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9:35 (금)
화제의 인물 : ‘봉도체조’ 개발해낸 홍대식 성신여대 교수
화제의 인물 : ‘봉도체조’ 개발해낸 홍대식 성신여대 교수
  • 박나영 기자
  • 승인 2002.11.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11-27 23:09:38

몇 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었는데, 가끔씩 어깨와 무릎이 시리고 또 가끔은 손발이 저려 온다. 한밤중에 골목길이라도 걸을라치면 왈칵 겁이 난다. 불량배라도 만나면 어떡하나. 그나마 주말에 보는 무협영화 한편으로 위안을 삼는다. 저들의 넘치는 힘이 부럽고, 그 패기가 부럽다.

그래도 막상 운동을 시작해보려 하니 마땅히 할 것이 없다. 검도도, 합기도도, 택견도, 태권도도,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디 ‘내가’ 할 만한 운동이 없을까.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고, 특별한 격식도 필요 없고, 아들녀석이 상대해 주지 않아도 혼자 할 수 있는 운동. 그래서 시작한 것이 ‘봉도체조’이다. 지난 1999년, 봉도체조와 함께 홍대식 성신여대 교수(심리학과·60)의 ‘제 2의’ 인생이 시작됐다.

홍 교수는 “전통 무예 기법이 살아 있으면서도 내 건강에 직접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전신 운동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라며 ‘봉도체조’ 창안 취지를 설명한다. 그래서 다양한 길이의 봉도를 직접 주문제작했고, 여러 가지 문헌들을 뒤져가며 적절한 운동법도 고안해냈다. 2년 전, 이를 소개하는 ‘봉도체조’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홍 교수의 아침은 ‘남들과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 차림 그대로 봉도를 든다. ‘휘날리는 태극기’를 부르며 리듬에 맞추어 2m50에 4kg 가량 되는 봉도를 휘두르다 보면, 한겨울에도 몸에서 더운 기운이 돈다. 그래서 운동하다 보면 어느 샌가 웃옷은 저만치 벗어 던져져 있다.

“온 몸이 유연해지고, 뼈마디 시린 것이 사라졌습니다. 지난 몇 년동안 감기 한 번 걸린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즐거운 것은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간 매일 하루 40∼50분씩 체조를 해 오면서 손에 못이 몇 군데나 생겼지만 이제 ‘힘’ 하면 자신감이 앞선다. “손 한번 줘보십시오” 하며 손을 쥐는 힘이 예사롭지 않다.

이제 운동하는 게 몸에 배 연구실에서도 종종 봉체조를 한다. 봉이 짧지 않은 탓에 휘두르다 유리를 깨기도 하고, 책상·의자·책장에 흠집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홍 교수에게는 흡족하기만 하다. ‘내 건강을 내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의 기쁨이 이런 것인가.

직업이 교수이다 보니 이일저일에 치여 봉도체조를 널리 보급하는 데 소홀했다는 홍 교수는 생활에 여유가 생기게 되면 청소년들에게 봉도체조를 소개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건강한 신체야말로 성공인생을 일궈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홍 교수의 웃음 속에는 ‘건강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박나영기자 imnar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