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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찾아서 <58> 한림대
대학을 찾아서 <58> 한림대
  • 특별취재팀
  • 승인 200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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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자연에 마련된 ‘학자들의 숲’… 미래 향한 성찰로 학풍 다져
교수 대 학생 비율 전국 사립대 중 최상위 수준…학생1인당 도서구입비도 최고 수준
민주적 학사운영과 탄탄한 재정으로 ‘정직한 대학’ 정평 높아
‘보이지 않는’ 투자로 환동해권 명문사학 자리매김 …구성원 , 발전방향 공감대 형성

백두대간의 허리, 북한강의 넓은 호반과 여울이 휘돌아 가는 곳. 한림대는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자랑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많은 학생과 학자들이 한림대를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학자들의 숲’이라는 翰林의 이름처럼 우수한 학자군이 만들어낸 아카데믹한 학풍 때문이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한림대는 현재 진행중인 경춘선 복선 전철화 공사 및 동서고속도로 공사가 끝나는 5년 뒤에 소요시간이 4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과 가깝지만 서울에서는 만나기 힘든 맑은 공기와 수려한 자연 풍광은 가장 큰 재산인 동시에 한림대의 캠퍼스 그 자체다. 이 대학 유재천 부총장은 “이 곳의 차분한 환경에서는 누구나 연구와 교육에 전념하게 된다”라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탄탄한 재정…구성원들 만족도 높아
학생들은 숲과 호수를 누비며 수상스키, 윈드서핑, 스킨스쿠버, 스키 등을 필수교양으로 익히고 졸업한다. ‘1인1기 체육교육’이라 불리는 이 제도는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해 강인한 신체와 올곧은 인성을 갖춘 건전한 사회인을 육성하고자 하는 한림대의 교육철학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만나 가능했다. 학생들은 타 지역에서 맛보기 힘든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비로소 ‘한림대인’으로 졸업한다.
이 대학 학생들만이 갖는 또다른 ‘특혜’는 바로 민주적인 학사 운영과 튼튼한 재정 상태다. 춘천성심, 한강성심, 강남성심 등 한림대 산하 5개 병원에서 나오는 수익이 상당하기로 소문난 이 대학은 그 대부분을 대학 발전을 위해 재투자한다. 권력 계승을 위해 이사회와 교수진이 마찰을 빚거나 경영진이 배불리기에 혈안이 되는 일은 이 대학에서는 볼 수 없다. 덕분에 비리와 횡령은 불가능할 정도로 재정 구조가 투명하며 교수와 학생에 대한 복지제도가 다른 어느 곳보다 탄탄해 ‘정직한 대학’이라는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재학생의 30% 이상에게 수여되는 장학금과, 고급스러운 학내 시설, 수용인원 1천8백50명의 기숙사 등은 대학의 의지뿐 아니라 재정이 뒷받침됐기에 시행할 수 있었다. 이 대학 캠퍼스 전체가 ‘편안한 대학, 편리한 대학’을 지향하기 때문에 2002학년도부터 여학생 전원, 그리고 남학생 80% 이상 입사가 가능할 정도의 넉넉한 기숙사 면적이 확보돼 있다. 부대시설로는 자율학습실, PC실 등 학습시설과 헬스장,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 그 외 영화관, 음악감상실 등 각종 문화 공간이 완비돼 있다. 학생들은 마치 MT에 온 듯 학내 시설을 이용하며 ‘청정도시’ 춘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투자는 ‘하드웨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대학은 저명한 원로교수와 유능하고 젊은 교수를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으며 국제대학, 인문사회 분야, 노화생명과학 분야 등의 특성화를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해외 교류도 활발해 미국, 독일, 영국 등 11개국 29개 대학과 교류협약을 체결, 교수·학생교류 및 공동연구 활동 등을 진행중이며 중국학과, 일본학과, 러시아학과 등의 학생 전원은 재학중 한 학기 동안 현지로 보내는 파격적인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항공료와 수업료 일체를 학교가 부담하는 이러한 현지교육은 국제화를 표방하는 이 대학 특성이 탄생시킨 ‘회심작’.
우수한 부속기관과 연구소들도 한림대가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는 토대가 됐다. 국내 석학들로 구성된 한림과학원을 비롯, 민족통합연구소, 외국어교육원, 사회교육원, 천연의학연구소, 태동고전연구소, 법학연구소 등 각 분야를 망라하는 연구기관들이 내실있는 학문의 기틀을 다져왔다.

다가올 20년, 교육 역량 확충에 주력
앞으로 이 대학은 모두가 ‘연구 중심 대학’을 부르짖는 세태에서 한발짝 물러나 순수한 ‘교육’에 더욱 시간과 공을 들일 계획이다. 학생들에 대한 투자와 교육이 대학의 일차적인 책임이라고 우직하게 믿는 까닭이다. 현재에도 이 대학은 교수 대 학생 비율이 1:23으로 전국 사립대 중 최상위 수준이고, 학생1인당 도서구입비가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하는 등 ‘보이지 않는’ 투자에 적극적이지만 이러한 학풍은 앞으로도 한림대가 지켜가야 할 것이라는 데 이미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덕분에 설립된 지 20년 만에 강원권을 대표하는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한 한림대는 지난 5월 10일 개교기념일을 맞아 갖가지 다채로운 기념 행사로 20주년을 자축했다. 서울바로크 합주단 초청 연주회,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등 공연도 많았지만 한림대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진지한 학술대회도 풍성했다. 그 백미는 오는 27일에 열릴 학술대회 ‘위기의 한국 대학: 현실과 대안’으로,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기보다는 현재, 그리고 다가올 20년을 성찰하려는 지성의 목소리로 초겨울을 후끈 달굴 예정이다. 지금 이 대학은 다시 한번 ‘학자들의 숲’을 이룰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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