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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이 실제로 생산공정 장악한다면?
인공지능 로봇이 실제로 생산공정 장악한다면?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6.01.12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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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28_ 로봇패닉
▲ 미국 캘리포니아 테슬라 자동차 조립 라인. 이 공장에선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출처= <가디언>

기계가 적이 아니라 친구라고 우리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앨런 머스크(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 대표)와 스티븐 호킹은 로봇이 경제와 인간윤리 문제에서 대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디언>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해 말 보도했다. 한 마디로 ‘로봇패닉’이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
1997년, IBM의 인공지능 ‘딥블루’ 세계 최고의 체스 선수 게리 카스파로프(Gary Kasparov)를 이긴 대사건이 일어난다. 이후 인간성은 컴퓨터의 발전 가속도에 따라 위기를 맞게 된다. 인간은 여러 대안들 중 숙고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찾아 경우의 수를 좁혀간다. 컴퓨터는 반대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언제든 제일 좋은 수를 둔다. 그 수가 잔인하게도 상대방을 놀래거나 화나게 하고, 심지어 속임수를 쓴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컴퓨터가 다음 세대를 지배한다면 과연 인간만이 가진 존재적 의미는 무엇일까?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 과연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법과 치안 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들은 지능화한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염세적인 전망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의 방송 채널 4는 ‘인간들(Humans)’라는 방송을 통해 인간과 흡사한 로봇을 하인으로 거느리는 미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로봇의 부상(The Rise of the Robots)』 저자 마틴 포드는 기술과 대량실직 사태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산업의 일자리를 상상해보라”면서 “그것들은 인간이 하긴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에게 내 일자리를 빼앗긴다면?
하지만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컴퓨터와 로봇이 인간에겐 어렵고 단조로운 업무를 대신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왜냐하면 컴퓨터에겐 불가능한 좀 더 인간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이 소통하고 상상력을 활용해 창의적인 일들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 미래의 일자리’라는 보고서의 주저자인 JP Gownder(포레스터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간은 점진적으로 로봇과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들(컴퓨터 프로그램) 곁에서 함께 일하게 될 것”고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리서치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역사를 보면, 자동화와 기술은 사라지게 한 일자리보다 재차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인간은 더 이상 등불 켜는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간은 거리 가로등과 전기 공급 장치로 둘러싸인 거대한 산업단지를 만들었다.

그런데 로봇세계에선 새로운 일자리들이 더 나은 일자리일까? 『유리 감옥 : 자동화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컴퓨터가 인간에게서 더욱 많은 것들을 빼앗아 가고, 그 결과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단순 업무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카에 따르면 자동화의 기원은 2차 세계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이 스크린으로 조정하면 대공포는 타깃에 발포한다. 인간의 작업은 쉬워졌지만 발포결과와 프로세스에선 배제됐다. 전쟁 후 포드 자동차회사는 어셈블리 조립라인으로 새로운 기계를 등장시켰다. 그는 “복잡한 공장 프로세스를 인간에서 기계에 의해 컨트롤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애플 공동설립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회사를 좀 더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느린 혹은 게으른 인간들을 컴퓨터가 대체할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폭스콘(Foxxcon)은 세계 최대 전자기기 제조업체다. 폭스콘은 로봇이 주도하는 자동화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결국 인간들의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  
일자리만 문제가 아니라 위험요소도 <네이처>는 2015년 7월 인공지능이 불러올 문제점을 “윤리적인 로봇을 만드는 건 AI에서 가장 곤란한 도전 과제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달, 독일 폭스바겐의 22살 노동자는 기계 오작동으로 인해 사망한 바 있다. 스티븐 호킹은 <BBC>에서 “AI가 결국은 인간 종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계속 변모하면서 말이다. ‘기계 학습’ ‘딥 러닝’ ‘신경망시스템(Neural Network System)’ 같은 말은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옥스포드대 철학자 닉 보스트롬은 저서 『스스로 진화하는 초지능 AI(Superintelligence that self-improving AI)』에서 로봇이 원하면 인간을 살해하고 노예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그런 지능적 로봇과 ‘새로운 종으로서의 AI’에 대한 전초는 없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지능형 로봇학과 머레이 샤나한 교수는 『기술적 특이점(The Technological Singularity)』에서 일반적인 인공 지능은 상대적으로 기술하기는 쉽지만 작동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인 인공지능의 특징은 현재 존재하는 행동 레퍼토리에 적응하는 능력일 뿐”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 연속된 실험이나 에러, 혹은 제 3자(인간)에 의한 훈련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AI에겐 상식과 창의성이 부족하다. 샤나한 교수는 비 오는 날 밖에 서 있는 사람을 보는 경우를 제시한다. 컴퓨터는 “밖에 서 있음”이라고 말하지만 사람은 상식적인 판단으로 화재경보기 때문에 밖에 있다고 답변할 수 있다. 또한 동물과 인간은 문제 해결적인 창의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까마귀는 철사를 구부려서 좁은 통로에 들어있는 음식을 찍어 들어올린다.
컴퓨터의 능력은 대략 매 18개월마다 아니 그 보다 더 기하급수적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실제 문제는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로봇들이 악의 없이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무인자동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거나 차로를 변경해 사고가 난다면, 그 차주인 혹은 프로그래머의 책임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AI와 공존하는 시대 멀지 않았다
니콜라스 카는 지난해 5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시스템에서 에러를 제거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인간을 제외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간은 제트기에서 잘못된 엔진을 끄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예를 들어 구글 무인 자동차에 대한 170만 마일 주행 테스트에선 사람이 더 문제다. 사람은 졸음 운전 때문에 11번의 사고가 났다. 반면, 무인 자동차 자체에 의한 사고는 한 번도 사고가 없었다. 무인 자동차 안의 인간은 300마일 주행마다 소프트웨어 결함에 대비해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결함이 발생하면 인간이 핸들을 잡아야 한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는 지난해 11월 장문의 보고서를 통해 “지능형 기계들의 등장”을 예견했다. 이미 2014년동만 로봇 판매는 29% 증가했고, 연속 3년 상승 중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만 47%의 일자리가 자동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계경제포럼은 낮은 보수의 직업이나 CEO의 일자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미용사나 외과 전문의처럼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일자리를 기계에 의해서 전적으로 대체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요한 건 AI 기반의 시스템이 단순 노동을 대체하면서 일자리는 더욱 복잡성을 띤다는 점이다. 아울러 카스파로프가 컴퓨터의 도움으로 체스를 계속 두고 있듯이 일자리 또한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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