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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영상기술로 본 調絃病 … 연결과 배열이 문제
뇌영상기술로 본 調絃病 … 연결과 배열이 문제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6.04.1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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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38 뇌와 정신병리
▲ 지난 6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2016년 봄 카오스 재단(www.ikaos.org) 강연에서 권준수 서울대 교수(사진)가 ‘뇌를 읽다 그리고 마음을 읽다: 뇌영상기술과 정신병리’를 발표하고 있다.

‘뇌가 보는 뇌’를 주제로 2016 봄 카오스 재단 강연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6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권준수 서울대 교수(정신·뇌인지과학)가 ‘뇌를 읽다 그리고 마음을 읽다: 뇌영상기술과 정신병리’를 발표했다. 패널토의는 김학진 고려대 교수(심리학)와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의사(정신과)가 참여했다.
권준수 교수는 △살아 있는 사람의 뇌를 보는 방법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의 특성 △뇌 활동과 이상을 통합해 살펴봤다. 권 교수는 정신분열증을 ‘조현병’으로 개명하는 데 앞장선 주역이다. ‘조현’이란 현을 조율한다는 뜻이다. 병적인 증상을 지닌 사람이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뇌를 보는 기술은 완벽한가

뇌는 뉴런간 연결로 활성화 된다. 한 뉴런이 끝나는 곳 시냅스에서 다른 신경이 신경 경로를 따라 전기 정보를 운반한다. 신경전달물질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시냅스는 한 방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일대일 매치가 아니다. 대부분 뉴런의 수상돌기와 세포본체는 수천 개의 시냅스 압력을 받는다. 중추신경계의 어떤 뉴런은 10만개까지의 시냅스 압력을 받는다.
뉴런의 활성은 뇌를 관찰함으로써 알 수 있다.
뇌 영상 기술에는 대표적으로
△EEG(Electroencephalography)
△MRI(Magnetic Resonance Image)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이 있다.
뇌 영상 기술이 완벽한지는 아직 의문이다. 패널에 참가한 신용욱 의사는 뇌 이미징 기술의 현상과 의미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목이 말라 물통에 손을 뻗는 인간의 뇌를 살펴보자. 외계인의 관점에선 팔 움직임에 관련된 뇌파를 갈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근육에도 뇌처럼 신경이 있어 외계인이라면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근육 신경은 뇌처럼 많은 신경전달물질을 가지지 않는다. 뇌 신경전달물질에는 △노프에피네프린 △세포토닌 △엔도르핀 △글루타메이트 △GABA(gamma-amino butyric acid)이 있다.
뇌의 시냅스 전 뉴런은 보통 한 가지 신경전달물질만 방출한다. 신경전달물질의 어떤 것은 시냅스 후 뉴런을 억제시키기도 한다. 약을 통해 시냅스 기작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약 코카인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시냅스 전 말단으로 재흡수 되는 것을 차단한다. 코카인이 도파민 수송체에 경쟁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시냅스 틈에서 보통 때보다 더 오래 남아, 쾌감에 관여하는 신경을 계속 활성하게 한다.

도파민 시스템이 자극을 받으면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나타난다. 조심성이나 신중함은 옆으로 치우고 방종으로 치닫는다. 쥐가 지렛대를 건드릴 때마다 도파민 시스템이 전기 자극을 받도록 하는 실험이 있었다. 어떤 쥐는 새끼와 짝에 관심을 두지 않고, 기진맥진 할 때까지 시간당 5천 번이나 지렛대를 누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자극을 받기 위해 전기가 흐르는 창살로 마구 뛰어 올랐다. 도파민에 중독된 것이다.

중독은 누구나에게 또 모든 것에 대해 나타난다. 안정과 만족의 느낌을 강렬하게 불러일으킨다면 말이다. 당연한 자연현상이라도 매일 찾아보는 것이다. 중독은 의사소통, 모험, 긴장 상태, 섹스 같은 중요한 근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중독자는 중독 대상에 부정적 경험 및 자극이 있더라도 전부 유용하게 여기고 적응한다. 하지만 여전히 중독의 정확한 정의가 애매하다. 무엇에 대한 무엇을 중독이라 불러야 할까. 수많은 중독이 서로 겹쳐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정신·심리 장애를 통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예술가의 뇌는 극적으로 활달하다
무의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많은 분야는 예술이다. 인간이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인식하려면 일반적으로 0.1~0.3초가 걸린다. 피험자들에게 무표정한 얼굴을 보여 준 뒤 어떤 표정이었는지 평가하게 하는 실험이 있었다. 중간에 즐거운 표정을 찍은 스냅 사진을 의식 못하게 끼워 넣었을 시, 피험자들은 빠르게 지나간 무표정한 얼굴을 기쁜 표정이라 믿는다. 무의식적으로 겪은 경험이 의식적인 인식으로 스며든 것이다.

권 교수는 청중을 상대로 같은 실험을 했다. 0.2초 동안의 사진에서 청중은 모두 무표정한 남자얼굴만을 봤다. 처음 33밀리초(33/1000초)에 화난 여자얼굴이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포를 관장하는 뇌는 반응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함에도 뇌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뇌의 무의식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었다. 이때 피험자들의 인식을 관장하는 뇌 영역의 혈류를 높이면 뉴런 시스템이 강화되고, 예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0.015~0.03초 사이의 얼굴 표정 변화를 제대로 인지한다는 결과가 있다. 무의식을 의식화한 것이다.

뇌가 무의식을 드러내는 경우는 뇌가 극적으로 활달하거나 조증일 때와 비슷하다. 사람들 인생은 우울감과 행복감이 파도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심하면 울증과 조증이 된다. 특별한 계기 없이 시작해 각각 9개월과 6개월 동안 극단적으로 지속된다. 유독 정신병은 예술 영역에 집중돼 있는데,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정신병을 앓았다.
예술에서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기란 어렵다. 모차르트, 베토벤, 존 레논, 마이클 잭슨 등 모두 수많은 시간 투자와 끊임없는 훈련으로 기량이 원숙해진 것이다. 단지 악기 연주를 관할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됐다고 돌연 피아노 연주의 대가가 되는 일은 없다. 그렇기에 뇌의 변화가 꼭 예술가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조현병은 뇌 기능 연결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환자들은 환각, 망상, 사회적 관계 단절, 비현실적 판단을 한다. 조현병환자의 뇌 MRI를 정상군과 비교해 보자.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해마, 편도의 뇌피질 신경세포 배열이 무질서하다. 신경세포의 숫자도 적다.
정신질환의 분자 기작은 아직 연구 중이다. 뇌 신경전달물질의 양에 따라 사람을 정상과 이상으로 구별하기는 애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를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는 신경계 혹은 정신의 튜닝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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