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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기계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면?
차가운 기계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면?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6.02.22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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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33. 로맨틱 로봇

사람들은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몇몇은 기계와 동거하는 걸 상상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점점 인간화 하면서 사람들이 로봇과 우정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BBC> 인터넷판은 지난 14일 ‘로맨틱 로봇의 도래’라는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차가운 금속 로봇과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영국 남부 도시 레딩의 앨렉트라 셰퍼드(Electra Shepherd)는 로봇 성애물이라는 장르를 출간한 소수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녀의 소설 『러브 머신(Love Machine)』은 매춘부 여자가 선친이 발명한 가정용 로봇과 사랑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구절을 보자.
“외설적인 접촉은 즐거웠다. 로봇은 마치 그녀로 하여금 그의 합성 피부 감촉에 익숙해지도록 그녀의 허벅다리에 오랫동안 있었다.” 로봇과 여자는 마침내 사랑에 빠지고 낭만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된다. 세퍼드는 “나는 쓸 수 있는 모든 가능성 중에 무엇이 가장 재미있을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로봇의 보급으로 깊이 감춰진 인간의 욕망이 꿈틀댄다. 셰퍼드는 터미네이터가 매우 섹시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스타 트랙(Star Trek)」의 로봇 다타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안드로이드 마이클 패스벤더, 「에이 아이(AI)」에서 로봇 남창으로 나온 주드 로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셰퍼드의 독자 중 한 명은 로맨틱 로봇의 등장을 새로운 도약이라고 평했다.

▲ 제미노이드 F와 로봇을 합성하는 모습. 사진출처= http://spectrum.ieee.org

경기 침체 현실 도피용 ‘로맨틱 로봇’
런던 로열 홀러웨이 대학의 문학 학회 구성원이자 『SF의 역사(The History of Science Fiction)』의 저자인 애덤 로버츠 박사. 그는 부드럽고 매끈한 표면을 만들 수 있는 금속 크롬과 로봇의 전동 공구 곡선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사람에게 로맨틱하고 에로틱한 점을 느끼게 한다. 또한 기계는 쉬지 않고 계속 활동할 수 있으며, ‘통제’가 가능하다. 당연히 프로그램 가능해야 원하는 일을 시킬 수 있다. 
또 다른 작가 제나 쇼월터. 그녀는 여성이 위험하면서도 매력적인 외계인에 매료되는 소설을 써서 대성공을 이뤘다. 외계인 로멘스의 근본적인 주제는 원초적 인간 감정이다. 쇼월터는 인물에 감정이 형성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대상은 로봇이든, 외계이든, 좀비 사냥꾼이든 상관없다.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위험성이나 비인간이 인간 세계의 일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생명과 같은 매력을 추가했다.
셰퍼드는 로맨틱 로봇의 등장이 현실 도피를 필요로 하는 시대 흐름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 침체 때 사람들은 그들의 일상과 완전히 다른 현실 도피용 서적 읽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공상 과학 소설에서 로맨틱 로봇의 등장은 진일보임에 틀림 없다.

앞선 내용과 연괸된 ‘당신은 로봇과 결혼하겠는가?’라는 소식이 16일 <데일리메일>에 실렸다. 전문가에 따르면, 인공 지능으로 사람들이 기계와 지속적인 사랑을 할 수 있다. 컴퓨터 과학자는 사람들이 로봇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계가 좀 더 사람들의 생활과 같은 형식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미래엔 사람들이 로봇과 결혼하기 위해 법원으로 가서 더 사랑스런 로봇을 만나기 위해 경매에 응할 것이다. 특히 로봇이 인간과 같은 권리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소송이 잇따를 것이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진보로 인해 사람들은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몇몇은 기계와 동거하는 걸 상상하기도 한다. 컴퓨터 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는 로봇이 점점 인간화 하면서 사람들이 로봇과 우정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인간과 흡사한 로봇들의 삶을 다룬 미국 드라마 「휴먼스」는 사람들이 어떻게 로봇과 감정적인 애착을 갖게 되는지 보여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는 달리, 로봇들은 훨씬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우리와 교류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수석 회원이자 영국 북아일랜드 얼스터대학의 컴퓨터 과학자 케빈 커렌 박사.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인공 지능 로봇을 더욱 사람과 같이 변모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 기계들은 성인처럼 행동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 인간의 완벽한 동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이제 사랑을 얻기 위해 로봇과 경쟁해야 할 수도 있다.
로봇공학자들은 정체성과 개인사를 지닌 ‘Bina(Breakthrough Intelligence via neural architecutre) 48’을 만든 바 있다. 이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질문에 대답하고 심지어 논쟁할 수 있다. 구글이 소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개나 치타,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여럿 만들었다. 어려운 지형을 옮겨 다닐 수 있도록 말이다.

인공지능 과학자들은 또한 딥러닝을 이용해 컴퓨터에 감정 지능을 부여하려고 연구 중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대화하는 정보들을 추론할 수 있다. 커렌 박사는 이 지점을 넘어서야 로봇들이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한다. 대중적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로봇은 유아나 노인들과 유대할 목적으로 세상에 나왔다. 예를 들어, MIT에서 만든 ‘키스멧(Kismet)’은 인간과 소통할 때 얼굴 표정을 드러낼 수 있다.
케런 박사는 “먼 거리에서도 많은 프로세스가 가능한 클라우드 로봇들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즉 실제 로봇 몸체에서 모든 것을 수행하려는 게 아니라 와이파이 칩과 프로세서들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로봇들은 이제 더 가벼워지고 움직임이 원활해지고 있다. 로봇들이 판단하고, 측정하고, 계산하는 방법들이 이제 원격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우리는 이제 실제 창조물처럼 걸을 수 있는 로봇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다 주는 보모들이나 혹은 노인들에게 유대감을 주는 게 최초의 상업적인 로봇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삶 뒤흔들 로맨틱·에로틱 로봇
먼 훗날 로봇들은 섹스를 위한 목적으로 탄생할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보자. 엄청난 트래픽들이 죄다 성인용 웹사이트다. 최근 일본 연구진들은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로봇 ‘제미노이드 F(Geminoid F)’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핵 재난 영화에도 출연했다. 오사카대 지능로봇연구소 이시구로 히로시 박사가 디자인한 제미노이드 F는 사람처럼 움직이고, 고무로 된 피부를 갖고 있다. 다만, 걷지는 못하고 휠체어로 이동한다. 
커렌 박사는 로봇이 사회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점점 더 로봇에 적응하지만 정부나 관련 법률은 기술의 진보를 따라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면서 “로봇이 사회에 흡수되고 사람처럼 등장하는 미래에 우리는 준비됐는가”라고 반문했다.
로맨틱, 에로틱 로봇의 등장은 인간 삶의 양식을 뒤흔들 전망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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