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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서동일 세계호수헌장 문헌준비위원(충남대 환경공학과)
인터뷰 : 서동일 세계호수헌장 문헌준비위원(충남대 환경공학과)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11.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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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7 23:10:19

2004년부터는 한국에서도 전국적인 물부족현상이 대두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서 교수를 통해 세계호수헌장의 준비상황과 한국적 상황에서 필요한 수자원 정책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 교수는 한국적 여건에서 주어진 결과물들을 기술화해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9월 국제호수환경위원회와 UN 환경기구가 주최하는 세계호수헌장(World Lake Vision, WLV) 문헌준비위원에 선임됐다는데.
“세계호수헌장은 국제호수환경위원회가 주도해 내년 제3차 세계물포럼에서의 발표를 목적으로 준비중인 선언문으로, 세계각국의 호수관련 전문가, NGO 및 관련기관이 참여합니다. 세계호수헌장의 첫 번째 판은 지난 8월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에서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본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9월 28일 세계각국의 호수수질관련 전문가 26인을 준비위원으로 위촉했으며, 그 중 문헌준비위원들은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워크샵을 개최하는 등 두 번째 판 준비에 몰두중입니다. 최종본은 내년 2월에 완성됩니다.”
△ 세계호수헌장은 앞으로 어떤 내용을 담게 되며, 호수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세계호수헌장은 내륙의 수자원으로서 사람의 활동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수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그 실천 방안에 대한 내용을 담습니다. 호수란 원래 내륙의 일정 공간을 장시간에 걸쳐 통과하는 수체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화산활동이나 빙하의 이동 또는 하천 또는 해안선의 변형 등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형성된 것을 가리킵니다만, 넓은 의미에서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저수지를 포함하기도 합니다. 세계호수헌장에서 대상으로 하는 호수는 사람의 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수체로서 자연적 및 인공적인 것 모두를 포함되어야 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 내년 3월말 지구의 날에 개최될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3)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92년 더블린과 리우 회의에서 담수자원이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할 대상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 뒤 국제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때 생긴 세계물의회(World Water Council)의 제안으로 첫 번째 세계물포럼이 1997년 3월 모로코에서 개최됐고, WWC는 세계수자원헌장을 만드는 기관에 선임됐습니다. 이후 2차 세계물포럼은 헤이그에서 개최됐고, 3차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됐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 회의 및 어린이 세계물포럼, 세계물잔치 또한 함께 펼쳐질 예정입니다.”△ 연강수량이 고르지 못하고 지역별, 계절별 차도 심한 한국의 자연 조건에서 가장 적합한 수자원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는 강수가 하절기에 집중되며 산악 지형이 많아 강우 이후 물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홍수와 가뭄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농경 활동이 왕성했던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부터 저수지를 조성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현재에도 전국적으로 18,000 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수해로부터 안전을 지키고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 지형에는 댐과 저수지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 댐 건설에 대한 정부와 환경단체, 학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배치되고 있고 주민들의 민원도 있습니다.“문제는 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는 주변지역의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댐 건설이 반대에 부딪히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수몰 및 영향권에 있는 주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댐 건설로 수자원이 확보되고 주변지역의 주민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 댐은 PIMBY(Please In My Back Yard) 시설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선의 카지노가 좋은 사례입니다. 또 저수지 관리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 저수지 수질 및 안전에 끊임없는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만, 임기응변 형태의 대처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상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한 사업이 끝난 뒤 반드시 정-반-합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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