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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앗아갈 ‘위험’ 경고 … 과학은 해결할까?
목숨 앗아갈 ‘위험’ 경고 … 과학은 해결할까?
  •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 승인 2016.08.2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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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54. 무인 자동차

 무인 자동차에 대한 꿈은 1960년대 인공지능 개발과 함께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군사적 목적과 함께 자율주행차는 끊임없이 발전해
왔고, 현재에 이르렀다. 그런데 무인 자동차에 대한 해킹의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 무인 자동차가 도입되면 정말 나는 탑승할 자신이 있을/까. 사진은 구글에서 개발한 무인 자동차. 사진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smoothgroover22/15104006386

무인 자동차가 차세대 신산업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선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과연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겠느냐는 경고다. 산업지형은 이미 무인 자동차로 바뀌고 있다. 무인차의 선두주자인 구글에 이어, 우버, 제너럴모터스, 포드, 중국의 검색 업체 바이두, 일본의 자동차업계 등이 무인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핀란드는 이미 자율주행버스 시험 주행에 나섰다.

지난 9일 <네이처>는 ‘완전 자동화로 나아가는 무인 자동차(Steer driverless cars towards full automation)’라는 칼럼을 실었다. 무인 자동차의 안전성을 보장하려면 인간 혹은 컴퓨터 시스템에 완전한 통제권이 부여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산업의 형태를 근간부터 뒤흔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고, 그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산업이 자동차 산업에서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니, 차 안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완전 자동화와 완전한 통제권
지난달 7월 중국은 공공도로에서 무인 자동차의 주행시험을 금지했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인 자동차의 주행시험은 사고 소식으로 이어졌다. 2월엔 렉서스 무인자동차가 버스와 접촉사고를 냈다. 5월에는 테슬라 무인자동차가 자율주행모드로 고속도로를 운행하다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테슬라의 협력업체로서 전기차 회사대표인 조슈아 브라운은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던 트럭 트레일러를 피하지 못해 사망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조사는 계속 되고 있다. 브라운의 차는 도로를 시각화 하기 위해 가시광선 카메라를 사용했고 도로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했다. 그러나 테슬라에 의하면 하얀 트럭이 플로리다의 밝은 하늘과 오버랩 돼 자율주행차가 인지하지 못했다. 테슬라는 약 2억 킬로미터의 주행에서 난 사고일 뿐, 무인 자동차의 위험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항변했다.

만약 테슬라의 주장처럼 무인 자동차의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앞으로 차는 비행기처럼 이동거리에 따라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되며, 우버나 카카오택시처럼 차를 임대만 하면 된다. 이동 비용이 저렴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업계는 이용자의 정보가 차량보다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할지 모른다. 신용카드 소비자들의 이용패턴이 중요해지는 것처럼, 무인 자동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생활양식이 어떠한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빅데이터가 야기하는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한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인간 vs 기계 :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따르면, 무인자동차 1대당 4천 달러, 미국에서만 1년에 1조3천억 달러, 전 세계적으로 5조8천억 달러 절감이 가능하다고 한다. 무인자동차 10센티미터 간격으로 운행 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무인자동차를 공유하면서 이용하면, 차가 90% 줄어들고, 사고율도 9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자동차에서 운전자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보다 승객 UX가 훨씬 중요해진다”고 적었다.

자율주행차가 보장해야 하는 안전성
<네이처>에 칼럼을 쓴 존 바루쉬 영국 브래드포드대 교수. 그는 과학계와 시민사회가 기업에서 이윤만을 위해 변화시키는 산업지형에 관심을 기울이고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무인 자동차가 도입되면 놓치게 될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루쉬 교수는 이 모든 고민이 단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한다.
“무인 자동차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가?”
구글이나 바이두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 광고에 쏟아 부을 수 있다. 매일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는 대신 인터넷을 하면서 광고에 더욱 많이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완전 자동화한 자동차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런던 히드로 공항의 주차 통행시스템이나 네덜란드, 이탈리아, 중국의 버스 등이 이미 무인 자동차 주행시험 중이다.

자동차의 고급 브랜드를 선호했던 이유는 운전자의 ‘운전’ 경험 선호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인 자동차가 도입되면 이러한 경향은 사라질 것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나 재규어 랜드로버와 같은 업체들은 운전자가 여전히 운전의 경험을 하며 ‘책임’을 갖도록 한다. 자율주행은 단지 운전에 도움을 주는 역할만 한다. 자율주행 도중 사망한 브라운 역시 운전의 책임을 맡고 있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 및 부품 제조업체들은 운전자의 운전대가 있는 자동차를 만들려고 한다. 그렇다면 자율주행모드에서 운전대를 컴퓨터 시스템에 넘기라고 하는 경우엔 어떻게 될 것인가?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는 순간에도 자동차는 안전하게 멈출 수 있을까.

바루시 교수는 운전자에게 단지 도움을 주는 자율주행모드 시스템은 불완전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비행기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있었으나 도입되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 위험한 순간에 인간이 대처해야 하지만, 주행 중 자율 모드에 익숙해져버리면 신속한 모드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결국 인간은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 운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시스템으로 도움만 주는 자율주행차는 위험하다는 게 바루시 교수의 주장이다.
무인 자동차에 대한 꿈은 1960년대 인공지능 개발과 함께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군사적 목적과 함께 자율주행차는 끊임없이 발전해 왔고, 현재에 이르렀다. 그런데 무인 자동차에 대한 해킹의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이윤 창출을 위한 무인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시민의 안전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해결돼야 할지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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