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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목마른 직장인을 생각한다
배움에 목마른 직장인을 생각한다
  • 김종은 신일정공(주) 관리팀장
  • 승인 2015.09.2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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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_ 우리가 바라는 ‘대학개혁’은…
▲ 김종은 신일정공(주) 관리팀장

필자는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현재는 중소기업에서 건설자재 영업을 하고 있다. 업무와 전공 간에 연관성이 전혀 없다. 그러다 보니 회사 업무 중에 제반지식이 부족해 겪는 문제가 많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공은 재료공학이나 금속공학 쪽인데 업무의 한계를 느껴 배울 곳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나마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에 편입 하거나 재입학 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 생업을 포기하고 학사편입해서 대학 다니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학원을 가자니 전공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졸업이나 할 수 있을까.

‘회사를 다니면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이 있으면 어떨까?’

이 단순한 생각에 대학개혁의 지향점이 있을 것 같다. 현재 진행 중인 대학구조조정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진학생이 절대적으로 줄 것을 대비, 대학에 등급을 매겨서 퇴출시키는 것이다. 학생을 줄이는 데 매몰되기보다 학생을 더 늘릴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새로운 학문을 배우고 싶어하는 일반인들로 부족한 입학자원을 메우는 것이다.

예컨대 직장인 A씨는 대학에서 국문과를 전공하고 현재 기자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해보니 기자라는 직업이 본인과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서 고민이 많다. 매주 돌아오는 마감이 스트레스고 인터뷰에 치이는 등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취미생활을 해볼까해서 찾은 운동이 ‘자전거 타기’다. 홀로 부품을 사고, 고치고 튜닝하다보니 이제는 준전문가는 다 됐다.

자전거에 큰 매력을 느껴서 이쪽으로 직업을 바꾸고 싶지만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곳도, 배울 곳도 없었다. 집 인근의 한 대학교에 자전거공학과가 있는데 정규 학사과정이라서 회사를 관두지 않는 이상 입학할 수 없었다.

대학이 A씨와 같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개설하면 어떨까. 직장인 퇴근시간 이후에 강의가 개설되고 강의료는 학점당 받고, 그 학점을 바탕으로 수료증이나 학위를 주는 방식이다. 물론 이런 역할을 하는 대학은 이미 있다. 방송통신대나 폴리텍대, 사이버대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강의 과목이 매우 한정적이며 강의 질도 일반대 강의와 비교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일반인 대상의 야간대’를 확대하길 제안한다. 이런 제도는 필자 주변의 20~30대 직장인 대다수가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대기업 전자회사에 다니는 한 친구는 금속공예를 배우고 싶어하고, 건설회사에 다니는 친구는 군대에서 차량정비를 했던 경험을 살려 자동차정비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한다.

사실 이런 현상은 수능과 대학입시 중심의 교육이 낳은 폐해다. 대다수 학생들은 초중고 주입식 교육에 대입만을 바라보고 달려오면서 대학을 수능점수 혹은 내신점수에 맞춰 취업 잘 되는 학과에 입학하지 않았나. 졸업하고 취업하려니 취업시장은 좁고, 어렵게 취업해서 들어갔더니 막연히 생각했던 회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직이나 사업을 하려고 해도 첫 직장이나 전공이 영향을 미치고 어려운 경기상황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혹여 미리 이런 교육제도가 있어서 자신이 찾은 새로운 적성에 대해 공부하고 준비했다면 제2의 직업을 찾을 수 있거나 좀 더 전문적인 창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기존에 자기가 했던 일과 새로운 공부를 지식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직업이나 기술이 창출될 수도 있지 않을까?

김종은 신일정공(주) 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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