문화를 둘러싼 가설」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나카니시 스스무 학장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흥미로운 논의를 전개했다. 그는 한국이 아시아 문화 형성사에 어떻게 참여했는가를 일별했는데, 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 초원을 등지고 있는 지리적 조건, 한반도가 지닌 半陸海라는 담수와 해수의 성격을 주목했다.
그는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역사적 문화의 수수는 충돌의 초극, 문명의 융합을 통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이 대화는 이질적인 문명이 주어졌을 때 타자를 존경하는 문화력이 있으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야 만 이질적인 것의 장점을 자국 문명과 융합시켜 새로운 미를 자국 문화에서 탄생시킬 수가 있다. 초원과 반도가 키운 문화 속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융합력을 기대할 수 있다.”


나카니시 학장은 한국 ‘문화력’의 사례를 향가인 「처용가」에서 찾아냈다. 처용이 ‘복수’의 패턴을 밟지 않고 관용이라는 미덕을 보여준 것은 바로 한국 문화의 융합주의의 첫 사례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분석하면서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한국문화의 융합력은 대륙문화의 엄격함에서 도서문화의 진소성으로 향하는 아시아문화의 여정을 달성케 한 힘이다. 향후 아시아뿐만 아니라 널리 지구 문명 속에서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인류의 복지도 이러한 문명 간의 대화와 초극을 향한 융합력에 의해 탄생할 것이다.”
다문화를 주제로 진행된 제3부 발표에는 「동아시아 다문화 시각으로 읽은 崔致遠」(안영훈, 경희대)를 비롯 10편의 논문이 등장했다. 고전에서 현대 소설 작품, 애니메이션 창작 사례까지 논의의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장자와 세계화·다문화를 연결한 논의(김송희, 동국대), 동아시아 문화공동체 구축(唐永亮, 중국사회과학원),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문화교육 방안(장영희, 남서울대), 다문화 역사교육을 위한 교재개발(박영재, 중앙대), 고전서사 문법을 수용한 다문화 애니매이션 창작사례 연구(이명현, 중앙대), 식민도시 경성의 다문화 현상 분석(장규식, 중앙대), 조선족 밀집지역 거주공간 확대 논의(강진구, 중앙대), 『홍루몽』을 다문화적으로 고찰하기(주준영, 고려대), 손창섭의 「유맹」을 다문화적으로 읽어내기(강유진, 중앙대) 등은 그간 이뤄진 다문화 연구의 토대 위에 올려진 새로운 논의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다문화 애니메이션 창작’은 중앙대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이 그간 성과를 이뤄낸 분야인데, 이명현 중앙대 교수는 발표문 「고전서사의 서사문법을 수용한 다문화 애니메이션 창작사례 연구」에서 “다문화 상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때 은유와 상징에 의한 상황 전달은 현실의 직접적 묘사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문화 아동의 내면적 성장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검은 나비야 날아라」를 대상으로 고전서사의 서사문법을 수용한 창작 사례를 분석했다.
이 교수가 ‘고전서사의 서사문법’이랄 수 있는 은유와 상징의 서사전략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는 오늘날의 다문화 상황을 직접으로 드러낸 애니메이션에서는 작가의 의도와 정반대로 소수자를 타자화 하는 결과도 가능하기 때문이란 진단이 작용한다. “다문화 애니메이션에서 인종차별 등 현실 문제를 드러낼 때 차별적 요소가 반복적으로 여과 없이 재현돼 어린이들에게 현실 상황이 고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여지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고전서사의 서사적 요소 중에서 우화, 꿈(몽유), 탐색 등 은유와 상징의 서사전략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 「검은 나비야 날아라」의 탐색은 주인공 새미의 전체성 확인과정이다. 애니메이션에서 꽃은 나비의 존재가치로 나오기 때문에 검은나비는 절벽 위의  꽃을 찾아가고자 한다. 검은나비 새미가 그 과정에서 발견한 가장 큰 보물은 자신의 능력과 가치(사회적 역할)이다. 이러한 서사전략은 어린이의 내면적 성숙이라는 성장서사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인데, 미성숙한 존재에서 성숙한 존재로 깊어가는 성장서사에 권선징악이라는 명징한 주제의식이 결합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고전서사의 서사문법이자 전략이랄 수 있는 우화, 꿈 등의 서사 요소가 결함된 탐색의 이야기가 현실적 설득력을 확보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다문화 파트에서 발표된 논문은 아니지만 제1분과에서 소개된 「현대시조의 다문화 수용 양상 고찰」(김성문, 중앙대)도 흥미로운 발표였다. 2015년 발표된 현대시조(연시조) 다섯편을 분석한 발표자는 시조라는 보수적 양식 속에서도 다문화를 공존의 시각에서 수용해야 한다는 긍정적 시선이 존재함을 읽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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