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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적 반론 … “샌델의 다섯 가지 난제는 曲解의 산물”
자유주의적 반론 … “샌델의 다섯 가지 난제는 曲解의 산물”
  • 박정순 연세대·철학과
  • 승인 2016.02.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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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_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무엇이 문제인가』 박정순 지음|철학과 현실사|590쪽|25,000원

 

“샌델은 정말로 하버드대가 퓨리턴적 프로테스탄티즘 대학으로 남아 있기를 원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강의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책도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샌델은 적어도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대학의 역사쯤은 알고 있어야 되지 않았을까? 그래야만 샌델은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와 포괄적인 종교적 교설의 관계에 대한 수많은 시대착오적 억견과 강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샌델의 다섯 가지 난제는 진정한 난제는 아니었으며, 일종의 커다란 곡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강의중인 마이클 샌델 교수. 사진출처=http://news.harvard.edu/gazette/tag/michael-sandel

하버드대 정치학과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미국 2009, 한국 번역본 2010, 2014)는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판된 이후 130만 부 이상이 팔린 밀리언셀러다. 필자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출간된 지 5년 만에 그 책을 요약하고, 해제를 붙이고, 무수히 많은 주도면밀한 비판을 전개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무엇이 문제인가』를 출간했다.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요약, 해제, 비판이 단계적으로 광범위하고도 주도면밀하게 다뤄지고 있는 이 책은 총 3부 5장으로 이뤄져 있다.
기초론, 본격론, 고차론의 총 3부, 5장으로 이뤄져 있는 이 책에서 샌델의 공동체주의적 정의론을 『정의란 무엇인가』뿐만이 아니라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와 『민주주의의 불만』과 『왜 도덕인가?』 등 다른 저작들을 통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 책의 논의 주제에 관련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101편의 영화들도 언급했다. 후주도 1천150개에 걸쳐 있다.
주지하다시피 샌델 교수는 한 사회가 지닌 지배적인 종교적 도덕적 가치관에 따라 좋은 삶을 공공적으로 실현시키고, 정치적 참여와 시민적 덕성을 증진하는 아리스토텔레스적 공동체주의와 공화주의적 공공철학을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공평 자유의자인 존 롤즈의 공정성으로서의 정의관을 신봉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롤즈의 정의론의 관점에서 샌델의 정의론에 대해서 매우 신랄하게 비판했다.

샌델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공동체주의와 공화주의적 공공철학은 근현대 다원민주사회에는 적합하지 않은 포괄적 교설인 완전주의와 시민적 인본주의로서 자유민주 시민들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약한다.
샌델은 개인과 공동체주의의 갈등과 아울러 공동체들 사이의 수직적 수평적 갈등을 무시한다. 샌델은 시민적 덕성 혹은 수월성을 분배적 기준으로 제시하지만 이러한 분배적 기준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민적 덕성 혹은 수월성은 샌델이 주장하는 민주주의적 평등주의적 복지국가와 상호 모순을 일으킨다.

샌델은 정치와 종교의 결합을 주창하고 있지만 이것은 서양의 종교전쟁에서 피로 얻은 관용과 자유주의의 정교분리 정책의 교훈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억견이다. 이러한 네 가지 비판을 통해 필자는 샌델을 20년 간의 독단의 잠에서 깨웠다!
현대 정의론의 지평을 연 하버드대 존 롤즈의 대표 저작인 『정의론』(1971)은 정치적·경제적 자유와 권리가 개인들 사이에서 상호 양립 가능한 방식으로 동일하게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자유의 원칙을 우선시하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요소에다가 유사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유사한 삶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과 아울러 불평등은 최소수혜자들의 삶의 기대치를 향상시키는 한 허용된다는 차등의 원칙을 통한 분배적 정의의 실현이라는 평등주의적 요소를 결합한 것이다.

이러한 결합은 공정한 선택상황에서의 공평무사한 합의를 가정하는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라는 사회계약론적 방법을 원용해 이룩된 것이다. 방법론적으로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는 자유주의적 평등주의에 대한 철학적 정당화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필자가 동료 철학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책에서 샌델의 정의론과 공동체주의 철학에 대해 무수히 많은 비판들이 제기됐지만, 그중 졸저의 철학적 비판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시금석이요 백미라 할 수 있는 것은 제5장 4절 「자유주의적 무연고적 자아에 대한 샌델의 비판과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로부터의 응답」이다.

이 절은 최고차적 수준으로서 6단계로 이뤄져 있다. 1단계는 샌델 교수가 『자유주의와 정치적 한계』(1982)에서 롤스의 『정의론』을 무연고적 자아라는 관점에서 비판한 것에 대한 논의다.
2단계는 샌델 교수의 비판에 대해 롤스가 『정치적 자유주의』(1993)에서 제시한 응답에 대한 논의다. 3단계는 샌델 교수가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2판 1998)에서 전개한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재응답에 대한 논의다. 4단계는 샌델 교수의 재응답에 대한 롤스의 반박에 대한 논의이고, 이에 대한 필자의 비판적 평가가 내용을 이룬다. 5단계는 자유주의의 종교적 교설에 관한 중립성 논변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자발주의적 논증과 그것들에 대한 샌델 교수의 비판이다. 6단계는 자유주의의 종교적 자유와 자발주의적 선택을 문화다원주의 속에서 소수 집단의 종교적 권리에 대한 논제와 연관시켜 논하는 방식으로 샌델 교수에 대한 필자의 응답이 전개된다.
그중에서도 심혈을 기울인 것은 3, 4단계로서 이 책 제5장 4절 3)항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샌델의 비판과 롤스의 응답에 대한 평가」와 그에 속하는 소제목 중 (4)「정치적 자유주의와 포괄적인 종교적 교설 사이의 관련 방식에 대한 다섯 가지 아포리아적 난제」와 (5)「다섯 가지 난제의 한 해결책으로서 종교의 세속화와 고등교육의 기독교적 커리큘럼의 세속화」다.

3)항 (4)에서 최고의 압권은, 일견해서 볼 때는 특별한 것이 아닌 것 같지만, 미국에서 1830~40년대 노예제 폐지론자들에게 포괄적인 종교적 교설로부터의 근거를 제시했던 복음주의 프로테스탄티즘과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의 관련 방식에 대해서 샌델 교수가 다섯 가지의 출구 없는 아포리아적 난제를 제시한 것을 해결한 것이었다.
이 책은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대체하려는 책은 아니며, 독자 여러분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주는 동반서다. 이 책이 샌델의 정의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비판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해마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이 우리나라가 보다 정의로운 사회로 발전하는 데 조그만 방향 제시라도 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박정순 연세대·철학과 
필자는 미국 에모리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윤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역서로는 『롤즈 정의론과 그 이후』(공저), 『인간은 만물의 척도인가』(역서), 『자유주의를 넘어서』(공역)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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