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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신체의 곡선미 … 이마·볼·목 곳곳에 스민 佛性
아름다운 신체의 곡선미 … 이마·볼·목 곳곳에 스민 佛性
  •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평론가
  • 승인 2016.05.11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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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의 文響_ 30 석제 관세음보살입상(石製觀世音菩薩立像)

관세음보살은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보살로서 大慈大悲의 정신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것을 근본서원으로 하는 菩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법화경』은 물론 『화엄경』,『아미타경』,『능엄경』을 중심으로 觀音信仰이 퍼졌으며 삼국시대 말기부터 관음신앙이 유행해 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 말기에는 더욱 성행했다. 아울러 水月觀音과 千手觀音, 十一面觀音신앙이 제일 많이 유행했고 조선시대에는 억불정책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에게 까지도 널리 퍼졌다.

관음보살상의 머리에는 天冠속에 化佛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며 손에는 寶甁이나 연꽃을 잡는다. 특히 왼손에 잡고 있는 연꽃은 모든 중생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佛性을 나타내는데, 꽃이 피어나지 않은 봉오리는 아직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차 피어날 불성을 나타내며 이미 꽃이 핀 것은 佛性이 드러나서 成佛한 것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의 관음보살은 관음전이나 원통전에 모셔지며 대표적인 관음기도 도량은 양양의 洛山寺, 강화도의 普門寺 , 남해의 보리암 등이다.

▲ 사진2 보살상의 측면

(사진①)의 石製觀世音菩薩立像은 높이 15cm의 작은 보살상으로 조선후기에 제작된 유물이다. 이 보살상의 제작기법상 특이점은 곱돌을 깎고 다듬은 다음에 여러 겹의 韓紙를 붙인 후 석채안료로 彩色을 했다는 것이다. 곱돌은 화강암보다 재질이 연하고 부드러워서 조선후기 佛像이나 羅漢像 제작에도 많이 사용됐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앉아있는 형태로 높이50cm 전후의 크기로 제작되고 회를 바르고 채색해 채색수준이 거친 것이 많다. (사진①)의 보살상처럼 細長하고 流麗하며 아름다운 신체의 곡선미를 갖춘 조선시대의 작은 佛像은 찾아보기 힘들다.
머리의 天冠은 활짝 핀 연꽃 한 송이와 두 줄의 구슬 띠로 장식됐으며 그 위로는 化佛이 모셔져있다. 네모진 얼굴에 가늘고 기다란 눈과 반달눈썹은 18세기의 모습 그대로이며 도톰한 볼에는 엷은 紅潮를 표현했다. 이마에 白毫자국이 선명하며 목에는 生死를 윤회하는 因果를 나타내는 三道(煩惱道, 業道, 苦道)가 있다.

야무지게 다문 입 주변에는 수염이 있으며 가슴에 장식한 화려한 목걸이는 머리의 天冠과 같은 종류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두텁게 걸친 法衣는 通絹이며 화려한 오방색을 사용해 보살상의 품격을 한층 더 상승시켰다.
뒷면에는 法衣에 가려져 안 보이는 작은 연판의 불신괴임이 양 발사이로 작게 그려 있으며 그 끝에 걸친 힘이 들어간 발가락의 모습에 감동의 절정을 이룬다. 彫刻과 彩色의 솜씨가 合一이 된 조선후기의 名作이다.
수줍게 꽉 쥔 왼손의 연꽃봉오리가 아직 번뇌와 망상에 들지 않고 장차 피어날 佛性을 상징하며, 다가올 5월 14일 부처님오신날(불기2560년)을 중생들과 함께 기다리는 듯하다.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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