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3-01 16:28 (월)
829호 새로나온 책
829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5.10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란, 공동체란, 민족이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해야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 힘을 프랑스인들은 형제애에서 찾았다. 실제 형제가 아니더라도 마치 형제인 것처럼 서로를 생각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데 꼭 필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형제가 아니지만 마치 형제처럼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휴머니즘의 출발점이다. 혁명이 反가톨릭 성향을 띠면서도 기독교의 영향이 반영된 부분이다. 형제애는 19세기와 20세기에 점차 ‘연대’라는 새로운 개념과 언어로 발전했다. 연대는 ‘솔리다리테(solidarit?)’인데 ‘솔리드(solide, 강하다)’의 명사형이다. 솔리다리테를 우리는 연대라고 번역하지만 프랑스어에는 ‘서로 연대함으로써 더 강해짐’의 뉘앙스가 담겨 있는 단어다. 18세기의 형제애가 연대의 개념으로 발전한 이유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공동의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 『파리의 열두 풍경』(책과함께, 2016.4) 중에서


 

근대 국어학의 논리와 계보, 최경봉 지음, 일조각, 456쪽, 23,000원
근대 이후의 국어학 업적을 섭렵해 우리말 연구의 의미를 이해하려는 이들을 위한 연구서다. 국어학 업적을 정리하고 그 흐름을 보이는 연구사적 서술을 탈피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사적 서술을 탈피한다는 것은 우리말 연구의 의미를 좀 더 직접적으로 보이는 데 주력한다는 뜻으로,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고 있다. “국어학계는 우리말을 연구하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 ‘인식의 흐름’에 초점을 둠으로써 이 책에서는 근대 이후 국어 연구의 흐름을 시대정신과 관련지어 거시적 차원에서 조망하는 서술 방식을 취했다. 이에 따라 특정 시대에 공유되던 우리말 연구의 문제의식이 무엇이고, 한 시대의 문제의식이 해소되며 연구 방향이 전환되는 계기는 무엇인지를 포착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시대정신과 국어학적 문제의식을 공유하던 인물들 간의 영향 관계를 탐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사랑의 탄생: 혼란과 매혹의 역사, 사이먼 메이 지음, 김지선 옮김, 문학동네, 520쪽, 19,500원
서구 철학의 기나긴 역사를 가로지르며 시대에 따라 변모해온 ‘사랑’의 개념에 관해 깊이 있는 분석을 시도하는 책으로 우리 사이에 자리 잡은 사랑에 관한 통념을 하나하나 깨나간다. 사랑은 늘 인간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때문에 옛 철학자들, 예컨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와 몽테뉴, 근대의 니체와 프로이트까지 모두 사랑에 관해 깊이 있게 통찰했다. 저자는 이들이 말하고 있는 사랑이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는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의 차이를 성실하게 탐색해, 때로는 기발하고 모험적으로 사고의 지도를 그려낸다. 우리의 통념과는 달리 사랑은 왜 존재하는가, 사랑은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잘 산 삶에서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사랑은 어떻게 함양해야 하는가, 사랑은 어떤 조건하에서 아름답거나 추하며 선하거나 악한가와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매우 다르다. 저자가 정리한 사랑의 역사는, 이 보편적 욕망과 헌신의 힘이 수세기에 걸쳐 어떻게 해석돼 왔는가에 관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를 향한 의지: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주)민음사, 696쪽, 25,000원
셰익스피어와 르네상스 영문학 연구로 정평이 나 있는 스티븐 그린블랫의 대표작. 지난 2005년에 출간된 이 책은 베일에 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일생을 새롭게 조명하며 학계로부터 큰 찬사를 이끌어 내며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번 한국어판에는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 서문까지 추가돼, 셰익스피어를 사랑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는 『노튼 셰익스피어』 등의 편집을 담당하며 쌓아 온 자신의 역량을 이 책에 불어넣으며, ‘신역사주의 비평’의 실천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저자는 수세기 동안 되풀이돼 온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논쟁들, 이를테면 ‘셰익스피어는 실존 인물인가?’, ‘셰익스피어는 자기 작품의 주인이 맞는가?’, ‘셰익스피어처럼 별 볼 일 없는 인물이 어찌 이런 걸작들을, 한두 편도 아니고 서른 편 넘게 써낼 수 있었는가?’ 등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셰익스피어의 장엄한 승리를 확신한다. 이 책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됐는가?’라는 물음에 가장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지능이란 무엇인가?: 인지과학이 발견한 마음의 구조, 하워드 가드너 지음, 김동일 옮김, 사회평론, 688쪽, 22,000원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부분은 언어 지능, 음악 지능, 논리수학 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 지능, 대인관계 지능, 자기성찰 지능이라는 일곱 가지 능력에 대한 문화적, 생물학적 분석이다. 언어 지능의 경우, 생물학적으로 뇌의 좌반구와 관련돼 있음이 입증됐다. 하지만 이른 시기에 뇌의 좌반구에 손상을 입을 경우 뇌의 우반구에서 언어 기능을 담당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뇌의 가소성이 살아 있는 결정적 시기 이후에 뇌의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우반구에서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것과 같은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동일한 언어적 측면에서도 각각의 기능이 독립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 가령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상적인 언어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구문은 손상됐어도 의미론적 체계는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이들도 있다. 이와 같은 언어 기능의 놀라운 특수성과 국지화 현상을 가드너는 진화론적 시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언어 능력이 독립성을 가진 하나의 지능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자신이 속한 문화의 문자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어떻게 다양한 기호를 읽는 법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틀리지 않는 법: 수학적 사고의 힘, 조던 엘렌버그 지음,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 616쪽, 25,000원
위스콘신 주립대 수학과 교수 조던 엘렌버그의 첫 수학 대중서다. 이 책은 미국 수학회(AMS)가 매년 1권 선정하는 오일러 북 프라이즈 2016년 수상작으로서 ‘수학자들이 인정하는 뛰어난 수학 저술’로도 자리매김했다. 루이스 캐럴과 마틴 카드너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의 영광스러운 계보를 잇는다는 스티븐 핑커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미와 전문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수작이다. 수많은 수학 대중서들이 수학을 단순히 흥미 위주로 다루는 데 그치는 데 비해, 이 책은 우리가 수학을 대할 때 느끼는 근본적인 의문에 답한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데 왜 수학이 필요한지,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를 다른 어떤 책보다도 치밀하게, 명료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학계를 선도하는 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에 수학 전공자가 더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수학을 전공한 의사, 수학을 전공한 고등학교 교사, 수학을 전공한 CEO, 수학을 전공한 국회의원이 더 많아야 한다고 말이다. 실제로 우리에게는 수학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 책은 복잡한 현실에서 수학이 없다면 우리가 얼마나 틀리기 쉬운지, 반대로 수학을 통해 어떻게 틀리지 않을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